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solo album] track11.

글 입력 2024.05.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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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Yang EJ (양이제)]

 

 

[NOW PLAYING: Changes - David Bowie]

 

관계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아무리 파동 하나 없을 고요한 삶을 살고 싶다 한들, 우리의 연결망은 자의 혹은 타의로 계속해서 변화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자리를 위해 지역을 옮기거나, 더 나은 조건을 위해 혹은 현재의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이직이나 이민 등을 떠나기도 하지요. 이런 장소의 이동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동반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기 위해선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니까요. 혹은 장소의 이동이 없어도 새로운 인연이 내 삶에 뛰어들거나 기존의 사람이 떠나가기도 합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은 우연과 혼란, 행운과 불운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는 한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니 나는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파도가 그치는 일은 없습니다. 꿈을 좇아,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혹은 마음이 너무 괴롭고 불편해서, 또는 피치 못할 사건과 사고들로 나를 비롯한 주변인들은 변해갑니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도 변하고 사람 또한 흘러가지요.


이번 글에서는 이별, 결별(訣別), 단절이나 부재 그리고 결연 등 여러 가지 변화 중에서도 특히 결연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뉴페이스의 등장은 만남의 당사자인 나뿐만 아니라, 나의 사회연결망에도 크고 작게 영향을 끼칩니다. 그를 통해 내 생각, 가치관 등이 달라져 기존의 관계를 이전과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식의 간접적인 것부터 새 인연이 나의 가족·친구·지인을 험담하거나 혹은 이간질해 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드는 것까지 다양하게 있을 겁니다. 그는 내 시선의 변화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쏟았던 애정과 정성, 시간이 전과 달라지자, 기존의 관계들로부터 새로운 감정·균열·갈등·오해가 생겨날 수도 있지요. 어쩌면 그에게서 학습한 나의 사고방식 및 단어들이 탐탁지 않아 거리를 두고자 하는 이들도 있겠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인연에 크게 상처받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오랜 지인들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향이든 간에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기존의 관계를 다시 정의하게 합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요.

 

개인과 개인의 만남에서 좀 더 나아가 개인과 집단의 만남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른바, '텃세'가 심한 폐쇄적인 집단에서도 개인은 파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새로이 등장한 개인이 결국엔 집단을 떠나게 되고 그래서 집단은 여전히 공고하고 흔들림 없는 철옹성처럼 보일지라도요. 낯선 이의 등장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유대감을 끈끈하게 형성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의 일을 경험 삼아 다음번의 '퇴치'는 보다 본격적이고 치밀하게 움직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 어떠한 것이든, 변화는 변화지요.

 

조금 느슨하게 연결된 집단은 어떨까요. 서로 다른 개체들이 모여 집단을 이룬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순수하게 친밀감과 유대감으로 모인 '팸(fam)', 공부·목표 달성 등의 특정목적이 존재하거나 또는 서로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이익추구형 집단까지 다양합니다. 집단의 실상은 서로 다른 개성들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집단의 개체들은 동일한 행동을 '함께 수행'함으로써 서로 일정한 정체성을 공유하게 됩니다. 개인-개인의 만남이 서로가 독립된 인물로서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개인-집단의 만남은 개인과 부자유의 개인이 만납니다. 새로운 인연이 부자유의 개인에게 끼친 영향은 마치 거미줄처럼 실타래에서 실타래로 연결되어 집단 전체를 흔듭니다. 여기까지는 새 인물이 결국 개인 너머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앞의 개인-개인이 미치는 영향력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집단은 고수하고자 하는 정체성이 있고 함께 이룩하고자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집단은 서로 다른 개인이 동일한 행동을 수행하게 만들기 위해 제 나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개인-집단의 차이점은, 새 인연이 주는 충격은 관계뿐만 아니라 이러한 집단의 정체성과 시스템에까지 영향을 끼쳐, 집단을 새로 명명(命名)하게 함에 있습니다.

 

 

 

양은정 에디터태그.jpg

 

 

[양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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