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 국가 미술관 탐방기 - 도서 '북유럽 미술관 여행'

글 입력 2024.02.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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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을 가본 적은 없지만, '북유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복지국가, 쾌적한, 낭만, 행복, 드넓은 자연'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연상되곤 한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한 순간을 자주 마주할 것 같다. 이는 검증된 결과이기도 하다.

 

매년 UN이 발간하는 세계행복보고서의 행복지수 순위에서 북유럽 국가는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행복지수 순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인구 560만 명의 핀란드로 나타났다. 이어 2위에는 덴마크, 6위와 7위는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있다. 북유럽에 속하는 국가들은 매해 상위권을 기록하며 다른 국가에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있다.

 

책을 써 내려간 저자 이은화는 어느 날 문득 행복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미술을 좋아하고, 그곳에는 어떤 미술관들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다. 뮤지엄 스토리텔러로서 일해온 20년 동안 주로 서유럽 국가의 미술에 집중해 북유럽 국가의 미술계에 주목해 오지 않았던 자신의 커리어를 돌이켜 보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북유럽행 티켓을 끊고, 미지의 세계로 향했다.

 

<북유럽 미술관 여행>은 북유럽으로 향해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5개국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미술관과 문화 공간 30곳을 담아낸 기록 모음집이다. 두 눈으로 생생히 보고 공간을 거닐면서 느꼈던 발자취가 글자와 사진으로 온전히 수록되어 있다.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책을 읽으면서 여행이 주는 인사이트와 설렘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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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건축 양식을 품은 북유럽 국가 미술관의 매력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보여준다. 직접 보고 거닐던 공간에 대한 감상과 현장의 분위기를 책에 그대로 옮겨와 상상으로만 가볼 수 있는 공간을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그날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80km 떨어진 예브나케르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키스테포스 뮤지엄을 가기 위해 하루에 한 번만 운행하는 키스테포스행 직행버스를 탄 이야기, 드넓은 뮤지엄 단지 중 궁금증을 가졌던 90도 뒤틀린 다리 갤러리 '더 트위스트'로 가장 먼저 향했던 발걸음 등 자신의 시선을 글자에 담아내고 있다.

 

글자를 읽다 보면, 저자의 시선은 곧 나의 시선이 된다. 함께 여행하며 실제 북유럽 미술관에 와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곳에 실제로 가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과 말, 뻔하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실 해외여행 중 한국 작가의 작품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뉘브루케트 전시실을 빠져나오는데, 노르웨이 여성이 혹시 한국에서 왔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자신이 서도호 작가의 팬이라고 했다.

 

한국에서야 서도호 작가의 작품을 여러 번 봤지만, 노르웨이 숲속에서 그의 개인전과 팬까지 만나는 건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한국 현대미술이 북유럽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_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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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나라와 다른 북유럽 미술관만의 특색과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접적인 경험은 직접적인 경험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진다. 앉아서 하는 여행인 독서를 하다 보면 몸으로 하는 독서인 여행을 하고 싶기 마련인데, <북유럽 미술관 여행>이 바로 그런 책이다.

 

저자가 아카이빙한 북유럽 미술관은 대부분 도시재생, 지역의 자연환경을 고려한 건축적인 설계하에 자연 친화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네모반듯한 미술관이 아닌, 유연한 곡선 형태의 미술관도 많았다. 그 모습이 자연을 내려다보며 올라서 있지 않고, 자연과 상생하며 순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 '보이는 수장고' 개념을 도입해 공간 전체를 관람객에게 세계 최초로 개방한 네덜란드의 데포 보이만스 판뵈닝언과 같이 우리나라 미술계에 시사점을 남겨주는 사례도 있었다. 데포 미술관은 유리 벽 밖에서 보는 게 아닌, 관객들이 직접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진정으로 모두에게 열린 미술관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100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심거나 태양광 전지판, 빗물 저장소 등의 시설을 갖추어 친환경 건물을 만들고, 버려진 산업시설을 재활용하는 등 국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미술관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한 고민으로부터 북유럽 국가의 특색있는 미술관과 창의적인 시스템에는 설립되기까지, 그리고 설립된 후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스며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어떤 생각과 자세로 일에 임하는지, 미술관이 말해주고 있는 듯했다.

 

<북유럽 미술관 여행>을 이루는 내용은 미술관이 전부가 아니었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감싸며 펼쳐지는 갖가지의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로 인해 북유럽의 미술관이 더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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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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