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생각보다 하루에 많은 걸 할 수가 없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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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부터 부모님은 기록,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었는데, 난 그 말을 귓등으로 들었다. '기록'이라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그걸 실천하기에는 너무 게을렀다.
내가 좋다 좋다 하고 싶다 하는 소설 쓰기도 10대 때부터 꾸준히 적어왔다면 내 필력이 현재의 필력보단 훨씬 좋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10대의 나에겐 나보다 친구, 남이 더 중요했다. 나를 위해서 그 작은 시간 하나 내는 게 귀찮고 싫고 피곤했었다.
돌아돌아 20대가 되어서, 성공보단 실패를 많이 한 후 이제는 '남'보단 '나'에게 훨씬 에너지를 많이 쏟게 되며 최근 비로소 이 '기록'이라는 힘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냥 단순히 일상 글을 쓰거나 생각을 쓰는 것도 물론 그렇지만, 그보단 그날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기록, 무엇을 했고, 내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적어두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비로소 제대로 깨닫고 있다.
생각보다 인간은 하루에 많은 일을 하지 못한다는 걸 정말 늦게 깨달았다. 분명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한 게 없을 때의 공허함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참하고 화가 난다.
학교를 다니면서 학점 최선을 다해 챙기면서 제대로 사이드로 하나라도 따로 하는 건 힘든 일이고, 휴학을 하더라도 단기간 언어 공부 포함 다섯 가지를 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함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하루에 1시간-2시간씩만 해당 일을 하더라도 그 시간이 6개월-1년이 쌓이면 어마어마해진다. 가령, 1년 전만 해도 어떻게 다루는지 1도 몰랐던 그래픽 디자인 툴들을 1주일에 2시간 정도만 투자했더니
이 정도 작품을 (목업까지 전부) 만들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그래서 엄청 구체적이진 않아도 분기별로 대략 무엇을 할 것이고, 하루의 어떤 시간대에 무엇을 할 것인지 순서를 정해놓고 하나씩 지워나가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지영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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