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현대미술 전시

현대미술을 조금 좋아하게 될지도
글 입력 2022.10.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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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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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15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개최한 [apmap 2022 seoul - apmap review]라는 전시를 다녀 왔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용산역 바로 근처에 있다. 건물이 굉장히 크고 예쁜데 첫 방문때는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했다. 티켓 구매 공간을 들어갈때는 문지기(?)분이 문을 열어주고 인사도 해준다. 이번에는 두번째 방문이라 그런지 이런 요소들이 부담스럽기 보다는 종합적인 경험의 일종으로 받아 들일 수 있었다.

     

     

     

    현대 미술에 편견이 있음에도 관람 하러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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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번 아모레 퍼시픽 전시를 간것은 전시 대상이나 주제가 흥미로워서가 아니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인데, 일단 나는 '현대미술'이라고 하는 녀석에게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다. 작품을 봐도 이해나 공감이 어렵고 너무나도 개인적인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이 지금 내 눈 앞에 전시되고 있다는것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이해를 얻어 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것인데,,, 내가 멍청하기 때문일까? 그래서 나에게 현대미술은 '어렵다'.

     

    이렇게 현대미술에 편견이 있는 내가 이번 전시를 방문한 이유는 지난번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안드레아스 거스키 사진전]을 너무 만족스럽게 관람했기 때문이다. 전시 내용이야 말할것도 없이 좋았고 관람객이 작품에 몰입 할 수 있도록 한 다양한 배려들이 돋보였다.

     

    1. 먼저, 항온 항습이다. 적절한 온습도가 유지되는 것만으로 얼마나 쾌적 한지... 신경이 온습도에 분산되지 않는 것만으로 경험이 꽤나 달라진다.


    2. 가방을 들고 입장 할 수 없다. 처음에는 '왜 가방들고 입장하지 말라는거야' 했는데 관람객 모두에게 개인 보관함을 배정해준다. 겨울이면 외투와 가방을 보관함에 넣고 가볍게 관람할 수 있다.

     

    3.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 관람객이 올때마다 일일이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며 설치를 도와주냐고 물어본다. 모두 이어폰을 필참해 가자.


    4. 공간이 넓고 활용을 잘했다. 옹기 종기 모여서 볼 필요 없다.


    5. 곳곳에 직원 분들이 많이 있다. 정말 많다.

     

    한번 상상해 보라. 손에 뭔가 들고 있을 필요도 없다. 두꺼운 외투는 벗어버리고 편하게 관람하면 된다. 온도 습도는 완벽하게 쾌적하며 내 귀에는 작품의 이해를 도와주는 오디오 가이드가 들린다. 작품 관람은 마음껏 얼굴을 들이대며 가까이서 봐도 된다.

     

    전시에서 중요한건 작품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를 반성했다. 다양한 요소에 따라 전시 관람 경험은 하늘과 땅차이로 바뀐다.

     

     


    [apmap 2022 seoul - apmap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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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진은 전시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일부러 왜곡되게 촬영했습니다.

     

     

    2022.09.29~2022.12.18 용산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는 [에이피 맵 리뷰]라는 전시를 한다. 여기서 '에이피 맵'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야외설치 현대 미술 프로젝트 이다. 이번에 '리뷰'라는 키워드가 붙은 이유는 지금까지 기획 되었던 '에이피 맵'을 되돌아 보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리뷰 이긴 하지만 [에이피 맵 리뷰]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기존 작업의 연장선에 놓인 신작이다. 또한 독특한 점은 야외설치 미술 프로젝트를 미술관 내부 공간으로 초청했다는 것이다. 작품을 관람하다보면 몇몇 작품은 미술관의 공간을 활용하거나 미술관 건물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들도 있다.

     

    그런데 납득이 어려운 점이 있다. 핵심 키워드가 '리뷰' 인데 모두 신작이고 야외설치 현대미술 프로젝트인데 미술관 내부에서 관람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은 주제나 프로젝트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이기도 하니 충분한 설명이 있다면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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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map 2022 seoul - apmap review]는 총 22팀, 30명의 작가들이 참여 했으며 조각, 설치, 미디어, 사운드, 건축, 도예,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기반으로 환경, 자전적 경험, AI 등 다양한 주제를 선보였다.

     

    관람을 하면서도 전혀 다른 재료, 다른 방식, 다른 주제로 표현하는게 눈에 띄었다. 심지어는 다른 장르여서 다른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데 주제는 같고 또 주장은 정반대 인듯한 작품도 있었다. 작가의 깊은 통찰을 심미적으로 풀어낸 작품도 좋았고, 인식론적 사상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작품도 좋았다. 동상을 안테나 삼아 라디오 전파를 잡아낸 작품은 신기했다.

     

    물론 모든 작품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작가의 깊은 통찰이나 고뇌가 묻어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그냥 한것 같은 작품도 있었다. 말 그대로 그냥 한것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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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딱 한가지를 꼽는다면 전시 마지막 즘에 있던 삶과 죽음, 우주를 표현했다는 작품이다. 별모양에 움직이는 작품이다. 사실 작품 자체가 너무 인상이 깊어서 작품 설명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보고있으면 빨려들어갈것 같고 소름이 오소소 돋는게 계속 보고 있기에 부담스러워서 인상깊었는데도 조금만 보고 나왔다(살짝 후회된다). 의도적인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뒤에 배경음악을 위한 스피커가 있는데도 작품 소재 자체에서 나는 소리가 굉장히 자극적이게 느껴졌다.

     

     

     

    현대미술을 꽤 좋아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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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전시를 보면서 좋았던 점은 작품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내가 현대미술에 갖고 있던 편견을 부수어 주었다. 오늘과 같은 경험이 이어진다면 나도 현대미술을 꽤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좋은 작품 뿐만 아니라 내가 작품과 교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되어져 있었다는 점이 굉장히 컸다. 만약 다짜고짜 작품들이 주어 졌다면 이렇게 만족스러운 경험은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다음 전시를 하면 꼭 관람하러 갈 계획이다.

     

    만약 현대미술이나 설치 미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apmap 2022 seoul - apmap review]은 추천 할만한 전시인것 같다. 전시 작품들이 좋은것은 물론, 작품에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은 관람 경험을 한층 업그레이드 해주기 때문이다. 당신에게도 현대 미술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은가?

     

     

    [김윤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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