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서운 동화를 들려드립니다 [게임]

게임 속에서 즐기는 잔혹동화
글 입력 2024.04.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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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반대에서 오는 것들은 하나같이 매력이 넘친다.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기 때문일까, 서로 다른 것들의 조화는 어느 곳에서나 인기를 끈다. 도도하고 까칠한 남자 주인공이 햇살같이 밝은 여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에 열광하는 세계가 있는가 하면, 단 하나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잔혹함과 동심이 어우러지는 세계가 있다.

 

잔혹 동화란 말 그대로 날 것을 보여주는 ‘잔혹한’ 동화라는 뜻으로 아이들을 위한 교훈적인 이야기의 오리지널한 형태, 즉 ‘성인용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영화부터 노래, 소설까지 잔혹동화를 다루는 매체들은 많지만, 잔혹 동화 속의 아기자기함과 기괴함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모험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자신이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잔혹 동화의 스릴감은 물론 직접 자신의 방향대로 이야기를 써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상반된 것의 매력에서 시작되는 이 글을 읽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잔혹 동화 공포 게임 세 편을 준비했다. 직접적으로 무섭지는 않지만, 어딘가 미묘한 느낌을 주는 잔혹 동화와 공포 게임의 매력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루카노르 백작 The count Luca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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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노르 백작은 스페인의 전래 민담집 ‘루카노르 백작’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잔혹동화 느낌의 공포 게임이다. 엄마와의 다툼 후 집을 나가 루카노르 백작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암흑성에 들어간 주인공 한스는 자신을 노리는 암흑성의 무시무시한 존재들로부터 살아남으며 성의 비밀을 파헤쳐나간다.

 

이 게임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스토리 컷신부터 게임 배경과 등장인물 모두가 픽셀 그래픽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기자기하고 귀여울 것만 같은 도트 그래픽에 ‘어드벤처 호러’ 라는 이질적인 단어가 붙으며 게임의 재미는 배가 된다. 해가 지고 첫날밤을 보내게 된 한스는 잘린 목부터 인간을 먹는 염소까지,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상황들을 끊임없이 마주하게 된다. 도트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표현과 연출에 기대와는 다른 ‘고퀄리티 호러’를 맛볼 수 있다.

 

적당히 기괴하면서도 적당히 무서운 스토리와 연출에 공포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보스전에서 나오는 그래픽들이 충격적이니 주의할 것!

 

 

 

이브 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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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으로 세계로 들어간 주인공 ‘이브’의 탈출기를 그린 쯔꾸르 공포 게임 이브는 루카노르 백작과 마찬가지로 귀여운 그래픽과는 상반되는 기괴함을 보여준다. 부모님을 따라 가게된 ‘게르테나’ 전시회장에 갇히게 된 이브는 작품을 감상하다 그림 속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미술관과 그 안의 그림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에서는 크레용, 조각상, 그림 작품 등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오는 공포심을 선사한다.

 

놀라운 점은 이브가 무려 2012년에 만들어진 고전 게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꾸준한 인기와 언급량은 물론 두터운 팬층을 통해 재작년인 2022년 성공적인 리메이크를 마쳤다. 화려한 그래픽과 스토리라인을 지니고 있는 최근의 공포 게임들에게는 맞설 수 없는 공포 게임의 신세이지만, 적절한 연출과 흥미진지한 스토리의 조화가 돋보이는 이브!

 

반전의 요소는 물론 두 명의 플레이어 설정을 통한 게임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이다. 명작 중 명작으로 불리며 10여 년 가까이 계속해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인 만큼 플레이의 만족도도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레텔과 헨젤 Gretel & Han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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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텔과 헨젤은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공포 플래시 게임으로 잔혹 동화에 걸맞은 설정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지만, 기본적으로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스토리와 유사하게 진행된다.

 

플래시 게임의 특성상 직접 제작한 듯한 오밀조밀한 화풍이나 동화적인 연출과 상반되는 음산한 음악과 미묘한 불쾌감은 게임 시작부터 게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증폭시킨다. 게임 초반부터 느껴지는 미묘한 느낌이 말해주듯,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엄청난 공포심과 마주하게 된다. 게임 그레텔과 헨젤은 굉장히 잔인한 데드씬과 기괴하면서도 현실적인 연출을 통해 플래시 공포 게임계의 한 획을 그었다는 호평을 들을 정도로 전체적인 퀄리티가 높은 게임이다.

 

하지만 플래시 게임을 제작, 구동시킬 수 있는 어도비 플래시가 종료되고 플래시 게임의 해가 저물어감에 따라 후속편의 제작 가능성이 희박해지며 명확한 결말이 나지 않은 게임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혹동화의 정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그레텔과 헨젤을 플레이 하는 것은 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


앞서 언급한 게임들의 공통점은 바로 은은하게 분위기를 달궈오는 공포감이다. 잔인하고 무서운 귀신 형상의 그래픽이나 깜짝 놀라게 만드는 서프라이즈 요소가 아닌 은근한 공포심을 심어줌으로써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확연히 올려준다.

 

나는 공포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호러 매니아지만 정통 공포 게임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깜짝 놀라며 심장이 멎을 듯한 쾌감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내가 있는 공간까지 을씨년스럽게 만드는 분위기와 스토리의 몰입감을 좋아한다.

 

유튜브에서 알림이 울린다. 좋아하는 공포 게임 유튜버의 새로운 플레이 영상이 떴다는 알람이다. 제대로 확인도 해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게임을 즐기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는 것 같다. 게임을 좋아하는 나지만 공포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대신 다른 플레이어들의 플레이를 보며 게임 속 세계에 푹 빠져든다.

 

겁이 많은 당신도 오늘 하루 잔혹 동화를 통해 공포 게임의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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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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