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올려다봐야 사는 세상 - 돈룩업(Don't look up)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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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올려다 봐
미시건 주립대학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태양계를 관찰하던 도중 새로운 궤도로 진입한 혜성을 발견한다. 처음에는 새로운 발견이라며 이 혜성의 이름을 디비아스키라 부르자며 모두 축하를 보냈다.
그러나 케이트는 이 혜성의 궤도가 점차 지구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곧이어 랜들 민디 박사 또한 이 혜성의 궤도를 계산한다. 그러자 이 혜성이 지구를 파괴할 정도의 혜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사실을 나사와 정부에 알려 혜성을 빨리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선책으로 언론의 힘을 빌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기 가십 프로그램 ‘더 데일리 립’에 출연한다. 그러나 그 방송을 통해 디비아스키는 대중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민디 박사는 인기인이 된다.
정작 중요한 혜성 충돌에 대한 관심보다 민디 박사에 대한 관심도만 높아지던 중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에 이 혜성 충돌을 이용하고자 한다. 정부의 계획으로 이용당한 혜성 파괴 계획을 깨달은 민디 박사는 다시 원래 목적이었던 혜성 충돌에 대한 경각심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케이트와 힘을 합쳐 하늘을 쳐다보라는 운동을 시작한다.
혜성 폭파 당일, 정부의 계획은 실패한다. 사람들은 절망에 빠지고 지구는 혼돈에 빠진다. 랜들 민디 박사와 케이트는 어지러운 지구에서 평범한 저녁 식사를 가족들과 준비하고 지구의 종말을 맞이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는 지구가 6개월 뒤면 멸망한다는 불편한 진실에 대중들은 외면한다. 정치인과 언론은 이 사실을 자신들의 욕망에 맞게 왜곡하고 변질한다. 그 결과 대중들은 어떤 것이 진정한 진실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게 된다.
블랙 코미디, 돈 룩 업
이 영화는 기후 위기를 외면하는 현실을 풍자했다. 넷플릭스에 개봉된 직후 1억 1,103만 시간 재생되어 94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에 올랐다.
블랙코미디인 돈 룩 업은 지구가 멸망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로 실존 인물을 그리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어딘가 많이 본 인물들이 떠오른다. 풍자로 가득한 영화는 해외에서는 극찬을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구 종말을 준비하는 민디 박사와 케이트의 모습은 나라도 저렇게 할 것 같다는 공감과 같이 종말을 맞이하는 것처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라면 어땠을까? 나라도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영화처럼 지구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믿지 못할 것이다. 상상도 하지 못한 지구 종말이라는 사실보단 당장 내일의 일을 걱정하는 것이 당연한 삶을 지금까지 살아왔기 때문이다.
영화처럼 가쉽이라 생각하고 평소대로 살다가 혜성이 지구 가까이 왔을 때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구 종말을 맞이할 것 같다.
돈 룩 업은 전 세계의 인구를 향한 경고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라는 민디, 케이트 주장과 하늘을 올려다보지 말라는 정부의 입장이 충돌하며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위인지 시위를 가장한 축제인지 모를 만큼 대중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방황한다.
여전히 지구 종말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나 또한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상태라는 걸 알고 있고 이 상태가 지속한다면 곧 지구는 멸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지금 당장 생활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큰 문제가 아니라 여기며 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속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에 반성과 공감을 했다. 그런 점 때문일까?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가 불편하다 느끼게 한 것 같다. 알고 싶지 않은 신경 쓰면 골치 아픈 진실을 들춰내서일까? 외면하면 안 되는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한 영화라서 그런지 영화는 직설적이고 확실한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진실을 마주해야 우리는 살 수 있다. 그것이 영화의 메시지이다.
[나시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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