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세기 그 이후 미술의 흐름을 명징하게 알고 싶다면 -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전시]

글 입력 2023.04.08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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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이 이름들을 보고 지나칠 수는 없었다. 책이나 미디어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물로 마주해 무척 반가웠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도심 안에 자리하는 마이아트뮤지엄이 기획한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은 한국과 독일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루드비히 미술관 컬렉션을 선보인다. 이번 블록버스터 전시는 2023년 3월 24일부터 8월 27일까지 진행된다.


포스터_최종_루드비히.jpg


전시는 20세기 모던아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주요한 예술 사조와 거장들의 작품들을 아우르는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 표현주의, 러시안 아방가르드,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등 20세기 격변의 시대에서 태동한 예술운동의 배경과 서양 미술사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이에 영향을 받은 현 세기의 독일 예술도 조망한다.

 

전시 구성


1. 독일 모더니즘과 러시안 아방가르드

2. 피카소와 동시대 거장들

3. 초현실주의부터 추상 표현주의까지

4. 팝아트와 일상

5. 미니멀리즘 경향

6. 독일 현대미술과 새로운 동향

 


표를 받고 습관처럼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해당 전시는 사진 촬영이 불가했기에 잠시 가방에 넣어두었다. 이렇게 된 이상 면밀하게 작품에 감상하기로 마음을 먹고 입장했다.

 

예술 사조가 깔끔하게 정리된 리플릿을 가지고 입장하면 좋다. 위에 적힌 것처럼 사조는 여섯 개로 분리되어 있지만 리플릿에는 ‘청기사파, 절대주의, 입체파, 분석적 입체파, 앵포르멜, 팝아트, 미니멀리즘, 비디오 아트’에 대한 해설이 있어 상세하다.

 

글에서 예시로 든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동하다 보면 예술 사조에 따라 분리된 작품들의 경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리플릿으로 위치와 예술사조를 간단히 파악한 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벽글을 읽고 작품들을 감상할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전시의 컬렉션을 수집한 ‘루드비히’는 누구일까?

 

페터 루드비히와 이레네 루드비히 부부는 대학에서 미술사를 배웠으며 일찍이 미술품을 수집했다. 이 부부는 고대, 중세, 민속미술, 현대미술 등 수집의 범위가 넓었는데, 1960년대 후반부터는 팝아트를 중심으로 동시대 작품을 적극적으로 수집한다.

 

1976년에 쾰른시에 작품을 기증한 이후, 유럽 각지에 그들의 컬렉션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에 환원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들 부부가 등장하는 영상도 전시에서 볼 수 있는데, 마지막 ‘비디오 아트’ 파트에서 마르셀 오덴바흐의 <사진의 사진 찍기>를 감상하길 권한다.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다름 아닌 비디오 아트였다. 70년대 독일에서 특히 성행한 비디오아트는 개념미술, 퍼포먼스, 실험영화와 더불어 비디오의 발전과 함께 그 수요가 증가했다. 잡음이 들리는 오래된 텔레비전에서 안드레아 프레이저(Andrea Rose Fraser, 1965~)의 <공식 환영인사>(2001~2003)를 풀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영상에서 안드레아 프레이저는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 예술가의 역할과 발표자 및 예술 감상가의 역할을 번갈아 맡는다.


우리는 그의 독백을 통해 시상식에서 늘어놓는 책의 진부한 말들을 듣게 된다. 그리고 구찌 속옷과 하이힐을 신은 그는 말한다. "오늘 저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예술 작품의 오브제입니다."


안드레아는 주요 발표자와 상을 받는 아티스트의 역할을 번갈아 하며, 서서히 옷을 벗으면서 나체가 된다. 즉, 퍼포먼스는 안드레아 프레이저는 선의의 아방가르드 예술가와 부유한 예술 후원자 및 수집가 사이의 공생 관계에 대해 예리하게 접근한 것이다.


30분이나 되는 긴 영상을 전시에서 꼼짝 않고 보기는 꽤 인내심을 요한다. 그런데 아담하고 화질도 좋지 않은 ‘SONY’ 텔레비전은 생각보다 시각적 피로를 줄여주었으며 집중을 도왔다. 단연 브라운관의 안드레아 프레이저의 목소리는 예술가와 후원자의 관계를 드러내는 장인만큼 거침없고 대담했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울리케의 영상도 함께 재생된다. 둘의 영상을 감상하면서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비디오 아트의 참신함과 퍼포먼스 아티스트의 격동을 발견하길 바란다.

 

리플릿이나 벽글 외에도 오디오 가이드 및 도슨트 프로그램으로 작품의 전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다. 특히 정규 도슨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3회 진행된다.


어디선가 들어봤을 미술가들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방대한 그들의 작품을 포괄하는 사조, 개념을 일목요연하게 구성한 전시는 더욱 드물다.


그렇기에 20세기 이후의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다면 이 전시를 추천한다. 더불어 미술을 공부하는, 혹은 미술을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욱 이 전시를 강조하고 싶다.

 

 

 

[지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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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우덕
    • 잘 읽었습니다
    •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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