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

예술의 중심지, 이탈리아에서 떠나는 미술 그랜드 투어
글 입력 2023.10.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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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_표지.jpg

 

 

서점의 여행 코너에 가면 많은 가이드 북이 나열되어 있다. 『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은 “미술”을 중점으로 소개하는 이탈리아 여행안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예술 중심지인 이탈리아에서의 “미술 그랜드 투어”가 책 한 권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책의 차례는 이탈리아의 다섯 주요 지역 - 바티칸,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쳐의 첫 장에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관광지의 간략한 정보가 함께 소개되어 있다.

 

헬레니즘 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의 걸작 130점을 다루는 해설은 재밌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진다. 스토리텔링에는 화가의 삶, 그림에 담긴 의도와 각종 인문 지식이 담겨 있다. 유럽의 역사적 인물과 세계사, 신화, 그리고 종교까지 부수적으로 배울 수 있다.


다른 화가가 그린, 같은 주제의 그림이 비교되기도 한다. 소소한 색감의 차이와 표정, 몸짓이 어떻게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지 친절하게 풀이되어 있다.

 

예컨대, 카라바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에서의 유딧은 평생 칼을 잡아보기는 해보았을까 싶을 정도로 연약하고 가냘프게 생겼다. 잔인한 행동과는 상반된 그녀의 표정과 제스처는 너무나도 어색해 보인다. 새하얀 느낌의 깨끗한 천에는 피 한 방울 떨어져 있지 않다. '켁켁' 소리가 들리는 듯한 홀로페르네스의 표정에서는 생동감이 넘쳐난다. 근육진 몸에 내려앉은 빛과 그림자 또한 예술적이다.

 

반대로,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딧>에서는 유딧의 단호한 표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죄책감 따위는 전혀 없어 보이며, 복수심과 분노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목이 잘리는 순간 마주한 그녀의 눈은 다가오는 죽음만큼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젠틸레스키의 유딧은 체형에서부터 안정감이 있다. 잔 다르크가 떠오른다.

 

명작에 사용된 모티브와 기법들도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는 그림이 아닌 실제 건축물처럼 느껴지는 데, 눈속임 기법 ‘트롱프뢰유’가 사용되었다. 안드레아 만테냐 <죽은 예수>에 활용된 '단축법'은 예수의 발등에 찍힌 상처를 더욱 부각시켜주면서, 관객에게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다.


자신이 흠모하던 여인을 아프로디테로 표현한 보티첼리, 제작한 조각을 고대 유물이라고 속여서 판매한 미켈란젤로, 살인을 저지른 후 도피 생활을 하다가 말라리아 걸려 사망한 카라바조, 과도히 보정된 초상화에 분노하여 혼인 무효 선언을 한 헨리 8세, 스승 라파엘로의 작업을 자신의 붓으로 몰래 지운 제자. 그 외에도 책은 재밌고 흥미로운 미술사로 가득하다.

 

『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은 누적 15만 부 판매 기록을 자랑하는, 작가이자 미술 에세이스트 김영숙의 신작이다. <1 페이지 미술 365>, <미술관에서 읽는 서양 미술사>,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집필해 냈다. 김영숙 작가는 공공단체, 기업, 갤러리, 도서관 등에서 미술사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재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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