[Project 당신] MZ에게 MZ를 묻다

글 입력 2024.02.1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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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꽤 많은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본 것 같다. 돌이켜보니 인터뷰는 처음이다. 누군가에게 그 사람을 물어보는 일. 남을 파고드는 것 같아서 해 볼 생각조차 안 했던 것 같다. ‘Project 당신’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 판을 깔아주면 또 피하지는 않는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처음이라 실수할까 봐. 주변 사람 여럿에게 의사를 물어봤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친구의 동생으로 결정했다. 조금이나마 잘 아는 사람이면서 새로운 사람. 그 조건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고, 본인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니 잘됐다 싶었다.

 

*

 

본인을 소개하자면?

 

송제윤이라고 합니다. 방송부랑 밴드부를 좋아해서 예술대로 진학했고, 현재는 전역하고 복학 준비 중이다.



인터뷰 승낙한 이유는?

 

대학에 온 이후로 자유랑 책임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 또래의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자유와 책임감 사이의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았다. 이런 주제로 이야기할 기회가 딱히 없어서 인터뷰를 통해 내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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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두 번째 만남인데, 형의 친구인 나를 처음 봤을 때 어땠나?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 같았다. 옷 입는 게 상당히 개성 있었다. 내 경험상 자기만의 옷 스타일이 있는 사람은 본인의 색이 있었다. 그래서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일 거로 생각했다.

 

 

주변에서 형제가 이렇게 사이 좋은 건 처음 본다. 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형인가?

 

형은 나에게 멘토다. 맞벌이하시다 보니 부모님께서 집에 없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를 챙겨주는 건 형 아니면 할머니였다. 할머니도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셔서 대부분 형이랑 있었다. 나이 차이도 5살 정도 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형한테 의지하게 됐다.

 


지금 전공은 무엇이고, 따로 하는 일이 있는가?

 

음향제작 과에 다니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공공기관과 연계하는 사업에 참여할 때가 많다. 같은 학교 학생들과 영상 촬영이나 편집, 음향 녹음, 믹싱 등의 작업을 주로 했다. 지금은 복학 전까지 쉬는 중이다.

 

 

지금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아까 말했듯이 학창 시절에 방송부와 밴드부에서 활동했다. 양쪽 모두 음향을 건드릴 수밖에 없는 일이라 많이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음향 캠프라는 것에 참여했다. 그걸 계기로 음향 쪽 분야의 일이 재밌어 보여서 지금 학교와 전공을 골랐다.

 

 

지금까지 대학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첫 학기를 다니면서 나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일찍부터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했거나,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나는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나이가 비슷한 동기들을 볼 때는 더 그랬다. 이런 사람들을 전국에서 끌어와 모아 놓은 곳이라 나에게는 신세계 같았다. 

 


지금까지 일 한 것 중에 기억나는 일화가 있는가?

 

연도는 정확하지 않지만 1월 즈음에 야외촬영을 나갔었다. 촬영이 길어지면 밤늦게까지 이어질 때도 있다.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내려간다. 너무 추워서 얼어 죽을 것 같았다. 머리카락에는 고드름이 달리기도 했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잔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일정일 소화 하느라 너무 힘들었지만 다들 같은 입장이라 군말 안 하고 참았다.

 

 

그쪽 분야에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가?

 

누군가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 나와 뜻이 맞는 감독의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 어떤 거라도 좋다. 뭐든 상관없다.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추구하는 감독과 함께 일 해보고 싶다.

 

사춘기 시기에 늘 집에서 혼자 있다 보니 자문자답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게 아니라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했고 영향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문화예술이 인간의 가치관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의사를 물어봤을 때 자유와 책임감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자유와 책임감을 정의하자면?

 

자유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걸 뭐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자유로 인한 결과와 영향이 어떤 것이라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책임감이다. 내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외면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

 

학교 내부의 사람과 외부의 사람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학교 안에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학교를 벗어나면 목적을 잃어버린 것 같은 사람을 자주 본다.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친구가 있다. 굉장히 내성적인 아이였다. 한동안 소식이 끊어졌는데, 중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만나려고 친구들이 다들 모였을 때 오랜만에 만났다. 성인이 된 이후라 우리는 본인의 진로를 결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다. 그 친구는 후자였다. 눈빛이나 말투가 자신을 원망하는 것 같았다. 하고 싶은 건 있는데 그걸 못 하고 있는 듯했다.


그저께는 군대 동기를 만났다. 그 친구의 집 근처에서 저녁 겸 간단하게 술도 한잔했다. 그 친구의 아버지가 굉장히 보수적이다. 동네 술집에서 남자 둘이 만나는데도 동기는 10시가 넘어가니 아버지에게 연락하느라 불편해 보였다. 본인도 답답하지만, 아버지의 태도 때문에 가족들이 눈치 보는 게 싫어서 참고 지내는 것 같았다. 그런 환경에 있다 보니 자신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받은 것 같았다. 이런 사람들과 삶의 목적이 뚜렷한 학교 사람들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그런 고민도 하게 된 것 같다. 

 

 

MZ 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자유와 무책임이 됐다. 그 세대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느 정도 인정한다. 공익 복무를 마치고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다. 사장님이 “너 폭넓게?”라고 물어봤다. 영문을 몰라 당황하니 “당일날 아르바이트 못 오고 그런 건 아니지?” 라고 덧붙였다. 내가 폭넓게 세대라 걱정돼서 그랬다더라. 사장님이 20대 후반임에도 그런 질문을 하니 더 충격적이었다.

 

 

그럼 자유와 책임에 대해서 본인 나름의 결론은 무엇인가?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뭘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톱니바퀴 같은 기계 부품처럼 살 수는 있지만 그게 요즘 시대에는 안 맞는 것 같다. 책임을 지면서 본인의 자유를 찾았으면 좋겠다. 아직 뭘 원하는지 모른다면 문화생활을 많이 누려보라고 하고 싶다. 책, 연극, 음악, 뭐든 좋다. 어떤 거라도 작품에는 그걸 만든 사람의 가치관이 담겨있다. 그 사람의 가치관을 겪어보고 본인에게도 적용해 봤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인스타를 보면 개인적인 생각도 많이 올리던데, 그런 걸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나?

 

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목적에 따라 다른 성격의 게시글이 올라간다. 이 친구가 보는 건 내 사생활용 계정이다. 나에게 SNS는 표현, 아니 표출의 장이다. 내 생각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법에 저촉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솔직하게 내 의견을 말한다.


이 친구의 걱정처럼 가끔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팔로우를 끊거나 차단하라고 말한다. 그 사람에게 맞추려고 나의 솔직한 마음을 숨길 생각은 없다. 절이 불편하면 중이 떠나야 한다. 내 나름의 책임감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면서 모두가 받아들여 주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책임감은 자유의 전제조건이다. 자신의 결정과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감당할 각오가 없다면 그건 무법이고 방임이다. 외면과 회피는 책임이라는 걸 모른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꼴이다. 자유, 책임, 존중, 이해. 이 사이의 균형이 틀어지면 둘 중의 하나다. 꼰대가 되거나, 야만인이 되거나.

 

슬프게도 어느 쪽도 본인이 그렇다는 사실을 모른다. X니 베이비붐 세대니 MZ니 하는 건 특정 시기를 나누는 구분일 뿐이다.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자. 나는 균형이 잘 맞는 사람인가, 어느 한 쪽의 균형이 무너진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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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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