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현준 [도서]

글 입력 2023.11.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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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 태생이다.

 

논두렁이나 밭두렁이 집 앞에 보이는 동네는 아니다. 농어촌전형으로 지원은 못 하면서 도시라고 하기는 그런 어중간한 곳이다. 사춘기가 지난 뒤로는 근방의 도시로 쏘다녔다. 내 또래의 사람이 할만한 걸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도시는 참 다양한 공간이 뒤엉키어 있는 곳이다. 그 혼란 속에서 빛을 발하던 것이 카페였다. 거기에 빠져 취미 삼아 카페를 소개하는 계정도 운영 중이다. 팔로워 늘리기보다는 제대로 된 정보와 내 관점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당연히 아는 것도 많아야 했고, 공부 좀 하려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러려고 찾아 읽던 책 중의 하나다. 여태껏 읽은 책들이 특정 대상이나 문화가 자리 잡기 까지의 역사를 읊어준다면, 이 책은 내가 돌아다니는 도시라는 공간의 설명서 같은 놈이다. 도시의 구성과 기능을 건축물과 구조물을 예로 들어 풀어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시라는 공간은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와 같다.

 

휴먼 스케일, 이벤트 밀도 같은 것들은 이산화탄소 같다. 사람이 산소를 받아들여 호흡하고 결과물로써 뱉어내는 것.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면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사람의 몸에서는 장기라면 도시에서는 건축물과 구조물이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면 도시라는 공간이 오작동 할 수밖에 없다.

 

앞에서 말했듯이 사람에 비유하자면 도시는 몸이고 건축물은 장기다. 장기에 문제가 생기면 면역세포가 반응한다. 그렇게 우리는 병에 걸린다.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폐가 기침을 끊임없이 뱉는다. 건축물이 제 기능을 못하면 방문자 감소, 교통체증, 높은 공실률 같은 도시 문제가 발생한다. 쉽게 말해서 도시가 감기를 앓는 거다. 이 간단한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골자다.


크리에이터나 마케터가 읽으면 유용한 책이다. 이 직업군은 정보를 전달하는 게 일이다. 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 여러 장소를 다녀야만 한다. 다양한 곳을 소개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야 살아남는다. 소위 말하는 ‘유입’을 얼마나 창출하는지로 역량을 평가받는다.

 

유입이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정보를 원하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표본집단이 클수록 높아진다. 1차적인 필터링이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시대다. 인터넷 접근성이 높은 도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좀 더 근본적으로 보자면 서울과 지방만 비교해도 인구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는데, 시골과 도시를 비교해봐야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자신들의 활동 무대인 도시를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이 좀 더 우위를 점하는 게임이다. 이 구역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지. 어떠한 목적으로 기획한 구역인지. 어떠한 건축물이 있고, 그 건축물이 어떤 장점을 지녔으며,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면 좋을 것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는 어떠한 분석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고, 적확한 대상에게 피력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 그 기반과 토대를 다지는 데 있어 유용한 지식을 상당히 많이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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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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