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피드백 모임] 주고받음에서 배우기

글 입력 2024.05.0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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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힘든 어린 시절부터 글을 써왔지만 성인이 되고 난 후로는 글쓰기 피드백 모임을 해본 적이 없다.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의 한 줄 감상 정도는 받아봤지만 글 쓰는 사람들과 모여서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고받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마침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쓰기 피드백 모임을 열어주셔서 신청했다. 글 쓰는 사람들로서 내 글을 어떻게 비평할지, 또 아트인사이트 플랫폼에서 글 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했다.

 

우리 모임은 만나서 각자 가장 자신 있는 글을 하나씩 고르면 그 자리에서 읽고 피드백을 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아무래도 현재 에디터 활동 중이라 매주 글을 발행하는 분도 계셨는데, 우리 모두 매주 글을 쓸 때는 누구에게도 선보이기 싫은 글이 종종 올라가게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각자가 어느 정도 자신 있게 보여주고 싶은 글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다행히도)

 

내 글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면서 새삼 글이란 얼마나 투명한가 느꼈다. 내가 자신 없었던 것, 혹은 나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모호하게 어물쩍 넘어갔던 지점은 어김없이 지적 받았다. 역시 글 앞에서는 도망갈 수가 없다. 다들 글 쓰는 사람들이라 그런 지점을 정확하게도 짚어냈다.

 

반면 내가 예상치 못한 피드백들도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소재를 고르고, 논리 구조를 고심하고, 여러 번의 퇴고 과정을 거치면서 그 글을 수도 없이 읽고 고친다. 그러다 보면 이 글을 처음 읽게 될 독자보다 너무 앞서 나가거나 혹은 뒤쳐지곤 한다. 논리적 비약이 생기거나 한번 말해도 이해할 것을 여러 번 반복해서 과한 친절을 베풀게 되는 것이다. 논리적 허점들을 짚어주실 때마다 시야가 트이는 기분이었다. 객관성을 유지하며 글을 쓰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다시금 느꼈다. 그래서 더욱 피드백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피드백을 받을 때뿐만 아니라 주면서도 많은 걸 배웠다. 우선 글의 좋은 점을 꼭 발견하고자 했다. 미덕을 찾다 보면 당연히 내가 배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예컨대 문학적인 표현에 약한 나는 조금이라도 시적이거나 비유적인 문장이 나오거나 말맛이 살아있는 문장을 발견하면 그 문장이 그렇게 빛나 보일 수가 없었다.

 

개선할 점에 대해서는 대개 우리 모두의 숙제인 경우가 많았다. 쉼표 최대한 안 쓰기, 한자어 지양하기, 난해하거나 어렵게 말하지 않기 등. 다행히도 우리의 지향점은 꽤나 비슷해서 이런 지점들은 길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쉽게 공감했다.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하면서 나도 같은 지점을 마음 속으로 다시금 다짐하게 되곤 했다.

 

무엇보다도 아트인사이트 플랫폼에서 온라인의 글로만 접했던 사람들을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모임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비록 한 달에 한 번, 잊을 만할 때가 되면 만나는 사이였지만 같은 플랫폼에 주기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 문화예술을 좋아한다는 것, 글쓰기에 관심과 열정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이야기가 잘 통했다. 하루는 리뷰 쓰기에 대한 고충에 대해 말한 적이 있었는데 공감대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했다. 관심사와 결이 맞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

 

 

[황연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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