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사고와 구상 그리고 새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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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부터 판타지 소설에서 일어날 법한 재미난 상상을 즐기기보다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를 좋아했다.
누군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그릴 때, 구상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아이. 이후 스스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에 재능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020년 겨울, 처음으로 공연을 관람한 뒤, 새로운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기 시작했고,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다. 어렸을 적 창의력을 발휘하는 수업을 가장 싫어했던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사고와 구상을 어떻게 이루어야 기획자라는 직업에서 강점이 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하다]
: 생각하고 궁리하다.
: 심상이나 지식을 사용하는 마음의 작용을 하다. 이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구상하다]
: 예술 작품을 창작할 때, 작품의 골자가 될 내용이나 표현 형식 따위에 대하여 생각을 정리하다.
: 앞으로 이루려는 일에 대하여 그 일의 내용이나 규모, 실현 방법 따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이리저리 생각하다.
최근 나에게 ‘사고하다’, ‘구상하다’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다가온다. ‘사고하다’ 어떠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행위가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 고민하는 지점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일컫기도 한다.
‘구상하다’ 역시, 예술 창작 과정에서 요구되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정리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나의 삶과 미래의 일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탐색하는 관점에서 위와 맥을 같이 한다.
흐르듯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취준생, 사회 초년생의 길에 접어드는 기간을 만나게 되고, 늘 그렇듯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지금의 나는 몇 가지 기준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 스스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이 중에 무엇을 선택하든 정답은 없다.
오히려 이러한 정답 없는 질문들이 현재의 나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 나는 장르의 제한 없이 다양한 공연의 기획을 경험해 본다면, 가장 관심이 가는 예술을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의도와 달리 여전히 모든 예술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가까운 현실 속 미래를 그리기 위해 지속적인 구상으로 나의 예술경험과 개성을 어떻게 강점으로 표현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내가 가진 새로움을 지속적으로 찾기 위해 노트를 펴고 기록을 한다. 어떠한 고민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어떠한 사고방식으로 생각하고 구상해낼 것인지 묻는다.
나와 비슷한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 모두 한 번쯤은 시도해 보았으면 좋겠다.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사고하고, 구상하며, 새로움을 발견해 나가기를 바라본다.
[윤지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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