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도 '안읽씹'이 되나요? [사람]

미스백 이야기, 첫 번째 페이지.
글 입력 2021.07.1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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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건대 필자는 연락을 안 보고, 또 안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아예 휴대전화를 안 보는 것이냐? 그것은 아니다. 사실 쌓인 메시지들의 대부분은 존재를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속의 내용은 모르더라도, 카카오톡/인스타그램 앱 아이콘 위 빨간색 알림 배지의 숫자 증감을 통해 '내가 읽고 답장해야 할 메시지가 어젯밤보다 50개쯤 더 늘어났다'는 객관적 사실 정도는 알 수 있다. 가끔은 타이밍이 맞는다면 새로 온 메시지의 내용을 잠금 화면에서 미리 보기로 확인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인지'가 '답장'으로 빠르게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나는 하루 내지 이틀 후에야 겨우 답장을 보낸다. 답장을 아예 안 보내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세간에서 논란이 뜨거운 "안읽씹(안 읽고 씹기)"을 일삼는 존재가 바로 필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다니는 학교의 커뮤니티 인기 글에 따르면, 안읽씹을 당하느니 차라리 "읽씹(읽고 씹기)"이 낫다고들 한다. 필자는 무언가 답장을 바라고 보낸 메시지라면 ― 안읽씹은 언젠가 읽고 답장을 해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 읽씹보다는 안읽씹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세상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따라서 나의 안읽씹 습성을 처음 마주했을 때, '안읽씹'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한테 뭐 화난 일 있나?
아니면 내가 귀찮나?"
 

 

하지만 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후자는 반 정도 맞은 추측이다. '귀찮다'는 단어로 일축하자니 조금 마음이 아프지만, 내가 메신저에 답장해야겠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은 솔직히 귀찮음의 감정과 유사하다. 그럼 맞은 추측이지 왜 반만 맞은 추측인가? 정확히 설명하자면 내가 느끼는 귀찮음은 '당신'이라는 바로 그 대상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무슨 개소리냐, 하고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 정말로 그렇다. 그리고 이 귀찮음의 대상이 왜 '당신'이 아닌지를 이해하려면, 당신은 뜬금없게도 필자가 가진 '사랑의 형태'를 먼저 알아야 한다.

 

 

 

사랑의 형태: '기억'


 

*참고: 이 장에서 '사랑'은 연애 감정에 한정된 개념이 아니라 모든 유형의 '호감'을 의미한다.

 

한국 MZ세대를 휩쓸고 간 MBTI 심리 테스트에 따르면 필자는 ENTP 유형이다. 외향적인 데다 직관에 따라 들이받아 버리는 '노빠꾸(No Back)' 타입인지라, 필자는 보통 모임에 잘 안 빠질 것 같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것 역시 반만 맞은 평가다. 필자가 사람을 만나러 자주 나가긴 한다. 하지만 필자는 최근 시행된 3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 조치에도 별 타격이 없다. 왜냐하면, 필자는 아주 오래 전부터 한 약속에는 한 명씩만 만난다는 원칙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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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외향적인 유형의 사람이라면서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그것은 필자가 가진 사랑의 형태가 '기억'이기 때문이다. 문학 전공자여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좋아하는 대상에 대하여 그 대상이 가진 서사를 연속적으로 기억함으로써 사랑을 한다.

 

가령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나는 당신이 늘어놓는 모든 사실의 나열 ― 피카소 전시회를 갔다 왔는데 재미있었다, 학원 친구가 재수없게 굴어서 짜증났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망고는 외국에 사는 친구가 준 것이다 ― 들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차후 당신이 내가 이미 기억한 서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려고 한다면, 나는 내가 이전에 기억을 멈추었던 지점에서 시작하여 다시 기억을 연속적으로 이어간다.

 

그러니까 이런 것이다.

 

 

A: 이거 망고 맛있지? 캐나다에 사는 내 친구가 한국에 왔을 때 선물로 줬어. 그 친구가 나보다 나이는 세 살 많은데 참 사람이 좋고 속이 깊어.

나: 그렇구나. 망고 맛있네.

 

(6개월 후)

 

A: 어제 친구를 만났어. 내가 정말 아끼는 친구인데 나보다 세 살이 많거든?

나: 그때 망고 사준 캐나다에 사는 친구? 사람 좋고 속이 깊다던?

A: 아니, 그걸 기억해?

 

 

위의 사례는 가상의 예시이지만, 실제로도 필자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서사가 내 안에서 끝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무의식중에 분투하는 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 뇌 용량이 남아도는 한가한 인간이거나 한 번 들은 것이라면 모조리 기억할 수 있는 엄청난 천재여서 이런 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는 매우 자기중심적인 유형의 사람이며 항상 수많은 '내 생각들'로 뇌를 채우기 바쁘다. 내 생각 담기에도 뇌내공간이 부족해 죽겠는데, 굳이 남의 자잘한 정보들을 기억할 필요도, 의사도 없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필자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남의 정보를 들었을 때, 그것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깨끗하게 잊어버림으로써 뇌 용량을 사수한다.

 

그런데 이런 열악한 뇌용량 속에 내가 누군가의 사적인 정보를, 그것도 장기간 누적된 형태로 담아두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내가 가진 사랑의 형태인 것이다. 이 특이한 기억법은 누가 시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필자가 의도적으로 "기억을 시작해야지!"하고 선포했기 때문에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필자가 대상을 사랑하게 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무의식 저편에서 시작되는 현상이다.

 

 


"사랑도 안읽씹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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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다시 안읽씹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필자가 '기억'으로 사랑을 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필자가 '한 약속에는 한 사람만 만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렇다. 좁아터진 뇌 속에 상대에 대한 사소한 정보들을 모두 집어넣는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나에게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요한다. 그런데 만약 이 '상대'가 여러 명이 된다면? 필자는 '기억하기'를 포기해버리거나 정보의 홍수 속에 잠긴 채, 매우 고통스러운 상태로 겨우겨우 중요한 몇 가지의 정보만 주워 담을 것이다. 이 '상대' 중에 '사랑까지는 아닌' 사람이 껴 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수많은 메신저들을 생각해보라. 당신은 하루에 몇 명의 정보를 동시에 접하고 있는가?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시간상의 제약으로 대화가 적어도 몇 시간 내에 끊어지지만, 메신저상의 대화는 며칠에 걸쳐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율이 너무 높고, 대화를 잘 끝내더라도 너무나 쉽게 다른 연락이 시작된다. 이렇듯 '읽지 않은 남의 정보'가 가득한 메시지창을 가만 보고 있으면, 필자는 답장도 하기 전에 현기증이 나고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당신이 어디의 누구여서 생기는 귀찮음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일단 2명 이상의 상대에게서 연락이 와 있는 채팅 목록을 여는 순간, 필자는 극도로 피로감을 느끼며 도로 메신저 앱을 닫아버리기 일쑤다.

 

물론 급한 연락 ― 팀 프로젝트 관련 공지나 약속 일정 변경에 대한 연락 등 ― 은 확인하는 대로 답장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필자의 전화번호를 알 정도로 친한 사람들에 한하여 문자(SMS)와 전화라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문자와 전화는 필자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선뜻 사용할 수 없기에 여러 명의 연락이 밀릴 일이 없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1대 1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그 사람의 사적인 정보가 나에게 더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


물론 연락이 잘 안 되는 것은 좋은 특성이 아니기에 타인에게 무조건적인 이해를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가끔은, 필자와 같이 연락은 잘 되지 않지만 만났을 때만큼은 당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이렇게 생각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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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사람이 그래도 나를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 [미스백 이야기] 시리즈에는 우리의 문화와 관련하여 에디터의 솔직한 사담을 담은 글들이 격주로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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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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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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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로예
    •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신지예입니다.

      우선, 나경님과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어 글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다시 한번 글을 통해 보니 '안읽씹'이라는 주제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마음의 거리와 관계없이 왜 안읽씹을 하게 될까', '나는 안읽씹을 지양하면서도 왜 때로는 자체 안읽씹을 해버리는 것일까.' 와 같은 질문을 하며 글을 읽었습니다. 분명한건, 그 사람들의 말들을 씹고 싶어서 씹는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문득 '안 읽고 씹기'라는 말의 표현이 거슬렸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읽었으나 정신적 피로감 때문에 답장을 '늦추는 것'이지 '씹는 것'은 아니니까요. 씹는다는 언어의 온도가 '답장을 늦게 하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누구나 각자의 상황이 있고, 집중해야 할 순간이 있고, 피로 사회에서 한 발자국 멀어져 쉬고 싶은 순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순간에 '모든 사람'에게 '실시간 답장'을 해야한다는 의무감은 오히려 정신을 병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족이나 연인같이 특수한 관계는 예외겠지만요. 각자의 속도와 상황에 맞춰 답장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사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대부분의 나날을 카톡창을 다 비운 채로 잠드는데요. 이를 위해 때로는 톡을 '읽고, 답장을 안 한 상태'로 대화를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누가 봐도 대화가 끝난 상태에요. 그러다 어떤 때는 실수로 꼭 해야하는 답장을 못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사과를 구하고 다시 답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카톡창이 쌓여있다는 그 정신적 피로감부터 지우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네요.

      일상 속에서 매일 접하는 고민에 대해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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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
    • 2021.08.15 18: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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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로예안녕하세요 신지예님.

      그 사람들의 말들을 '씹고 싶어서 씹는 건 아니다', 답장을 '늦추는 것'이다. 정말 제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그대로 정리해주셨네요. 맞아요, 지예님의 말씀을 듣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안읽씹을 하긴 하지만,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제하고는) 답장을 꼭 해주는 편인 것 같아요.

      물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왜 이제와서 답장을 하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 역시 저의 사랑의 형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당신을 잊은 것이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자 늦더라도 답장을 꼭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점차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자니 저도 지예님처럼 하루 끝에서라도 답장을 몰아서 해 주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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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랑
    • 안녕하세요, 에디터 박이빈입니다. 사랑도 ‘안읽씹’이 되나요? 라는 나경 님 글의 제목을 읽자마자 상당히 공감 가는 글일 것 같다는 예감을 했는데 그 예감이 딱 맞아떨어졌어요.

      ‘난 멀티 안 돼서 그런 거 못 해’라는 말을 달고 살고, 왜 이렇게 늦냐며 질타 받을 때가 잦은 저 역시도 여러 사람들에게 동시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아 읽지 않은 메시지,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상당히 공감 가는 글이었어요.

      저는 저의 이런 성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아무래도 ‘인싸’처럼 인간 관계를 유연하게 관리하는 이들을 막연하게 부러워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경 님의 글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던 상태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읽씹’에 대해 이토록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작성한 글이라니,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던 글이었어요.

      인상적인 부분은 뇌 용량에 대해 논하는 부분이었어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남의 정보를 들었을 때 그것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깨끗하게 잊어버림으로써 뇌 용량을 사수한다.’ 이 부분은 나경 님의 고집스러운 습관처럼 느껴졌는데, 이때의 고집스러움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힘이 나올 수 있는 구실처럼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 스마트폰이 없는, 그러니까 즉각적인 연락을 할 수 있는 수단조차 없는 세계를 상상하며 그때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왠지 나경 님도 그런 생각을 해 보신 적이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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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
    • 2021.08.15 18: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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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랑안녕하세요 박이빈님.

      너무 정확히 맞추셔서 잠시 당황했었네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1년간 2G 폴더폰을 썼었는데, 지금도 자주 그 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나와 관계를 맺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보 2분 이내의 거리에 있어서 연락할 필요 없이 그냥 면대면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고등학교 외부의 사람들(가족, 중학교 친구들)과는 내가 필요할 때만 가끔씩 노트북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그때가 정말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심지어 고3 때는 '공부'라는 정말 큰 면죄부 덕분에 연락 속도에 대해서는 딱히 욕을 먹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고집스러운 습관'이라는 지적도 정말 저에게 적절한 설명인 것 같아요. 말씀하신 방법대로 아낀 뇌용량을, 1대 1로 친한 친구를 만나서 잡담을 나눌 때 남김없이 채우는 것이 저의 습관입니다. (그때는 휴대폰도 거의 보지 않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 생각보다 많아서 기분이 좋아지네요 :)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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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nso43
    •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신소연입니다.

      저도 안읽씹을 자주 하는 편이라 공감하면서 글을 읽었어요. 안읽씹을 하면서도 어떤 마음에서 그러는 걸까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이 글을 읽으며 조금 명확해진 것 같아요. 저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낼 시간도 부족한데 안 그런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쓰는 게 낭비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엔 한계가 있으니 그것을 잘 선택해서 사용하는 게 어쩌면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어요.

      한정되어 있는 뇌용량 속에 누군가와의 서사를 오래 기억하고 있는 것,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그 행동이 에디터님만의 사랑의 형태라는 부분에서, 그 사랑의 대상이 된 누군가는 참 행복한 사람이겠구나 싶었어요. 저만의 사랑의 정의는 무엇일까 골몰히 생각하게 되네요.

      안읽씹을 자주 하는 사람으로서 주변 사람들에게 제 입장을 항변하고자 보여주고 싶은 글이네요..! ㅎㅎ 스쳐지나보내는 일상 속 고민들을 이렇게 잘 다듬어서 글로 풀어내는 것도 능력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솔직한 사담들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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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
    • 2021.08.15 18: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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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inso43안녕하세요 신소연님.

      윗분 댓글에도 언급했지만, 생각보다 주변에 안읽씹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안읽씹 배척 사회(?)에서 또 한 명의 동료를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물론 저의 사랑의 형태가 로맨틱해보일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너의 모든 걸 알고싶어'와 유사한 감성이라고나할까요? 하지만 저는 이것이 과도해지면 상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뭐든 과하면 안 좋지만, '상대에 대한 기억'이라는 것은 '상대에 대한 집착'으로 너무나 쉽게 변질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상대가 저의 사랑을 원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만 무한한 기억공간을 바치는 것 같아요. 네이버/구글 등이 제공하는 기간제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말이죠.

      이렇게 '연락'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쯤 되면 카카오톡도 '비활성화'기능을 도입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저의 사소한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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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
    • 좋은 글 잘봤습니다.
      이럴수도 있겠구나 생각해봅니다. ㅎㅎ
      좋은 하루되세요 아 하루는 아쉬우니 10년되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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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RO
    • 2022.06.01 15: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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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안녕하세요, 이대로 님.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대로 님도 행복한 10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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