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Epic Closer ① : 시초와 클로징 트랙의 의미 [음악]

글 입력 2024.0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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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반을 모으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쉬는 날이면 CD 플레이어가 탑재된 라디오에 듣고 싶은 음반을 넣고 모든 트랙을 순서대로 감상하곤 한다.


시간이 지나도 이러한 습관은 여전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며 라디오로 음악 감상을 하는 시간 또한 줄어들었고, 음원 플랫폼을 통해 휴대전화로 음악을 감상하는 일이 늘어났다. 다양한 아티스트의 다양한 곡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임에도, 예전처럼 하나의 음반을 쭉 재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귀찮음 많은 성격상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놓을 일도 없고, 중간중간 다른 음악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조작해야 하는 것 또한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음반’이라 하는 것은 아티스트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작품’이다. 아티스트는 음반을 통해 담아내고 싶었던, 혹은 전달하고 싶었던 것들을 담아낸다. 비단 노래 한 곡이 아닌, 트랙 사이의 유기성과 이 트랙들의 순서에도 아티스트의 이러한 철학이 반영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트랙’에 주목해 보았다. 디지털 싱글이 일반화되기 전, 음반이 대중음악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시기에는 ‘Epic Closer’라는 특별한 명칭이 붙을 정도로 음악 팬들이 주목하는 요소이다. 단순히 음원 한 곡이 아닌, 음반 한 장이 대중들에게 큰 파급력을 일으켰던 유명 아티스트들에겐 많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본격적인 대중음악의 틀을 완성한 비틀즈의 활동 시기에도 존재했다. ‘Revolver’의 마지막 트랙 ‘Tomorrow Never Knows’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마지막 트랙 ‘A Day in the Life’ 모두 시대 최고의 음악 제작 기술력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모두 담은 비틀즈의 명곡으로 불리고 있다. 

 

 

The Beatles 'The End'

 

 

특히 그들의 마지막 녹음 앨범인 ‘Abbey Road’의 마지막 트랙 ‘The End’는 마치 더 이상의 비틀즈 활동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했다. 후기 비틀즈가 추구하던 주제인 ‘Love’를 계속해서 외치기도 하고, 단 한 번도 없었던 모든 멤버의 개별 솔로 연주가 담겼다. 곡의 분위기가 전환되며 이어지는 마지막 구절은 비틀즈의 해체를 암시한다.


And in the end, The love you take is equal to the love you make.

결국, 당신이 받게될 사랑은 당신이 베푼 사랑과 같답니다.

 

 

Pink Floyd 'Eclipse'

 

 

음반 자체를 작품화하는 것에 역사적으로 큰 공을 세웠던 핑크 플로이드는 거의 모든 음반의 마지막 트랙이 ‘Epic Closer’라 꼽을 만큼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꼽히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마지막 트랙 ‘Eclipse’에서는 이 음반에 담고 싶었던 의미를 전달한다.


There is no dark side in the moon, really.

달의 어두운 면이란 것은 없어, 실제로.


Matter of fact, it’s all dark.

사실은, 전체가 어둡지.


핑크 플로이드의 또 다른 대작인 ‘The Wall’. 마지막 트랙인 ‘Outside the Wall’은 첫 트랙과의 유기성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첫 트랙인 ‘In the Flesh?’의 앞부분에 잠깐 등장했던 부분이 사실은 마지막 트랙인 이 곡이었으며, 곡 마지막에는 “Isn’t this where…”라는 구절과 첫 번째 트랙에는 “we came in?”이라는 구절을 들려주며 마지막 트랙과 첫 번째 트랙을 이어 붙여 이 음반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내었다.

 

 

[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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