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찍는 순간, 사라지는 순간을 담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글 입력 2022.07.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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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중요한 주제는 언제나 인간이었다.

인간,


그리고 짧고,

덧없고, 위협받는,

우리 인간의 삶.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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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읽다



본 전시는 20세기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린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다. 구성은 전반적으로 그의 생애 주기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더불어, 목차로 따져보자면, 그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읽고 있는 기분이었다. 마치 사진집 내부에 들어온 듯, 챕터별로 그의 사진과 그가 남긴 말들과, 그가 그 사진을 찍기 위해, 또는 표지를 만들기 위해, 또는 출판을 하기 위해 주고받았던 편지들이 놓여있었다. 단순히 그의 생애보다도, 그가 남기려고 했던 사진집 <결정적 순간>의 출간을 향해 달리는 전시였던 셈이다. 그래서 본 전시는 한 권의 사진집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이 이름은 내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소개받게 된 작가님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본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그에게 한층 가까이 가닿았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시관 곳곳에는 그가 책 속에 남겨둔 말들이 적혀있다. 전시의 말미에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놓여진 의자들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 그러한 전시적인 시도가 본 전시를 더욱 사진집을 읽는 느낌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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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장만 흥미로울까?

 

그의 사진들은 그가 적은 문장 그 이상으로 그의 생각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네를 타는 신혼부부의 사진, 건물 사이로 뛰는 소녀의 사진, 그라피티 앞에서 졸고 있는 상인, 감옥에서 정체가 드러난 밀정의 모습, 간디의 죽음과 장례식, 일상적인 순간들에서, 역사적인 순간까지 그의 사진들은 그가 보여주고 싶은 결정적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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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결정적 순간을 사진으로 잡다



사진을 찍는 일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사진을 찍는 일이란,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함에 있다. 그래서 소중한 순간들을 찍게 된다. 행복했던 순간, 좋았던 공간 같은 것들이 사진 속에 그대로 남아, 그 순간을 추억하게 만든다.

 

과거 유럽여행을 갔을 때, 기차 안에서 잠시 잠에 들었던 때였다. 순간적으로 아름다운 평야가 나왔음을 짐작했는지, 비몽사몽 한 와중에도 눈을 떠서 품 안에 있던 디지털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했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같이 여행을 갔던 언니가 웃었다. 그렇게 사진으로 찍고, 영상으로 남겨야겠냐고 말이다.

 

사실, 어쩌면 사진을 찍을 시간에 눈으로 감상하는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기억의 유통기한을 떠올려보면, 내 삶의 결정적 순간을 떠올리게 도와줄 사진 한 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본 전시에서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남긴 말 중 하나였던 '인생은 일회적'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닿았다. 사진을 찍는 순간, 그 순간은 사라지고 만다. 다시 그 순간을 재연해달라고 해도, 그 순간은 완벽히 그 순간이 될 수 없다. 그 때문에, 짧고, 덧없고, 늘 위협받고 있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삶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물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은 좀 더 큰 목표가 있었겠지만, 본 전시를 보면서 나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계속했다. 난 왜 사진을 찍고, 그 순간을 왜 남기려고 하는가? 나는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을 것인가? 그의 사진집을 넘기듯 전시를 돌아보며 고찰할 수 있었다.


그는 성공한 셈이 아닌가! 나에게 그의 사진은 2분은 넘치게 바라보는 사진들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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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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