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별] 종이 행성
백지 위의 선율
글 입력 2024.05.0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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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EUNU]
백야의 밤이 찾아와
오늘의 별들을 묻어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나의 선율
*
매번 시작이 어려운 저는, 첫 번째 선을 그을 때까지 많은 시간을 망설입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백지 공포는, 어릴 적 미술 수업에서부터 대학 입시까지 따라다니며 저를 괴롭혔어요. 고민 없이 쓱쓱 백지를 채워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구상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습니다. 오래도록 그림을 그려왔지만,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 저에게 일주일에 하나씩 작품을 올리는 것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매주 작은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지만, 포기하지 않았음에 의미를 두려 합니다.
전 여전히 새하얀 종이를 들고서 새카만 우주를 헤맵니다. 좋은 영감이 나타나길 바라면서요.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가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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