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픔과 회복의 연속 [사람]

무사히 버텨낸 ‘나’를 위해 쓰는 편지
글 입력 2023.10.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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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삶. 우리는 닮은꼴의 두 단어가 형성하는 관계 속에 존재한다. ‘사람’으로서 ‘삶’을 꾸려간다.

 

 

삶은 살아지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것 그렇게 살아내다가

언젠가 사라지는 것

 

방탄소년단 - Tomorrow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나의 삶이니 책임도 오로지 나에게 있다. 흐르는 시간에 맡겨둘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삶이 살아지고 있다. 아프고 난 후에는 살아낸 적 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나의 시간이 사라지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교에 입학하고, 대학교 졸업 후에는 취업하여 직장에 다닌다.

 

마치 사회의 불문율 같은 법칙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살아냈다. ‘경험’보다도 ‘스펙’이 익숙해졌지만, 남들 못지않게 치열하게 살아왔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잃었고 꿈이 사라졌다. 결국, 나는 그 무엇도 지키지 못했다.


마음이 아프기 시작하면 집중력도, 추진력도, 심지어 기억력마저도 잃는다. 모든 것을 잃어가는 듯한 상황 속에서 ‘나’ 하나 지키는 일도 버거울 때가 있었다. 그래서 꽃을 피울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 아닐까.

 

사회가 정한 딱딱한 법칙 속에서만 존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면 괜찮을 것 같았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여러 활동을 열심히 하면 좋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나는 잃었던 모든 것을 회복해야만 했다.


아르바이트나 대외활동 같은 것들을 무작정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조금은 방향을 잃은 듯했지만, 추진력을 회복한 듯했다.

 

그렇게 새로운 일들을 시작했고 기억하기 위해 집중했다. 이따금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문장을 끝마치지 못할 때가 있지만 그 빈도가 줄고 있다. 마음먹는다면 일정 시간 내에 할당량을 끝낼 수 있다. 나는 나아가고 있었다. 나의 아픔은 낫고 나의 시간은 나아간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각자 본인이 그려내는 미래의 모습을 공유했다. 뚜렷한 미래를 그려내는 친구들 앞에서 하고 싶은 것을 읊었다.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밸런스 게임에서도 확고한 답을 내놓았다.

 

꿈을 회복해나가고 있다. 과거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그려낼 수 있다.

 

 

똑바로 들어 겨울아

네가 날 피운 거야

 

윤하 – WINTER FLOWER(雪中梅)(Feat.RM)

 

 

여전히 진행 중일지도 모르는 나의 아픔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쩌면 네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하고 싶다. ‘나’로서 ‘음악과 함께 글을 쓰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살아지기만 하던 삶은 없다. 분명히 살아내고 있다.

 

꽃을 피울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박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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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yoan
    • 글 잘 읽고 있어요.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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