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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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이유를 묻지 말아주십시오. 그냥 쓰는 것입니다. 쓸 수밖에 없기에 씁니다. (중략) 시를 쓴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말을 하는 것입니다.”
- 인공지능 시집 <시를 쓰는 이유> 中
최근 시 쓰는 AI ‘시아’가 창작한 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협업한 AI 뉴 폼 아트 연극을 관람한 뒤, 협찬 이벤트 선물로 인공지능 시집을 받았다. 책에 있던 여러 시를 읽어보던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글은 ‘시를 쓰는 이유’라는 제목을 가진 시의 첫 구절이었다.
시를 읽고 나서 문득, '나는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보았다.
예술을 기록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향유하기 위해서 등 조금은 거대한 목표를 제외하고, 스스로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나 혹은 목적이 있었는지 떠올려 보았다.
‘나는 글을 왜 쓰는가?’ 이 물음에 대한 나의 1차적인 답은 ‘그냥’이다. 조금은 의식의 흐름처럼 보이는 말일지도 모르겠으나, 여기서 ‘그냥’이라는 말은 아무런 생각 없이 글을 쓰는 의미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을 ‘그냥’ 혹은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다.
이 답을 하면서 ‘내가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건 어떤 의미지?’ 또 한 번 질문을 떠올렸다. 이에 대한 답은 나의 블로그에 저장되어 있던 기록으로 대체해 본다.
1) 본래 성격이 생산적인 일을 좋아함 → 그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글로 기록하자! → 글쓰기?
2) 글 = 사고의 확장, 글을 쓰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 성취감과 성장의 욕구 (원초적인 욕구로 시작되는 건가?)
3) 좋아하는 것들을 쓰면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이 모든 과정에 흥미를 느낀다? → ...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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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결론은 ‘... 어렵다’로 끝나는 것 같지만, 사실이다. AI 챗봇은 1) 정보 전달 2) 창의성 표현 3) 기록과 기억으로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정리해 주었다.
글의 기능적 측면을 이야기해서인지 글을 쓰고 기록하는 사람들에게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한 번씩 질문해 보고, 각기 다른 주관적인 이유를 들어보고 싶다. 가령 ‘왜 글을 쓰시나요?’ 혹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처럼 말이다.
아직은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어쩌면 이 질문을 처음 떠올리게 한 ‘시를 쓰는 이유’의 마지막 구절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발생하는 ‘하고자 하는 말’들이 단어로, 문장으로, 글로 만들어져 자신의 기록집을 만들어가는 것.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 번씩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
“시간의 혓바닥 위에서 아직도 더 할 말이 있을 때. 그때 씁니다. 말을 하는 것입니다.”
[윤지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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