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돌아보는 리뷰의 힘 [도서/문학]

글 입력 2023.09.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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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기 쓰는 거 진짜 좋아해요! 중학교 때부터 쭉 일기 써왔거든요~"


회사 동료의 말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학교 때부터? 얼마나 오래 일기를 써온 거지? 정말 대단하다. 그 꾸준함과 열정으로 한 장 한 장 쌓인 일기는 자신에게 얼마나 값질까?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꾸준히 일기 쓰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인 점도 한몫한다.

 

일기의 중요성이나 필요성 같은 것쯤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지만, 늘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예쁜 일기장을 사도, 하루에 하나씩 붙이기로 마음먹은 스티커를 사도, 새로운 색의 펜을 사도 변함이 없다. 일기장은 몇 장 채워지지 못한다.


뭐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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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일과 사람에게 지친 나에게 친구가 이 책을 선물해 줬다. <나를 리뷰하는 법>.

 

제목 앞에 붙은 소제목은 '지금 잘 살고 있나 싶을 때'였다. 친구는 이 책을 건네주면서 제 마음대로 쓰고 있는 일기장도 보여줬다. 이런저런 다양한 소재로, 방법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책 덕분이라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작가는 약간 나랑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월말, 연말마다 '내가 뭘 했더라?', '어떻게 시간을 보냈더라?'라는 생각이 들 때면 자책하게 되곤 하는데, 작가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기록을 시작했다고 한다. 기록은 어떠한 형태로든 남게 되고, 기록의 과정에서 작가는 '나'를 리뷰했다고 한다. 매일, 매주 리뷰도 가능하겠지만 작가는 월 단위로 자신을 돌아보고 '월간 인생 리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월간 인생 리뷰는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목적이 아니다. 단지 내 하루가, 한 주가, 한 달이 어땠는지 되돌아보는 용도이기 때문에 조금 더 편안하게 쓸 수 있다. 또, 주제를 세분화해서 다양하게 기록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있어서 엉망진창의 복잡한 일기가 꺼려지는 사람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작가는 자신에게 영감이 되는 SNS 콘텐츠들도 캡처해 두는 기록광인데, 이런 캡처 사진들도 종종 영감 소재로 모아둔다고 한다. 또,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기록하고 분류해 두면서 만난 사람과의 시간을 리뷰하기도 하고, 깊은 카카오톡 대화를 따로 메모해 두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익숙한 전형적인 일기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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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해 보니 나에게는 리뷰할 소스가 넘쳐났다. 영화를 보고, 연극을 보고, 전시를 보고 나서 남기는 리뷰와 달리 '나'를 돌아보는 리뷰는 매 순간, 모든 일들이 리뷰 소재였다.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대화를 했는지, 어떤 소비를 했는지 리뷰할 수 있다. 심지어 작가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도 리뷰한다.


<나를 리뷰하는 법>은 현대인들에게 손쉽게 일기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다. 나는 언젠가부터 취미도 여행도 완벽하게 해내려 했는데, 이제 조금은 더 쉽게, 편하게 리뷰 일기를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다.


음식, 소비, 업무, 대화, 인간관계, 장소, 루틴 등을 리뷰하는 일은 사실 어떤 작업보다도 솔직하게 나 자신을, 나의 행동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제 9월부터는 '월간 사람 리뷰'와 '월간 장소 리뷰'를 시도해 보려 한다. 누구를 만났는지, 어땠는지 하나씩 기록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지금 갖고 있는 고민도 곱씹어 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때로는 손바닥만 한 일기장에, 때로는 노션에 마음껏 써보면서 나를 기록하고 리뷰해 보려 한다.


너무 빠르게 일상이 지나가는 순간들이 찾아온다면, <나를 리뷰하는 법>에 나오는 리뷰 방법을 참고해서 스스로를 리뷰해 보면 어떨까?

 

 

[이홍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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