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연습 [사람]

글 입력 2021.08.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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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나는 오늘도 아침에 눈을 떴다. 다른 사람에게는 하루를 시작하는 첫 행위일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이러한 행위가 매일 새롭고 신기하다.

 

 

 

나에게 허락된 아침



과거에 특별했던 경험이 두어 차례 있었다. 한번은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고, 나머지 한번은 대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밤, 잠을 자는 도중 심장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 일순간 가슴을 쥐어짜는 느낌과 함께 눈이 떠지지 않았다. 소리를 칠 수도 없이 그 고통에 갇혀 머물러야 했다.


"이러다 못 일어나면 어쩌지? 나 학교 가야 하는데. 아빠 엄마도 봐야 하는데…."


이 순간이 끝인 것 같았다. 당장 내일 해야 할 일도 있고, 부모님 얼굴을 보면서 아침 인사하고 맛있는 밥도 먹고 싶었다. 과연 이런 일상이 내일도 가능할까 싶었다. 그 느낌 이후로 하루를 끝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무서웠다.

 

그렇게 매일의 아침은 나에게 허락되어야만 맞이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아침의 다채로운 느낌



부모님과 살 때는 귓가에 들려오는 고양이들의 울음소리로 시작했다. 그리고는 두 마리의 작고 부드러운 꿈틀거림에 안도감을 느끼며 눈을 떴다.

 

오늘도 내가 아침을 맞이했구나. 올해 초 독립 후 혼자 지내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조금 달랐다. 밖에서 저 멀리 들려오는 사람들 대화 소리, 현관문을 '쿵' 여닫는 소리, 계단을 내려오는 묵직한 발소리에 잠에서 화들짝 깨 눈을 뜨곤 했다. 오늘도 내가 아침을 맞이했구나. 다시 시작했구나.


여행을 가면 조금 달랐다. 바다에서 맞는 하루의 첫 번째 인사는 코끝 바다 비린내이기도 했고, 산속에서 맞는 그것은 우거진 나무의 묵직함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맞는 아침이기 때문에 "간밤에 혹시나 무슨 일이 있지는 않을까? 내일 여기서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함께했다.

 

스무 살 첫 여행, 동네 구멍가게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민박에서 어려운 잠을 청하며 이렇게 귀여운 고민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벗어나 매번 다른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기에 여행을 좋아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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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3일 오전 6시 32분 속초 동명항.

눈 뜬지 10분만에 맞은 나의 아침.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연습



나는 지금도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하루를 맞이한다.

 

단순히 그저 때가 되면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날을 맞이하는 연습을 한다. 어제의 지난 일은 흘려보내고 내 시야 앞에 보이는 오늘을 살아갈 준비를 한다. 내게 새로운 날이 계속 주어지는 한 나는 끊임없이 눈을 뜨고 숨 쉬며 살아가는 연습을 할 것이다.

 

 

 

당신의 아침은 어떠하신가요?



아침을 맞이하는 당신의 아침은 어떠하신가요. 어디에서 누구 혹은 어떤 것과 함께 맞나요? 아침에 느끼는 당신의 첫 감정은 무엇인가요. 아무렴 좋습니다. 이미 당신의 아침은 시작되었고, 당신은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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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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