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대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 말하는 대로 [음악]

글 입력 2024.04.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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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렐 줄만 알았던 20대의 첫 시작이 코로나19와 예상치 못한 재수로 인해 설렘은커녕 불안정해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다시 입시를 준비하면서 무력감도 느끼고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지, 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앞이 캄캄했다.


그렇게 20대를 불안정한 마음으로 시작하고 한창 방황하고 있을 때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익숙한 노래가 들려왔다. 불안정한 시기였지만 웃음을 잃고 싶지 않았고 기운을 차리기 위해 한 예능을 꼬박꼬박 챙겨 봤었는데, 그 예능 프로그램이 바로 ‘놀면 뭐하니?’였다.


당시 ‘놀면 뭐하니?’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강제 집콕을 하게 되어 느끼는 답답함과 침울했던 분위기를 달래고자 방구석 콘서트를 기획하였고, 여러 가수가 출연해 위로와 희망의 노래를 불렀다.


그 수많은 노래 중에서 내 마음을 울린 익숙한 노래는 2011년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발매되었던 유재석과 이적의 ‘말하는 대로’였다. 2020년 버전으로 새롭게 유재석과 이적이 다시 부른 것이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었는지 그저 노래가 좋다는 생각만 했었다. 이 노래의 감성이 크게 와닿지 않았던 거다. 그런데 약 10년이 지나고 우연히 다시 들었을 때는 가사가 확 와닿으면서 울컥함이 몰려왔다. 울컥한 마음을 겨우 달래고 노래의 제목처럼 정말 말하는 대로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조금씩 샘솟았다.

 

 

 

 

이렇게 희망을 얻고 나서부터 20대의 새해는 항상 2020년도 라이브 버전의 ‘말하는 대로’를 들으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매해 이 노래의 라이브 영상 댓글들을 보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감상보다 사연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명곡은 감상보다 사연을 털어놓게 만든다고. 나는 이 말에 아주 공감하는 바이다. 곡에 대한 느낌이나 평가보다 본인의 사연을 이야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곡에 자신을 대입할 만큼 깊이 몰입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말하는 대로’ 역시 명곡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노래를 통해 꾸준히 큰 힘을 얻고 있으니 명곡으로 여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말하는 대로’는 왜 사람들이 사연을 털어놓게 만드는 것일까?

 

 

 

진정성


 

 

유반장의 20대, 앞이 캄캄했던 무명시절 느꼈던 무력감과 그것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갔던 긍정적, 도전적 마음가짐에 대해 담담히 읊조리는 노래.

 

-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앨범 소개글 中

 

 

우선, 이 노래의 ‘진정성‘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석이 과거 기나긴 무명시절을 겪었다는 건 대부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말하는 대로‘의 1절은 그의 캄캄했던 무명시절을 담고 있으며, 2절에서는 그 시절을 극복해 나간 경험과 함께 지금의 20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만약 평탄하고 무난하게 20대를 보낸 사람이 불렀다면 이 노래에 사연이 많이 달렸을까? 긴 무명시절을 겪으며 불안한 20대를 보낸 유재석이 불렀기에 노래에 진정성이 더해져 사람들이 사연을 털어놓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즉, 이 노래의 진정성은 오로지 유재석이 불렀을 때만 발휘된다. 본인이 20대 무명에 직접 겪었던 무력감과 불안함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어쩌면 당연하다. 진심을 담아 본인의 이야기로 희망을 전하는 노래에 어찌 진정성이 안 느껴질 수 있겠는가.


더하여 능숙한 이적의 보컬과 대비되는 유재석의 미숙한 가창력은 오히려 강한 울림을 주고 진정성을 극대화한다.


진솔한 노랫말과 과하지 않고 담담히 본인의 이야기를 전하는 유재석의 목소리에 사람들이 진정성을 느끼고 각자의 진실한 사연들을 털어놓게 된 것이 아닐까.

 

 

 

보편적인 공감대


 

20대는 보호의 울타리에서 처음 벗어나는 시기이다. 청소년 시기에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보살핌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어진 규칙 안에서 생활할 수 있지만, 20대가 되고서부터는 앞으로의 삶의 방향성과 규칙을 본인이 만들어가야 하는 동시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어른이 되었다는 설렘도 잠시 방황하거나 불안함으로 길을 잃기 쉽다.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확실히 학창 시절보다 불안함, 걱정이 늘어난 게 보인다. ‘말하는 대로’의 라이브 영상 댓글만 봐도 20대의 불안정함에 관한 사연들을 많이 털어놓는 걸 미루어 보아 불안함, 무력감은 20대가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임을 알 수 있다.


 

나 스무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내일 뭐하지 걱정을 했지


두 눈을 감아도 통 잠은 안 오고

가슴은 아프도록 답답할 때

난 왜 안 되지 왜 난 안 되지 되뇌었지

 

 

그렇게 나를 포함한 20대들은 ’말하는 대로‘의 1절 가사에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누구나 알만큼 성공한 유재석 역시 지금의 20대들처럼 불안정한 시기를 겪었다는 사실에 위로를 얻는다.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일으켜 세웠지 내 자신을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더불어 1절의 시기를 겪고 있는 20대들에게 2절의 가사는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게 되는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걸 부정하면서 불안해하던 20대 시절을 직접 이겨낸 사람이 하는 이야기이기에 설득력은 덤이다. 이 설득력은 앞에서 언급한 진정성과도 연관이 있겠다.


더하여 2절 가사는 20대들에게 희망을 주는 걸 넘어서 20대를 지나온 사람들이 불안했던 과거의 사연과 함께 그를 극복한 사연을 이야기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러한 중년의 사연들은 지금의 20대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이를 보면 ’말하는 대로‘는 위로의 선순환을 이루어낸 음악의 좋은 사례가 아닐까.


이처럼 시대 구분 없이 20대들이 언제나 느껴왔고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덕분에 자신의 이야기처럼 몰입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을 때 감상평을 남기기보다 사연을 털어놓게 된다고 생각한다.


20대를 보통 청춘이라 표현하지만, 청춘이라 해서 20대를 희망이 가득한 나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말하는 대로’ 라이브 영상 속 댓글뿐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와 뉴스를 조금만 살펴봐도 알 수 있듯이 오히려 20대가 가장 불안정하고 희망이 부족한 시기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말하는 대로’를 통해 많은 20대가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조금이라도 얻은 것 같아 다행이다. 이러한 ’말하는 대로‘의 영향력에서 나는 음악이 주는 힘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국민 MC의 담담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이 노래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들이 사연을 털어놓게 하여 위로의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처럼 앞으로도 20대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힘을 주길 바란다.

 

 

 

에디터 명함.jpg

 

 

[신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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