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많고도 소중한 나의 면면 [문화 전반]

글 입력 2023.07.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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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은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 취침은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 요즘 이상하게 새벽에 깨긴 하는데.

 

여하튼 방학의 좋은 점은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미룬 것들을 드디어 할 짬이 난다는 거다. 내일 뭐 할지 고민하며 잠에 들고, 일어나서는 어제 생각해둔 이벤트 중 제일 동하는 것을 택해 집을 나선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을 ‘취향’이라 칭한다. 이 취향을 뚜렷하게 가진 사람에게 관심이 간다. 나의 경우 앞서 말했듯 넓게 관심사를 펼쳐놓고, 그날 마침 걸려든 선호에 따라 몸이 움직이는 식이라서.

 

언젠가는 나의 이 취향을 간추려보자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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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에서 간단히 말하는 나의 취미로는 소설 읽기, 전시나 영화 감상, 음악 듣기가 있다.

 

너무 무난하고 지루해서 면접에서는 써먹지도 못할 항목이라, 그래서 세세하게 취향을 짚어보려 한다.

 

SF(Science Fiction)물을 좋아한다. 그 시작은 아마 고등학교 때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었을 거다. 해야 했던 미술 실기나 공부는 제쳐둔 채 봤던 그 하나의 소설이, 과장 조금 보태서 숨통 트이게 해주었다.

 

그 뒤로 테드 창의 작품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숨』을 정독하고 나서는 이 작가가 현재까지 최애로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SF 소설은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 허블에서 출간한 ‘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등을 탐독했다.

 

시리즈나 영화도 관련 장르를 선호한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블랙미러>, <러브, 데스 + 로봇>이라던지 <매트릭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같은.

 

그럼 왜 다른 장르보다 SF를 좋아하나?

 

근미래 혹은 아득히 먼 미래에 살아갈 인류를 가정하고 현재에도 적용 가능한 문제를 논의하는 게 좋다. 그런 방식이 유의미하다고 믿는다. 작가가 구축한 작품의 기조를 따르는 편이라 플롯과 지향하는 바가 타당하다면 유토피아든 디스토피아든 결말이 아무래도 상관없다.

 

한편 과학에는 젬병이라 내가 만약 이과였다면 이해하기는 수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늘 있다.

 

예술, 특히 미술을 즐길 때엔 취미가 되기도 하고 공부가 되기도 한다. 주기적으로 관심 있는 사조 혹은 동시대 키워드, 작가가 바뀐다.

 

최근 본 전시가 무어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람한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에서 실물로 본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 시기 작품에 대한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이날 밤에 조주연의 『현대미술강의』를 읽으면서 인상주의에 속하는 세잔과 고흐가 끼친 모더니즘에 관한 영향력까지 알고 나니 이들의 성과가 과히 엄청나 보인다. 실제로도 그렇지만.

 

*

 

취향을 논하면서 언급하고 싶었던 건 ‘K-pop’이다.

 

8살 무렵 소녀시대부터 시작한 이들에 대한 동경은 습관처럼 남아서 지금의 뉴진스까지 닿았다.

 

매력을 꼽자면 한두 개가 아닌데, 우선 다인원으로 활동하다 보니 그들이 내뿜는 에너지가 있다.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있고 이쁘다.

 

더욱이 팬덤 문화도. 좋아하고 응원한다는 명목하에 만들어진 공동체에 속해 열정을 함께하는 순간, 그 안에서 힘을 얻고 그룹을 더 사랑할 동력을 갖는다.

 

저번에 지하철에서 같은 굿즈(*터래기)를 가방에 달은 채로 마주친 팬이 있었다. 새삼 반갑고 당장 다가가 인사하고 싶었지만 상대방은 그러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 꾹 참고 흐뭇하게 지나쳤다.

 

이 외에도 음악 장르는 인디밴드, 락을 열심히 듣는다. 시원한 음악이라고 해야 하나. 일렉 기타가 섞인 음을 들으면 되려 차분해진다. 가사보다는 음의 진행이 중요한 편이다.

 

After Thoughts, The Volunteers(더 발룬티어스), 데이먼스 이어, off the menu(오프더메뉴), Beach House, 우즈(woodz)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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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안에서 취향을 좇다 보니, 나는 얕지만 방대하게 관심사를 갖고 있었다. 드물게 혼란이 오기도 하지만 사람들과 이런저런 분야에 관해 서로 공유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불만 갖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인간에 대한 관심에서 기반했다. 인류에 처한 문제를 고민하는 '철학적인' 작품이나 인류사에 변혁을 일으킨 작업을 좋아하고, 함께 즐김으로써 행복이 배가되는 움직임에 동참한다는 것이 그러하다.


먼 훗날 SF소설을 쓰게 될 그날까지 취향 탐색은 계속될 것 같다만, 이러나저러나 과정이 즐거우니 순간을 충분히 즐기려 한다.



[지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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