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도서]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다양한 영화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그의 이야기
글 입력 2020.08.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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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모노노케 히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음악 대부분을 작곡한 영화음악가이자 지휘자, 피아니스트이다. 더불어, 한국의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음악을 맡았던 전적이 있어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90년 대생이라면 모두가 들어봤을 법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음악은 식을 줄 모르는 인기와 함께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흥행으로 인해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던 사람은 애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이지만, 히사이시 조의 영화음악도 작품의 흥행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을 것에 틀림없다. 영화의 장면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음악을 입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감정을 뒤흔드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음악상을 여덟 번이나 수상하였고, 제3회 아시안 필름 어워즈 작곡상과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음악상 등을 수상하며 영화음악계의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이처럼 꾸준히 최고의 음악을 탄생시키는 그의 일기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적혀있을지, 어떤 가치관과 생각을 지니고 음악과 함께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은가?


 

 

"최근 '나'라든가 '개성'이라는 말이 항간에 넘쳐난다. 특히 젊은 운동선수가 이 말을 즐겨 사용한다. 기자의 질문에 '나의 축구를', '나의 골프를', '나의 테니스를' 할 수 있다면 내일 시합에서 이길 거라고. 겨우 스무 살 언저리에 '나의 ○○를 할 수 있다면'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당신이 있는 세계는 바닥이 얕은 거냐고 묻고 싶다. 또 그런 말을 입 밖에 내는 그들은 대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지금껏 연습한 것을 있는 힘을 다해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해야 맞다."

 

 

히사이시 조는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최고의 음악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음악 역사를 늘어놓기 시작한다면 끝이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음악과 어우러진 삶을 살아온 그는 여태까지 한 번도 '나의 음악'과 같은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말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는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가 같지 않다는 인식을 지닌 채 행동을 한다고 한다. 또한, 나라는 존재는 확실한지, 어째서 나를 나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 피아노를 치지만 같은 템포라도 빠르게 느껴지는 날과 느리게 느껴지는 날이 있는 것처럼,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태도와 모습을 보며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고민하는 것이다.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히사이시 조의 명성과 인기를 고려한다면, 그가 인터뷰나 책에서 '나의 음악'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이야기를 한대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나 또한 친구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나의', '나만의'와 같은 말을 자주 사용하는 젊은이에 속하기 때문에 더욱이 깊은 고민과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개성과 자유를 존중받는 21세기의 젊은이들은 확실히 자신만의 무언가를 추구하고 쫓아가는 경향이 큰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주장대로 아직 정립된 내면의 세계와 가치관을 지니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자신의 개성만을 앞세우는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모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어제의 자신과 오늘의 자신이 같다고 인식하는 자기동일성을 가지는 이유는 뇌가 이처럼 명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의식중에 자신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틀을 깨고 자신에게 벌어지는 작은 변화나 차이를 더욱 예민하게 들여다보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상업화된 대량생산' 음악의 대두와 미래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업주의 속에서 음악은 정말로 풍요로워졌는가? 사람들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도 없이 인기 많은 사람이 여흥처럼 부르는 음악을, '사람들의 취향에 호소'하는 대중음악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일까? 감동이 있을까? 컴퓨터로 음악을 정보화해서 정액 요금으로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음악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다. '상업화로 대량생산된' 음악의 미래가 이것이라면 세상에서 진정한 작곡가는 사라질 것이다. 이제 미래는 없는지도 모른다."

 

 

레코드 산업이 발전함과 동시에 음악은 레코드라는 패키지가 되어 유통 경제의 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때 탄생한 것이 바로 대중음악이며,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에 호소하는 음악'이라는 의미와 함께 설명되고 있다.

 

레코드의 발달은 클래식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레코드에 음악을 담으려면 시간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소나타 형식인 제시부의 반복을 생략한다던가, 긴 음악보다는 콤팩트, 스피디하며 거창한 음악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상업화로 대량생산'된 패키지는 레코드에서 CD가 되었고, 현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음원을 내려받아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이처럼 손쉽고 편리한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일지에 대해 고민하며, 인간의 생활은 물건이나 정보로 풍요로워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발전의 과정을 거쳐온 길에 놓고 와버린 소중한 것을 다시 한번 되돌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대로 우리는 빠르고 손쉽게 세기를 거스르는 음악까지 찾아 들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을 두고 굳이 라이브 콘서트 장을 찾거나 LP판과 CD를 수집하며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도 꽤나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이 라이브 콘서트와 LP판, CD를 통해 진정으로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빠른 기술의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음악의 모든 것을 완벽히 담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적 발전으로 인해 음악의 스타일과 장르까지도 변화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단순히 박자와 멜로디를 입힌 소리가 아닌 시대적 감성과 여운이 남는 음악을 원하는 사람들은 음악에 있어서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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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으로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내며 영화음악의 왕좌에 오른 그의 일기장에는 인간적이고 솔직한 고민과 생각들이 적혀있었다. 음악과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불신과 탐구를 통해 음악적 방향과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시켜 나가려는 그의 꾸준한 노력이 돋보였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나는 작곡가가 되고 싶다."

 

 

작곡이 천직이라는 히사이시 조.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살려 현대의 음악(현대음악이 아니라)을 소개하고, 새롭고 신선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과거에서 현대, 현대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음악이 어떤 것인지를 청중과 나누며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의 꿈과 목표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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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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