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시각의 중요성 [미술/전시]

시각이 미치는 영향
글 입력 2022.11.2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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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시각기관은 중요하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미술평론가인 존 버거는 그의 저서 『Ways of seeing』에서 우리가 사물을 보는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또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말했고 에드워드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에서 특히 유럽인의 입장에서 보는 한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우리는 죽는다는 표현을 “눈을 감는다.”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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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뿐만 아니라 현재도 시각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시각적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아이트래킹에 대한 설명만 봐도 얼마나 시각정보가 계획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이트래킹은 카메라를 통하여 사용자의 눈의 위치를 파악 하고 특히 동공의 위치를 추적하여 사용자의 시선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 기술(출처: 곽성은(Seongeun Kwak); 김이삭(Isaac Kim); 심드보라(Debora Sim); 이승환(Seung Hwan Lee); 황성수(Sung Soo Hwang), “아이트래킹 및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지체장애인 컴퓨터 접근 시스템”, 한국HCI학회, Vol.12 No.4, 2017, p.7)을 말한다. 이처럼 우리는 시각에 관해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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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보는 것에 인간은 현혹되는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눈이라는 신체기관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아직도 시각기관에 대한 연구는 진행 중이고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 많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을 토대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시각 기관인 눈은 인간의 감각 중에서 가장 발달한 기관으로,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70%가 시각에 의한 것 (출처: 김진우, “눈과 시각 이야기: 보게 된다는 것”,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신경발생학 연구실)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의 인지 과정에 가장 기본이 되는 기관이다.

 

눈의 시각체계는 광학계통, 망막, 시각통로 3단계 (출처: 조재현, “시각정보처리와 영상인식”, 한국컴퓨터정보학회, 2022, p.387)로 나뉜다. 1단계인 광학계통의 주된 기능은 이미지가 망막 위에 떨어 질 때 초점을 맞추어 주는 일이다.

 

이렇게 형성된 이미지는 공막과 렌즈를 통해 2단계인 망막에 전달된다. 망막은 수용기와 뉴런을 모두 갖고 있어 시각정보의 변환이 종료됨과 동시에 처리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런 망막세포는 수평세포, 양극세포, 아마크린 세포, 신경절 세포로 구성된다.

 

그 중 신경절 세포가 뇌로 전달되는 유일한 통로이고 여기서 어떻게 전달되느냐에 따라 뇌로 입력되는 시각 정보의 유형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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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각정보는 후두엽으로 전달된다. 후두엽은 뇌에서 주로 지각과 시각을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시각정보는 후두엽에서 분해, 결합, 변형 등의 처리 과정을 거친다. 이처럼 시각정보는 인간의 인지과정의 주체인 뇌에 직접 연결이 되기 때문에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이처럼 눈은 뇌의 연장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시각정보를 활용한 정치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조선미술전람회가 있다.

 

조선미술전람회는 일제강점기 시기의 유일한 관설 공모전으로 심사기준이 엄격하고 정해져 있었고,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는 작품을 선별할 때 조선을 약하고 무기력한 존재로 그리기 위한 갖은 수단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는 여전히 우리가 한국화, 동양화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몽롱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조선미술전람회 외에도 한국의 또 다른 시각정보를 활용한 정치 사례로는 1962년의 산업박람회가 있다. 산업박람회는 경제개발계획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서 쿠데타를 관람객에게 수용하게 만든다.(출처: 김동현, “시선의 정치학과 내부식민지의 탄생 - 1962년 산업박람회를 중심으로 -”, 동국대학교 일본연구소, Vol.53 No.-, 2021, pp.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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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산업박람회 전시관 구성은 이를 보여주는 시각적 장치로 작동하고 있었다.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운 혁명기념관을 먼저 마주해야 했다. 산업박람회에서는 해녀들의 물질 시연은 지역별 전시관인 제주관이 별도로 있었음에도 해녀의 물질 시연을 수족관에서 공개했다. 해녀 실연은 보는 자의 욕망이 만들어낸 시각적 장치이자 식민지적 앎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식민주의적 무의식의 반영이었다.

 

자신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시선의 정치학”이라는 용어가 떠올랐는데, 조사를 마친 지금은 시선이 아닌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현재 시각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어느 연구처럼 우리는 제로 텍스트의 시대에 살고 있고 Z세대들의 85%가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전에 인스타그램에서 이미지를 검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출처: 신가영, 유병준, “O2O 플랫폼에서 시각적 정보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 : 이중 처리 이론 기반을 중심으로”, 한국경영정보학회, 2021,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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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시각의 힘을 알아야 한다. 이는 곧 정치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시각정보는 의도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뒤샹의 레디메이드 작품으로 인해 미술의 범위가 넓어진 것처럼 시각정보는 많은 변화를 야기하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가 보는 것이 남이 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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