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강렬하다, 뮤지컬 '머더 발라드' [공연예술]

글 입력 2020.11.0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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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다.

 

극장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극장을 빠져나오는 순간까지, <머더 발라드>는 강렬하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뉴욕의 한 바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온몸을 감싼다.

 

삼각형 세 개가 합쳐진 중앙의 무대와 주변의 객석까지, 당장이라도 맥주와 위스키를 마셔야 될 것 같은 분위기다. 자리에 앉아있는 관객들이 마치 바의 손님인 것처럼 보인다. 극이 시작하기 오분쯤 전, 배우들이 나타나고, 마치 바에서 수다를 떨며 놀 듯이 극장의 분위기를 풀어나간다.

 

극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강렬함이 시작된다. 폭발하는 사운드와 날카로운 가사, 끈적한 안무와 끼가 넘치는 연기, 아찔한 조명과 독특한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파격적인 스토리까지 단 한 부분도 강렬하지 않은 것이 없다.

 

송스루 뮤지컬답게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하면서도 때로는 섬세한 록 음악이 흘러나온다. 네 배우의 폭발적인 가창력의 합은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아찔한 몸짓들과 섬세한 연기가 더해지며 풍부한 감각적 자극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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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녀의 뜨거운 사랑으로 시작되는 공연은 서서히 식어간 그들의 이별과 새로운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순식간에 보여준다. 그리고 또 다시 맞이한 권태로움과,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혀 갈등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점점 핏빛 비극을 향해 치닫는 극은, 꽤나 놀라운 반전으로 마무리된다.

 

반전의 마무리 이후 이어지는 커튼콜은 또 다른 양상으로 이어진다. 귀여운 소품을 착용한 배우들이, 극중 인물에서 빠져나와 신나는 콘서트를 여는 느낌이다. 관객들이 충격적인 비극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배우들은 온 극장을 휘젓고 다니며 흥을 돋우고, 관객들은 소리 없는 아우성과 반짝이는 형광 응원봉으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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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까지 모든 공연이 끝나자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뉴욕의 바에 왔다는 느낌으로 자리를 잡고 맥주를 한잔하며 보면 더 강한 쾌락을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 커튼콜에도 마음껏 환호하고 함께 뛰어놀 수 있었다면 뉴욕 펍에서의 맥주 한 잔과, 뮤지컬 공연과, 락 콘서트를 한 번에 즐기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비록 더 자유롭게 공연을 즐기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감각적 자극과 쾌락을 선사한 공연이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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