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마음에 불었던 바람, 논어의 멜로디로 잠재우다 - 논어와 음악

도서 '논어와 음악'에 녹아있는 삶의 교훈, 인생의 선물
글 입력 2021.09.1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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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최근 읽은 책 ‘논어와 음악’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아리송하지만 무게감있는 한 구절이었다.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물음에서부터 한걸음 멈춰서 우리는 과연 한 사람을 온전히 소유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내게 던졌고, 인간이 인간에게 가지는 소유욕의 의미를 되짚어보았다.

 

책의 첫머리를 여는 이 시가 전달하고자하는 ‘알뜰한 유혹’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 유혹을 물리칠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묵직한 사람, 온 세상의 yes보다도 내 인생에서 더 값진 의미를 지닌 사람을 말하는것일까 하는 호기심의 회오리가 몰아쳐왔다.


저자는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세상을 보는 잣대와 세상을 대하는 줏대가 뚜렷한 사람’이라고 기술했다. 동시에 세상의 핵심을 온전하게 꿰뚫어야 하며 외풍을 견디고 편견을 이겨내는 균형, 선유하지 않으면서도 유연성을 갖춘 인생의 잣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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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음악에서 ‘그 사람’의 본보기로 삼은 사람은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 공자였다.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어지러운 마음을 바로 세우려는 책무를 다하려는 사람이 바로 공자였고, 온고지신의 자세로 공자의 가르침을 현재 우리 사회와 미래세대가 직면한 문제에 적용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인생 접하는 첫 ‘논어’를 음악과 접목시킨 책이라, 간만에 신선한 배움의 양식이 차곡히 쌓이는 듯했다. 전쟁이 끊이지않던 춘추시대, 인으로 다스리는 나라를 주창했던 공자의 마음에는 상상치도 못할 수많은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다시금 잔잔해졌을것이다.

 

지금 당장 우리의 삶을 떠올려봐도 많게는 하루에도 수십번의 유혹이 우리를 다그치고, 매순간의 선택이 불러오는 여파로 끊임없이 마음이 일렁인다. 그 유혹은 감정의 충돌과, 굳건함과 연약함을 넘나드는 생각과, 또 가끔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찾아오는 정돈되지 않는 마음의 물결 모두를 관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공자는 음악과 함께했고, 거문고를 익힐때에도 단순히 기교뿐 아니라 곡의 의미와 작곡가의 사람됨을 이해할 때까지 연주에 정진했다하니, 그동안 내가 알던 동양의 대표철학가 공자는 멋진 음악가이기도 했다.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예라면, 음악에 인이 담겨있다고 믿으며 인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예악을 강조한 공자. 스스로를 닦고 사람을 잘 다스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는 꿈,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의미가 더욱 밀도있는 가르침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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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배움과 학문에 바친 교육자이기도 한 공자는학이시습’(學而時習)을 강조했다. 아들 백어와 애제자 안연, 호위무사 자로 등 소중한 사람을 자신보다 먼저 떠나보내야했던 공자는 그의 슬픔과 좌절을 ‘배움을 사랑하는것’으로 승화했다. 학이시습에 대한 대표적 주석중 하나인 주자의 해석도 상당히 흥미롭다.

 

 

“배운다는 것은 본받는다는 의미이며, 익힌다는 것은 새가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

 

 

인생에서 피할수 없는 한가지를 골라야 된다면 ‘배움’은 아마도 유력한 상위후보에 들지않을까.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배움속에서 늘 성장해왔으며, 배움의 과정이 울퉁불퉁할지라도 절대 그것을 저버리진 않는다. 인간은 배움과는 뗄래야 뗄수 없는 존재이며 배움에 대한 욕망과, 배움이 지닌 진실된 의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식이든 경험에서 습득한 인생의 교훈이든 우리는 매순간 배움을 추구하며 정진해나간다. ‘논어와 음악’을 접하며 학이시습을 또한번 행하고,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배우고자 하는 태도로 내 일상을 물들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저자는 불평등과 양극화, 자연파괴는 인류의 전지구적 문제가 되었고, 그렇기에 이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한 때이며, 물질과 정신의 대립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부가 각자의 삶에 가지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지만 그렇다해서 부의 영향력에 쉽게 휘둘려서도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의롭지 않은 ‘부’가 행복일까, 정신의 가난함을 경계해야한다는 것을 뜻하는 '빈이무첨'(貧而無諂)이 번득 눈에 띄였다. 말솜씨와 사업수완이 당대 최고였던 공자의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가난해도 아첨함이 없으며 부유해도 교만함이 없다면 어떠합니까?”

 

공자는 답했다. “괜찮긴 하지만 가난하면서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 예를 좋아하는 사람만 같지 못하니라.”

 

 

이 대목은 공자의 사상에 대한 감탄이 폭죽처럼 터지던 또하나의 아찔한 순간이었다. 삶의 가치를 운운하는 누군가의 질문에 자신의 확고한 줏대로 이처럼 망설임없이 답할 수 있다는 점이 존경스러웠으며, 그 답에 담긴 생각의 깊이에 감동의 메아리가 울부짖었다.

 

저자는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 것은 자공이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일이지만,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건 노력 그 이상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자의 가르침을 독자에게 다시금 되새긴다.

 

 

“부와 귀는 사람이 바라는 바이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았다면 누리지 않아야 하느니라. 빈과 천은 사람이 싫어하는 바이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버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군자가 인을 저버린다면, 무엇으로 군자라는 이름을 완성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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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물질적 가치가 정신적 가치를 지배하게 될 때 그만큼 좌절스런 순간도 없다. 이상을 실현시킬 수단으로서 작용하면 좋겠지만 때론 부의 가치는 얼룩지기도 하며, 부의 압도적인 힘에 의해 이상이 찌그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스스로에게 늘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부는 물질적 가치에 불과하며 내가 중요히 여기는 삶의 가치들이 올곧고 당차게 자라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논어에 녹아있는 곧은 가르침과 가수 양희은씨의 인생의 선물을 함께 엮은 부분이 좋았다.

 

따뜻한 가르침, 한 편의 시 같은 아름다운 가사가 내 마음에 불었던 바람을 포근히 잠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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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선물

 

                 양희은

 

봄산에 피는 꽃이 그리도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정말로 몰랐네

봄산에 지는 꽃이 그리도그리도 고울 줄이야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생각을 못했네

만약에 누군가가 내게 다시 세월을 돌려준다하더라도
웃으면서 조용하게 싫다고 말을 할 테야

다시 또 알 수 없는 안갯빛 같은 젊음이라면
생각만 해도 힘이 드니까 나이 든 지금이 더 좋아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봄이면 산에 들에 피는 꽃들이 그리도 고운 줄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정말로 몰랐네

내 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그 후에야
비로소 내 마음에 꽃 하나 들어와 피어있었네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하지 않고 고개 끄덕이며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하나 하나 있다면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하지 않고 지는 해 함께 바라봐 줄
친구만 있다면 더 이상 다른 건 바랄 게 없어

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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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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