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낭만’의 이야기를 주는 전시 – 투디 : 낭만에 대해서 [전시]

글 입력 2024.01.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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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전시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전시는 그림, 사진, 조형물 등등 종류가 너무 다양하므로 이유를 한 가지로 함축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단순히 선호하는 작품의 종류가 있을 수도 있고 사람마다 감상하고 즐기는 방법이 다 다르기도 한데, 이 또한 전시의 다른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나 또한 전시를 즐겨보는 편에 속한다. 전시의 종류 상관없이 단순히 나의 흥미를 끌 수 있다면 가리지 않고 다 관람하는 편에 속하는데, 어떻게 보면 취향이 없어 보이는 이러한 선택은 내가 전시를 즐겨 보는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

 

내가 맨 처음 전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이유는 거창한 이유 없이 단순하게 ‘아름다운 것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내 눈을 홀릴 수 있는 화려한 색채, 구조, 구성일수록 더욱 좋아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전시를 마구잡이로 관람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작품 하나하나가 주는 분위기와 화려함을 눈으로 즐기는 관람을 주로 했었는데, 점차 관람한 전시의 횟수가 많아지면서 그 외의 것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눈으로 즐기는 관람을 계속하면서도 전체 흐름이 가지는 매력 즉, 전시의 구성 그 자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전시’라는 것은 작품이 가지는 가치와 매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많은 고심 끝에 열리는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작가마다 가지는 특징이 다르기에 이러한 특징을 살리기 위해 전시는 각각의 테마를 가지게 되고 이러한 테마에 맞추어 공간, 배치, 소품 등을 정하게 된다.

 

관람객은 이러한 구성의 도움을 받아 작품에 더욱 몰입하기도 하며, 작가의 변화를 느끼기도 한다.

 

 

투디 포스터.jpg


 

이번에 새롭게 감상한 전시는 라이크디즈1601에서 열린 투디 작가의 개인전인 <투디 : 낭만에 대해서>이다. 디지털 드로잉 전시로 평소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꼭 맞는 전시라 선택하게 되었다.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


 

전시가 열린 장소인 라이크디즈1601은 작품을 전시하고 이를 활용한 아트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일종의 공유 갤러리로 음료를 마시면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음료 선택은 강요가 아니기 때문에 음료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구조다 보니 전시의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의자에 앉아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평소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질감, 요소 등을 구석구석 살펴보는 편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한 작품을 보면서 작가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작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일반적인 전시에서는 다른 관람객에게 민폐가 될 수 있기에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엽서 (1).jpg


 

하지만, 이번 전시의 경우 전시회의 분위기 자체가 그러한 제약 없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느낌이 강해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를 천천히 오랫동안 지켜보고 다른 작품과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다시 돌아가 보기도 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던 전시였다.

 

또, 전시를 관람한 후 작품이 담긴 엽서와 책갈피를 무료로 받을 수 있어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작품과 이야기를 다시 회상할 수 있었다.

 

 

 

낭만에 대하여


 

투디 설명 (1).jpg

 

 

이번 전시의 주요 테마는 ‘낭만’이다. 다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움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작가는 ‘SNS를 통해 보이는 세상은 낭만이 넘쳐나고 개인의 낭만은 상대의 낭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데, 낭만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 깊고 복잡한 감정과 경험을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작품에 녹여 내고 있다.

 

실제로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이러한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데, 작품이 낭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면 할수록 쓸쓸하고도 아련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부분인데, 몇몇 작품들의 제목을 대비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허무함을 강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작가가 낭만의 양면성과 아이러니를 표현한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기다림, 쓸쓸함, 고독처럼 부정적이고 외로움 느낌의 단어도 낭만과 나란히 쓰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모순을 시각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그림의 분위기를 아우르는 마침표가 바로 작품의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1).jpg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때 제목을 먼저 보지 않고 그림 속 인물이 담고 있는 인물의 시선과 감정을 보고 작품의 이야기를 상상한 뒤 제목을 확인했었다. 평소와 다른 감상 방식이었지만, 이야기의 창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꽤 재밌는 방법이었다.

 

각각의 작품마다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일까 고민해보는 시간은 역으로 나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기도 하였다. 특히나 몇몇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같았기에 작품의 순서를 머릿속으로 다시 재구성해서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 보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

 

 

 

정소형.jpg

 

 

[정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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