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직 내 소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음악/힙합]

글 입력 2023.08.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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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분노가 마음 안에서 득실거릴 때, 꼭 들어야 하는 앨범이 있다. 바로 Diplo의 California EP이다.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California EP는 자신의 어두운 감정을 온전히 머금도록 도와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지막 곡인 Worry no more까지 향유한다면, 부정적이던 감정들이 어느새 긍정적으로 바뀌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앨범은 좌절을 겪는 모든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끔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울적할 때 California EP를 듣는다면, 꼭 다음의 순서로(Suicidal – Wish – Look back – Get it right – Worry no more)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Suicidal



누구나 위로도 안 들릴 정도로 우울할 때가 있다. 이때 나를 대신해서 소리 질러주는 듯한 앨범의 두 번째 수록곡, Suicidal을 들어보자.


 

I fall in buildings (fall in buildings) 나는 건물에서 떨어진다.

I fall in billions (fall in billions) 1,000,000,000번 떨어진다.

I fall in millions (fall in millions) 1,000,000번 떨어진다.

I fall in trillions (f-f-fall in trillions) 1,000,000,000,000번 떨어진다.

 


비슷한 운율로 billions, millions, trillions가 반복된다. 훅(Hook)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가사는 가슴에 더욱 깊숙이 박힌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기력한 채, 건물에서 수도 없이 떨어지는 자신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이러한 하향 이미지는 청자의 분노 섞인 강한 감정을 놓아주고, 그들을 자유로이 풀어준다.

 

 

 

Wish


 

 

 

우리 모두 인생을 살아가면서 소원을 빈다.

 

4번째 수록곡 Wish는 “원하는 게 있다면, 조금 더 간절하게 원해봐” 조언해 준다. 누구에게는 무책임한 말로 들리겠지만, 필자에게만큼은 이 메시지가 가장 현실적인 위로였다.

 

 

Ooh, baby, what you wishin' for? 넌 무엇을 원하고 있니?

Maybe you should wish it more 조금 더 원해보는 거 어때

Maybe the world is yours 어쩌면 세상이 너의 것이 될 수도 있어

Maybe when it rains, it pours 비가 올 때는 폭우처럼 쏟아지지

I don't know how to wish anymore 나는 이제 어떻게 소원을 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I don't know how to wish anymore, Or do I? 나는 이제 어떻게 소원을 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알고 있나?

 


훅의 마지막 가사 "Or do I?"가 참 좋다. 계속되는 좌절에 소원을 비는 방법조차 잊은 화자가 희망적인 의문을 품는다. 포기 대신 ‘다시 한번 빌어볼까?’를 선택한 것이다.


삶은 좌절의 연속이지만, 지극한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Wish를 감상하면서 조급함을 잠시 내려놓고, 아직은 덜 익은 풋과일 같은 꿈을 떠올려 보자. 

 

 

 

Look Back


 

지금부터 소개할 곡들은 확실히 어두웠던 Suicidal과 Wish보다 밝다. Dram의 정체성인 쾌활하고 발랄한 비트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3번째 수록곡 Look Back은 '더 이상 뒤를 돌아보지 않을 것이야'라는 포부가 담겨 있다.


화자가 처해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벌스(Verse)에서 나열해 준다.


 

Zonin' on the road 도로에서 멍을 때리고 있어

Not knowin' where to go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 채 (⋯)

 

Where did all the flowers go  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All eyes lying on me 모든 눈이 날 바라보고 있어[부담되는 상황]

 


Look back을 들으면서 이미 일어난 일의 미련을 깔끔하게 정리해 보자. 후회는 접어두고, 변화가 가능한 미래에만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And I haven't looked back, uh 나는 돌아보지 않았어

Since I made up my mind To never look behind, no 돌아보지 않기로 마음먹은 이후부터

And I haven't looked back, uh 나는 돌아보지 않았어

For a very long time 오동안

I don't, I don't see myself looking back for you, man 나는 더 이상 너를 찾아 뒤를 돌아보지 않아

Reasons why is cause I'm only looking forward, man 나는 앞만 보기로 했기 때문이야

 

 

 

Get it right


 

앨범 트랙의 마지막 곡이자, 대중적인 요소가 가장 많이 들어간 Get it right. MO의 밝고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무엇도 날 막을 수 없어! 결국 나는 해낼 거야!


 

They can try to hold me down, but I am 그들이 날 끌어내리려 하더라도

I'm gonna get it right 결국에 난 다 바로 잡을 거야

When the sky is filled with smoke and fire 하늘이 연기와 불로 가득 차더라도

I'm gonna get it right 결국에 난 다 바로 잡을 거야

All I want is something better in the purple light 보라색 빛[어두운,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내가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조금이나마 더 나은 상황이야

They can try to hold me down, but I am 그들이 날 끌어내리려 하더라도

I'm gonna get it right 결국에 난 다 바로 잡을 거야

 


MO와는 상반되는 Goldlink의 낮고 부드러운 랩이, 그녀의 목소리와 감미로운 조화를 이룬다. 훅(Hook)이 끝나자마자 나오는 신나는 EDM 반주에 몸을 맡겨보자.

 

 

 

Worry no more


 

마지막으로 소개할 곡은 Worry no more이다. 이 곡은 야망과 포부로 가득하다.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성공에 대한 욕망이 가득해진다. 걱정이 전혀 없는 듯한 화자에 몰입하다 보면 입가에 작은 자신감이 붙는다.


 

Cuz I don't want to worry no more 나는 이제 더 이상 고민하고 싶지않아

I just want to ball like the big league 빅 리그처럼 돈을 막 쓰는 부자가 되고 싶어

I just want a nice house on the shore 해변에 멋진 집을 갖고 싶어

I just want a big house like Gatsby 개츠비처럼 큰 집을 갖고 싶어

So catch me if you can 날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I'm chasing after my dreams 나는 내 꿈을 쫓고 있으니까 [네가 날 쫓고 있을 때, 나는 내 꿈을 좇고 있어]

I want to be the man 나는 모두가 열망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I’m gonna be the star on the scene 나는 스타가 될 거야

 


2018년 발매 당시, Lil Yachty는 이미 성공의 기로를 달리고 있었다. 수많은 ‘Wish’들이 모여 그도 ‘Worry no more’의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다.

 

*

 

Diplo는 Florida 기반으로 활동하는 EDM 프로듀서이다. 그는 California의 젊음과 다채로움에 반해 California EP를 제작하였다. 모든 트랙에 래퍼를 1명씩 배치하여, 야심 차게 힙합 앨범을 완성했다. ‘유행을 과도하게 의식한 주류 힙합’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필자는 진지하게 감상해도 되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정주행하고 나면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기는 California EP.

 

독자들도 좌절을 경험할 때, 꼭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다.

 

 

 

아트인사이트 명함.jpg

 

 

[한재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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