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동시대의 예술 경향 살펴보기_Proj1 [미술/전시]

가상공간의 뮤지엄이 필요한 이유
글 입력 2022.04.10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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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가상현실, 온라인 공간의 예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시대가 디지털 시대를 넘어 AI 시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비대면 뮤지엄, 비대면 예술은 다양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가정을 해보자. 노동자를 그림에 담아 대중에게 노동의 힘듦과 고됨을 알리는 예술가가 있고, 이 예술가는 노동자의 현실을 잘 담아내는 예술가로 유명하다. 이 예술가의 작품을 토대로 전시가 기획되었고 전시 기획 취지는 ‘힘든 노동자에게 전하는 위로’이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은 단순히 이 전시를 보고, 이 예술가를 알아가기도, 노동자가 힘든 삶을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전시를 좋은 전시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시 취지가 노동자에게 전하는 위로인데 노동자에게 이 전시가 닿았는지를 고려하면 그렇지 않았다는 답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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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노동자에게 전하는 위로라는 전시 취지를 담은 전시가 노동자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이 질문을 던져보면,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온다. 첫 번째는 정작 전시를 보고 위로받아야 하는 노동자들은 생계를 책임지느라 전시를 보러 어딘가를 가서 시간을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렇게 어렵게 시간을 내서 가더라도 수많은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앉을 공간 하나 없이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 전시장 공간과 전시장에 붙어 있는 수많은 캡션에 적힌 어려운 용어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함은 꼭 노동자뿐만 아니라 뮤지엄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를 느낀다.

 

또한 MARILYN G.HOOD의 “Comfort and caring, two essential environmental factors”라는 논문에서는 미술관을 주로 찾는 사람의 이유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이유를 분석했다. 전자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 ‘무언가 배우는 것’, ‘새로운 경험’에 해당했고, 후자는 ‘편안하고 안락한 시간’,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 ‘활동적 참여’에 해당했다.


이는 후자의 이유에 해당하는 것은 우리가 뮤지엄에서 느낄 수 없다는 말과도 같다. 이 연구는 1990년대에 이뤄진 연구지만, 여전히 2022년의 우리에게도 해당한다는 사실이, 뮤지엄이 지향해온 방향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뮤지엄의 고질적인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메타버스, 온라인, 가상 공간의 뮤지엄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보통의 뮤지엄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크게 받는다. 시간을 내서 가야하고, 간 공간 역시 매우 답답하거나, 장시간 서 있어야 해서 신체에 불편이 있는 사람에게는 큰 결심을 하고 가야 하는 공간이다.


이와 달리 가상 공간의 뮤지엄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 편하게 들어가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현실 공간의 뮤지엄과 달리 전시가 많이 길지도 않아서, 많아야 10분 정도만 소요하면 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장소 역시 퇴근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집, 도서관, 카페 어디서든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가상 공간의 뮤지엄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가 오히려 현실 공간의 뮤지엄보다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현실 공간의 뮤지엄에서 우리는 작품을 눈으로 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요즘 청각과 시각을 접목한 전시도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예술계에서 주된 전시는 시각 의존적이다.


그러나 가상 공간의 뮤지엄은 직접 가서 보는 것보다 생동감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LG시그니처 아트갤러리라는 비대면 뮤지엄에서 진행한 《영원한 현재》라는 전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상 공간의 뮤지엄은 앞서 말한 연구에서 나온 결과였던 ‘편안하고 안락한 시간’,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 ‘활동적 참여’를 위해 뮤지엄을 가지 않는다는 사람의 욕구 역시 충족시킬 수 있다. 이는 제페토를 활용한 예술계의 다양한 활동을 살펴보면 된다.


최근 예술계에서는 제페토를 활용한 다양한 미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제페토를 활용해 작가와의 대화나 관객과의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제페토를 통해 전시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는 아트허브 메타버스 뮤지엄에서 개관전으로 진행한 《Stone People》이라는 전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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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결론은 세상의 모든 뮤지엄이 비대면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제는 대면 뮤지엄이 주류고 비대면 뮤지엄이 비주류이던 현재와 달리 앞으로는 대면과 비대면 뮤지엄 모두 주류로 발전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10/20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비대면 뮤지엄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AI 시대가 점차 도래함으로 인해 우리 세상은 다양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국면은 예술계에도 적용되어야 하고, 이러한 변화가 곧 비대면 뮤지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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