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상과의 소통을 꿈꾸는 공간,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 뮤지엄 展

글 입력 2022.05.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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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_공식 포스터.jpg


 

'세상과의 소통'을 주제로 꿈꾸는 상상의 공간

동화 속 상상의 나라 ‘원더랜드’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뜻밖에도 몇 년 전, 미술관의 기념품 가게였다.

 

당시에 그의 전시회의 부스 앞은 다채로운 색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인지 전혀 계획에도 없던 기념품 가게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를 둘러보며 친구와 자유롭게 구경하던 중,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엽서 앞에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누군가 보면 아주 심각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착각할 정도로 아주 신중하게 엽서를 골랐다. 이에 관한 결과는 바로 아래의 사진과 같다.

 


[크기변환]KakaoTalk_20220511_134507140_02.jpg

 

 

집으로 돌아와서 한곳에 펼쳐보니, 엽서를 고르는 데 있어서 공통된 기준을 몇 가지 발견하게 되었다. 첫 번째:) 그의 작품에는 작은 디테일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 이를 토대로 머릿속에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작품에 대한 배경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를 해석할 방법은 단지 상상하거나, 개인의 경험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위와 같이 나열된 생각들과 함께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는 이후에도 꽤 오랜 시간 동안 방 한편에 머무르게 되었다.

The Shape Game 2003@ Anthony Browne.jpg

The Shape Game 2003@ Anthony Browne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과 함께 다양한 주제의 미디어 아트, 조형물 등의 협업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세상과의 소통'이다.

 

특히, 앤서니 브라운의 상상력 놀이인 '셰이프 게임'은 그의 작품에서 세상과의 소통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이다. 여기서 셰이프 게임이란? 종이 위에 의미 없는 모양 하나를 그리고 다음 사람이 이를 이어받아서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이다.

 

이렇게만 들으면 규칙이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 이 놀이를 시작하면 꽤 오랜 시간 고민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예시로 전시 중간에 설치된 영상을 보면 이 놀이를 적극적이고 신나게 참여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셰이프 게임과 연관된 후기를 보면 부모님=어른들은 어려움을 느끼는 반응이 많았다.

 

그렇다면 셰이프 게임은 어린이들에게만 필요한가?

 

 

[크기변환]KakaoTalk_20220512_093047736.jpg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면 놀이의 형태만 조금씩 달라졌을 뿐 과거와 현재까지 셰이프 게임은 진행중(-ing)이다. 추가로 이 놀이가 왜 어른들에게도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을지 떠올려보면 이에 대한 해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넌 나의 우주야, Our Girl



Our Girl 2020 @ Anthony Browne .jpg

Our Girl 2020 @ Anthony Browne

 

 

무한한 상상이 더해진 셰이프 게임을 통해 앤서니 브라운의 경험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리고 여기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는 바로 가족 시리즈이다. 그중에서도 가상의 남매 이야기가 등장하는 <터널>은 어린 시절, 브라운 형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묘사되었다. 다른 가족 시리즈와는 달리, 경험의 어느 지점은 작품에 영감을 불어넣었지만 때때로 앤서니 브라운은 특정 경험만을 묘사하지 않았다.

 

 

"저는 모든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일부 작품은 제가 어린 시절 겪은 일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을 잇는 그대로 들려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셰이프 게임을 해서 이야기를 변형시킵니다."

 

 

<터널>에서 가상의 남매를 설정하여 자기 형제를 투영한 것과 마찬가지로 2020년 <넌 나의 우주>는 여자 형제를 상상하여 딸 엘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위에 언급된 그의 말처럼 셰이프 게임은 하나의 이야기를 무수히 변형시킬 힘이 있다. 그러므로 작품을 보는 사람에 따라서, 각각의 위치에 존재하는 가족 구성원으로써 공감할 수 있는 범위는 점차 확장되었다.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Voices in the Park



Voices in the Park 1998 @ Anthony Browne.jpg

Voices in the Park 1998 @ Anthony Browne


 

셰이프 게임이 소통을 이끄는 하나의 방식이라면, 앤서니 브라운이 각 작품에 숨겨놓은 여러 장치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 일컫고 싶다.

 

 

Q. 그림 속에 무언가를 감추어둔 이유가 있습니까?

 

A. 흥미로운 단서들을 넣었다. 이야기의 어떤 부분을 작은 흔적들로 남겨두었다.

독자와 작가 모두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으로…! 어른들이 읽어주는 글을 통해서 아이들은 동시에 그림을 읽는다고 생각한다. 그림과 글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어떻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가?

 

 

위의 질문과 대답은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앤서니 브라운의 인터뷰 영상에서 옮겨왔다. 특히나 이 영상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바로 그의 작품 속에 숨어 있던 또 다른 그림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 등 초현실주의 작가들에 많은 영감을 받은 앤서니 브라운은 이를 고스란히 작품에 반영하였다.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와 같은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조적인 분위기를 함께 연출해서 더 극적인 효과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보기만 해도 밝음과 어두움이 극명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배경에 숨긴 디테일을 통해서 책을 읽는 독자나 작품을 보는 관람객에게 끊임없는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러므로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을 관람할 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참고해주세요.

 

① 작품 속에서 앤서니 브라운이 숨겨놓은 여러 디테일을 발견해보세요.

②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력을 발휘해보세요.

 

 

 

미술관에 간 윌리, Willy’s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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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y_s Pictures 2000 @ Anthony Browne

 

 

<미술관에 간 윌리>는 윌리가 좋아하는 고전 명화가 등장한다. 위 작품은 명화 '바벨탑'을 윌리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그림이다. 이것 또한 일종의 셰이프 게임으로 이번 전시에서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을 재해석한 여러 작가처럼, 앤서니 브라운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화가들과의 협업을 이루었다.

 

그리고 <미술관에 간 윌리> 이후에 발표된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은 실제 그의 경험이 반영되었다. 바로 영국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의 레지던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여 진행한 프로젝트를 배경으로 만든 그림책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앤서니 브라운이 느끼는 미술관에 대한 의미를 많은 독자와 관람객에게 각인시켰다.

 

앤서니 브라운에게 무한한 영감을 준 명작이 있는 미술관. 그리고 미술을 사랑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 그의 작품에 이끌려 미술관에 방문한 관람객.

 

전시가 끝날 무렵,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셰이프 게임은 종이뿐만 아니라 머릿속에서 끝나지 않는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그러므로 앤서니 브라운만의 동화 속 상상의 나라 '원더랜드'는 오늘도 많은 어린이에게 점차 몸집을 키우는 상상의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렸던 동심으로 되돌아가는 추억을 선물한다.

 

 

 

안지영.jpg

 

 

[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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