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생에 중요한 요소 톺아보기 [영화]

글 입력 2021.02.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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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콜린스 사전은 2020년 올해의 단어 중 하나로 봉쇄(Lock down)를 뽑았다.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그 이유였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단절하는 삶을 유지해야 했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때는 필수적인 일이 아닌 이상, 집 밖 외출을 자제하고 칩거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때쯤,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가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로 인한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우울감도 포함했지만, 초창기에는 집 안에서만 지내야 해서 겪는 우울 증세란 의미로 더 많이 통용되었다.

 

사람 간 대면 접촉의 단절. 왠지 영화 <캐스트 어웨이>가 생각났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


 

아마 영화 <캐스트 어웨이>는 들어본 적 없어도, ‘윌슨’은 많은 사람이 알 것이다. 그렇다.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윌슨’이 바로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비롯되었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는 거대 유통 회사에 다니는 주인공이 비행기 추락으로 떨어진 무인도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는지, 주인공의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그려내며 사람들로 하여금 진정한 삶의 의미를 생각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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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우정, 그리고 일


 

영화는 무려 4년 동안 무인도에서 살아남은 척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척은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행동을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척은 여자 친구의 사진을 매번 보고, 배구공에 윌슨이란 이름을 붙여 가상의 친구를 만들고, 또 육지로 가서 배송을 완료할 택배를 소중하게 곁에 둔다.

 

무인도에서 생존하는 과정에서는 여자 친구의 사진이나 윌슨에 의지하는 척의 모습을 주로 그렸다. 하지만, 척은 무인도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친구였던 윌슨을 잃어버렸고, 우여곡절로 도착한 육지에서는 제삼자의 아내가 된 자신의 여자 친구를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척은 목 놓아 울기도, 가슴 찢어지는 이별을 감내하기도 했다. 척이 무인도에서 윌슨을 구하지 못하고 떠나보냈을 때 포효한 장면은, 척이 얼마나 윌슨에게 의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척은 이후 상처를 감내하고, 자신이 육지로 돌아가야 했던 세 번째 이유인 ‘도착하지 못한 택배’를 배송 완료한다. 그리고 택배를 배달한 이후 척은 목적이 다른 세 갈래 길에서 자신의 이후 여정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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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세 가지 요소-여자 친구의 사진, 윌슨, 도착하지 못한 택배-는 각각 사랑, 우정, 일을 상징한다. 세상과 단절된 세계에서 척이 살아남기 위해 세 가지 요소에 의지하며 살아남은 것을 보여주며 감독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들을 보여준 것만 같다.

 

극 중, 척은 늘 시간에 쫓겨 일에 몰두하느라 사랑과 우정을 자신의 우선순위에서 밑으로 내렸었다. 무인도로 실려 온 자신 동료(우정으로 대비)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깨달음과 멤피스로 돌아온 척이 여자 친구에게 “그때 비행기(일로 대비)를 타지 말았어야 했어”라고 후회하는 장면은 그간에 척이 얼마나 일에 헌신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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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까닭에서였는지, 결국 척은 자신이 평소에 덜 소중하게 여겼던 요소들-여자 친구, 우정-에서는 가슴이 찢기는 슬픔을 맞이했고, 자신이 더 시간을 쏟아부었던 요소-일-를 통해 새로운 인생의 국면을 맞이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새로운 국면에서 척은 예전과 같이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몰두하기보다, 자신에게 더 가치 있는 일에 시간을 쏟을 것처럼 보였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


 

한 번쯤 생각한다. ‘코로나가 없었던 세상이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고. 누군가는 코로나가 세상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덕분에 우리는 활발하게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또 코로나 덕분에 탄소 중립과 기후위기, 그리고 다양한 사회 문제 등을 더 큰 수의 사람들과 함께 얘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코로나는 코앞의 문제만을 보는데 급급한 인류에게 더 중요한 것들을 되돌아보게끔 유도하는 자연의 바람일 수도 있다. 고립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세 가지를 돌아본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 척처럼 말이다.

 

여전히 비대면이 권유되는 기간에, 개개인의 섬에서 자신에게 소중한 인생의 요소를 살펴보고, 또 보듬어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비단 코로나가 우리에게 힘들었던 기간이라는 시각만을 가지진 않을 것 같다.

 

 

 

★ 한유빈 컬쳐리스트.jpg

 

 

[한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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