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늘을 담아내는 어나더 스크린 [영화]

글 입력 2021.06.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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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필름 저널, 어나더 게이즈(Another Gaze)와 어나더 게이즈가 런칭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어나더 스크린(Another Screen)을 소개한다.

 

2016년 1월에 설립된 어나더 게이즈는 영상 창작자, 출연진 및 관중으로서의 여성 및 퀴어 비평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웹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에세이, 칼럼, 리뷰를, 그리고 유튜브 채널에서는 영화 제작자와의 심층 인터뷰를 제공한다. 정기적으로 저널도 출판 중이다.

 

어나더 게이즈에서 최근 새로 시작한 스트리밍 프로젝트인 어나더 스크린은 지역 및 제작 방식과 관계없이 다양한 여성 영화를 선정, 업로드된 영화를 일주일 동안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한국어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번역자막이 제공되며, 관람자에게 다채로운 질문을 던지고 심층적 감상을 돕는 관련 에세이를 함께 읽을 수 있다. 무료로 운영되는 서비스지만 정기 후원 시스템을 운영 중으로, 정기 후원자에게는 저널을 비롯한 기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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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진행된 이벤트는 “For a Free Palestine: Films by Palestine Women”으로, 총 열여섯 개에 달하는 여성 감독들의 작품을 한 달 동안 순차적으로 공개해왔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서 모인 금액은 모두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역의 의료, 법 및 인프라 개선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5월 18일에 시작하여 내일 6월 18일에 종료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정치적 맥락이 짙었던 팔레스타인 영화들을 선정, 작품 속 반복되는 패턴을 추출하여 이어 붙이는 기법을 선보인 “Perpetual Recurrences”, 소녀 라일라의 눈으로 바라본 팔레스타인 전선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 “The Road to Palestine”, 구글 스트리트 뷰를 통해 고향의 모습을 소개하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이야기 “Your Father Was Born A 100 Years Old, And So Was The Nakba”를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콜라주와 사운드트랙을 통해 역설적으로 동부 예루살렘의 남성 폭력 문화를 조명한 “Blessed Blessed Oblivion”, 1929년 영국 고등법무관에 대항한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침묵시위를 담은 “The Silent Protest: Jerusalem 1929”, 가자 지역을 시간이 멈춘 채 고립된 듯한 신화 속 공간으로 묘사한 “Electrical Gaza”,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의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중동의 정치적 맥락 하에 재구성한 “A Space Exodus”, 전쟁으로 황폐해진 상황 속 희망과 향수, 절망을 노래하는 단편 영화 “Moonscape” 등이 함께 서비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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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프로젝트는 막을 내리지만,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영화감독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를 주인공으로 한 “Marguerite Duras on Television”프로젝트가 여전히 서비스 중이다.

 

릴리 오웬 로우랜드(Lili Owen Rowlands)의 섬세한 에세이와 함께, 프랑스 TV 프로그램 “Dim Dam Dom”에서 송출된 뒤라스의 인터뷰 여섯 개를 감상할 수 있다. 뒤라스와 인터뷰어와의 대화를 통해 일과 자아, 연기와 영화, 동물과 인간, 무너진 윤리의식, 인간 내면 등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를 탐색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어나더 스크린을 통해 그동안 흘려보냈던 이야기,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담론들에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 짧지만 강렬한 영상은 우리를 지구 어딘가의 치열한 삶의 현장 속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익숙한 화면을 닫고 또 다른 화면을 열어보자. 화면 속에 새로운 장면들이 펼쳐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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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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