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청춘과 낭만의 한복판에서 - 2023 원픽 페스티벌

글 입력 2023.05.0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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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내음이 가득한 날이었다. 일기예보도 없던 빗속에서 원픽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 올해 첫 페스티벌 관람을 위해 신촌으로 향했다. ‘원픽 페스티벌’이 열린 장소는 연세대 노천극장. 매년 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강 공원에서 페스티벌을 즐기던 내겐 많은 것이 새롭게 느껴졌지만, 젊음과 청춘을 간직한 캠퍼스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오랜만에 도착한 신촌은 여전하면서도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교통으로 제집처럼 드나들던 곳을 몇 년 만에 차를 타고 가게 되었으니, 야속하게도 나 또한 조금 변해있었다.

 

어쨌거나 어린 시절 추억과 불변의 ‘젊음’을 품은 곳이기에 참으로 낭만적인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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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공연장에 도착하고 얼마 안 되어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빈손으로 나왔던 터라 걱정이 앞섰지만, 비 덕분에 한층 짙어진 풀냄새가 뜻밖의 선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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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공기와 함께하니 그저 곳곳에서 눈에 띄는 이번 공연의 상징물 ‘하트’ 로고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더불어 평소에도 보고 싶었던, ‘믿고 듣는’ 아티스트들로 구성된 풍성한 라인업은 근심을 잠재우기 충분했다.


‘원픽 페스티벌’의 객석은 무대 앞 플라스틱 간이의자가 설치된 플로어 존, 공연장을 둘러싼 돌계단을 이용하는 스테어 존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처음 가 본 노천극장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든 시야가 정말 좋았다는 점. 지정 좌석이 없어 자유롭게 자리를 옮기며 공연을 볼 수 있었는데, 위치와 관계없이 무대가 쉽게 한눈에 들어왔다.


그 덕분인지 아티스트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관객들의 함성이 무대로 더 잘 닿는 듯했고, 아티스트 또한 이에 열렬하게 화답했다. 다나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서로에게 반응하고, 서로를 기억하고 눈에 담으려는 장면은 실로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한 공간에 마주선 아티스트와 끈끈한 유대감을 쌓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 페스티벌만의 특별한 묘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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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픽 페스티벌’의 가장 큰 강점은 나의 ‘원픽’을 만나거나, 혹은 새로운 ‘원픽’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HYNN은 소문처럼 환상적인 라이브 실력으로 평소 발라드를 즐겨 듣지 않던 나조차 무대에 절로 몰입하게 했다. HYNN의 또 다른 음악들이 궁금해졌고, ‘앞으로 발라드도 많이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으니.

 

HYNN의 무대는 내게 ‘취향의 재발견’을 선물해 줬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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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등장한 나의 ‘원픽’ 카더가든은 매력적인 음색과 프로페셔널한 기타 연주, 그리고 날 것(?)의 입담으로 벅차오르는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한 줄 평을 남기자면, 역시 ‘원픽’다운 무대였다.

 

점차 굵어지는 빗줄기에 관객들은 우의를 입거나, 돗자리를 뒤집어쓰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그 장면조차 청춘의 한 페이지처럼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우산도 우의도 없던 탓에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는 못했지만, 오래전 즐겨들었던 카더가든의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다시 추가하며 여운을 곱씹었다.


‘원픽 페스티벌’은 도심과 자연, 젊음과 추억, 청춘과 낭만을 아우르는 특별한 공연이었다.

 

‘원픽 페스티벌’과 함께한 2023년의 봄은 참으로 청량하고 경쾌한 계절이었다고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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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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