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잊혀진 국산 애니메이션의 수작, 고스트 메신저 [애니]

언젠가는 날아오를 수 있기를 바라며
글 입력 2021.04.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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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애니메이션' 하면 일본의 만화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애니메이션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라고 물어보면 흔히들 얘기하는 것이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같은 잔잔한 느낌의 애니, 몇년 전 우리나라를 강타한 '너의 이름은'과 더불어 최근 극장가를 들썩이게 한 '귀멸의 칼날', 연재가 끝날 당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나루토', 아직도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장수 만화의 대표작인 '원피스' 등과 같은 액션 애니메이션들을 언급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본은 방송 컨텐츠 해외 수출액 비중의 70% 이상을 애니메이션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들고, 그만큼 많이 팔기 때문이다. 2016년에 일본의 해외 애니메이션 수출액은 225억 엔으로, 한국 돈으로 환산시 2500억 쯤 된다고 한다. 일본 내에서도 어마어마한 크기인데 옆 나라인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겠지.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월메이드 애니메이션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퀄리티도 일본 애니에 전혀 꿀리지 않을 만큼 좋은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사실을?

 

지금 소개할 애니메이션은 국산 애니메이션의 희망이라 불리던 '고스트 메신저'이다.

 

 

 

국산 애니메이션의 희망, '고스트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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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메신저는 원래 처음 제작할 당시 모바일 게임의 형태였다고 한다. 그것이 12세 관람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되었으며 OVA 35분 분량 6편, TV 시리즈 22분 분량 26편으로 구성되었다. 나중에 나올 TV 시리즈는 스페인의 BRB 인터네셔널의 투자를 받아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BRB 측에서의 무리한 요구와 더불어 OVA제작 쪽이 전체 흐름에 큰 비율을 차지하게 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고스트 메신저가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에는 수많은 블로그와 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으며, 코믹 월드에서도 고스트 메신저 부스가 다수 세워지고 회지가 판매되는 등,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유례없는 관심을 불러모았다고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애니메이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듯 하다. 작화가 일본 애니메이션과 견줄만큼 뛰어난 수준이었고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주변 사물들의 디테일함과 배경의 압도적인 연출, 호쾌한 액션 연출씬 등도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했던지라 고스트 메신저가 국산 애니메이션계의 한 획을 그어주기를 바랐던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당시의 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예고편을 보고서는 '이게 우리나라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믿을 수 없어!'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만든 대중적인 애니메이션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핸드폰으로 소환하라!

저승사자들이 펼치는 스타일리쉬 판타지!

 

현대의 대한민국 서울. 고스트 메신저 강림도령은 령 포박 임무를 수행하던 중 뜻하지 않은 실수로 자신의 소울폰에 갇혀 버린다. 이 소울폰을 발견하는 한 소년, 강한 영적 힘을 가진 현상계의 12살 소년 강림이다. 강림도령은 소년의 도움을 받아 소울폰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강림도령은 자신과 이름이 같은 소년을 꼬마 강림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후 둘은 함께 활약하게 되는데, 강림도령과 꼬마 강림, 고스트 메신저와 인간.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둘이 어울리자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던 세계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들의 견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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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메신저 극장판 포스터)

 

 

2010년 2월에 1화 예고편이 공개되고, 2010년 12월 21일에 OVA 1화 DVD가 발매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듯 했으나, 2화 소식이 툭 끊기더니 4년 후인 2014년 5월, 1화와 2화를 합친 극장판이 나왔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19일 정식으로 2화가 출시되었다. 이 극장판은 지금도 내가 소장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제일 중요한 부분에서 끊기는 바람에 마지막에 좀 허무했던 기억이 난다. 언제 다음편 나오나,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2021년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긴 했다. 1화와 2화 텀이 무려 4년이나 되었으니 뭔가 제작상에 문제가 있구나, 하고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굳이 2화까지 가지 않아도, 1화 예고편을 공개한 날과 실제 1화를 발매한 날 차이가 10개월이나 된다는 사실부터가 이미 이런 사태를 예고한 걸지도 모른다.

 

내부 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국산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희망이라 불리던 '고스트 메신저'가 이렇게 잠정 중단된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고스트 메신저'


 

고스트 메신저의 구봉회 감독은 '국내 전통 설화와 신화를 최대한 활용을 해서 만든 소년 성장 SF 판타지 드라마'라고 고스트 메신저를 소개한다. 애니메이션을 보면 여기저기에 우리 전통을 상징하는 물품이나 소재가 쓰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제사상의 촛대를 닮은 통신 장치, 갓을 쓴 거대한 로봇, 궁중 의상을 입은 말 소환물, 한옥의 모습을 한 저승의 배경 구조물 등 한번쯤은 우리 주변에서 보았을 법한 것들을 새롭게 재창조해 애니메이션 곳곳에 배치했다. 이 모습들이 전혀 이질적이지 않고 애니메이션 내에 잘 녹아든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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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메신저는 판타지 요소가 큰 작품이다보니 이런저런 소환물을 활용해 싸우는 장면이 많은데, 이 장면들이 매끄럽게 잘 연결되고 부드러운 모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하며 볼 수 있었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정말 잘 만들 수 있구나, 생각이 드는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만 있으면 우리 애니메이션도 일본 애니 못지 않은 위엄을 보여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감탄한 장면을 여러분들도 보았으면 한다. 아래 영상에는 이 만화의 주인공, 강림 도령이 멋있게(?) 변신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내가 가지고 있던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고 우리 기술력의 가능성을 본 순간이었다. 또한 이렇게 잘 만들면서 왜 그동안 숨기고 있었냐, 하는 답답한 마음도 동시에 들었다.

 

 

 

 

 

고스트 메신저의 최신 근황


 

2020년 9월 9일, 경기콘텐츠진흥원 유튜브 채널에 고스트 메신저에 대한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다. 고스트 메신저를 제작한 '스튜디오 애니멀'의 조경훈 대표와 구봉회 감독이 출연하는 영상인데 여기서 언급하길, 아직까지는 완전히 고스트 메신저를 포기한 건 아니라고 한다. 여건만 충분하다면 3편은 꼭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오랫동안 고스트 메신저를 기다려왔던 사람들이라면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나 또한 오랫동안 기다려온 고스트 메신저의 팬으로서 언젠가는 나올 3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펀딩을 한다면 당장 참여해 제작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완성시키겠다는 포부를 보여준 스튜디오 애니멀에게 정말 감사할 뿐이다.

 

글을 마치면서 고스트 메신저의 엔딩 영상을 띄운다. 감성적인 이소라의 TRACK 9과 함께 잘 어우러지는 영상미는 아직도 내가 두고두고 찾아볼 정도다. 언젠가는 마주할 고스트 메신저의 3화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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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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