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이 가진 힘 [음악]

글 입력 2024.03.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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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의 첫 일요일, 한 가수가 팬들을 향해 모든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사랑해요.

(생략)

많이 표현할게요.

너무 감사하고 여러분이 나를 살게 해주시고

‘더 나은 앞날이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하게 해주시고

더 나은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이는 2024 IU H.E.R. WORLD TOUR CONCERT에서 셋리스트의 마지막 곡을 남겨두고 아이유가 팬덤 유애나에게 전한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끝으로 Love Wins All의 라이브가 시작되었다. 당시 나도 유애나로서 그 순간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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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 콘서트라 불리우던 아이유 콘서트는 이번에도 앵앵콜까지 4시간 30분을 알차게 채웠고 집으로 돌아가는 팬들의 표정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행복해 보였다. 나 역시 행복감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그 장면은 가수의 라이브 실력이나 비주얼이 아닌 앞서 언급했던 아이유가 팬들에게 전한 메시지와 그 메시지 다음 이어진 Love Wins All이라는 노래, 팬들이 사랑한다는 말을 외치던 순간이었다.


아이유는 항상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랑이 이긴다는 표현을 써 왔다. 그리고 그러한 표현은 말로 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라는 노래로 전하기까지 이른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 노래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저 사랑이 이긴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들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콘서트에 갔다 온 후 아이유가 팬들에게 전한 감사 인사를 다시 되새기고 곡 소개를 다시 읽어보니 이제는 알 것 같다.


 

그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

그 반대말을 찾아서

 


혐오, 외로움이 아무리 본인을 괴롭혀도 오랜 외로움의 반대말인 '사랑‘ 앞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또 ‘사랑'은 그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잊게 하는 동시에 오히려 더 나은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하면서 살아가게끔 해준다. 이것이 바로 Love Wins All이 전하는 사랑이 이긴다는 말의 의미가 아닐까.


이렇게 의미를 깨닫고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을 노래하는 곡이 하나 더 떠올랐다. 바로 1997년에 발매된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다. 2017년 소향이 고백부부의 OST로 부른 곡으로도 유명하다.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바람의 노래>는 실패와 고뇌의 시간은 피해 갈 수 없겠지만 그에 대한 해답은 ‘사랑'이라 말한다. 나는 이 노랫말 역시 사랑이 이긴다는 표현의 의미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Love Wins All의 곡 소개에서도 언급된 대혐오의 시대. 갈수록 '사랑'은 낯간지럽고 오글거린다는 이유로 쉽게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되고 있지만, 이상하고 애석하게도 혐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서슴지 않게 드러낸다. 


언제부터 '사랑'이 오글거리고 부끄러운 것이 되어버렸을까. 반대로 '혐오'는 왜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게 되었을까. 특히 익명 뒤에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짐에 따라 혐오는 더더욱 쉽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혐오가 부끄럽지 않게 되었다기보다는 떳떳하지 못하기에 익명인 상황에서 더 쉽게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사랑'은 떳떳함에도 왜 익명 뒤에서조차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일까. 


한편으로는 <바람의 노래>가 한참 전인 1997년에 발매된 곡이기에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20세기, 21세기 상관없이 언제나 어려운 일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사랑을 표현하는 일은 언제나 어려웠지만, 혐오를 드러내는 일이 너무 쉬워진 나머지 표현되고 있던 사랑의 말들을 찾기 힘들어진 것이 아닐까. 


이처럼 '사랑'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에서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길 수 있는 '사랑'이라는 무기를 얻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Love Wins All과 <바람의 노래>는 그럴수록 더더욱 현실에 굴복하지 말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오글거리거나 부끄럽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사랑한다'는 표현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글로든 말로든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해보자. 그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겐 더 나은 내일을 선물해 줄 것이다. 이 말이 흔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쉽게 잊어버리기에 꾸준히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앞날을 기대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미움과 증오, 실패와 고뇌의 시간. '사랑'은 그들이 놓는 훼방을 모두 끄떡없이 막아낼 수 있다. 나아가 한 사람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까지 되어 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사랑만이 가진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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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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