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적 얼굴책

얼굴을 읽는 능력
글 입력 2020.06.2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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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다른 것보다도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얼굴'이다. 그 사람의 인상, 분위기 등이 드러나는 얼굴을 통해 정보를 얻게 된다. 그런 탓에 그 사람의 얼굴이 어떤 모습이고 표정인지에 따라 행동에도 많은 변수가 생긴다.

 

이러한 얼굴을 통한 해석은 현재 뿐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사용되었다. 그만큼 얼굴이라는 신체의 일부가 주는 정보 전달력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그 사람의 인상이 반드시 성격, 성향 등 다양한 부분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도 하다. 그렇지만 대게 그 사람의 얼굴에는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 속에 축적된 정보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예술적 얼굴책, 제목처럼 예술 속에서 어떤 식으로 얼굴이 주는 정보를 통해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개념을 제안하고 각자의 주관과 개념을 토대로 응용하고 담론을 할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해주는 책이다.




#1. 얼굴에 대하여



우리는 어떤 사람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첫 만남을 가졌을 때 다른 것보다도 가장 먼저 얼굴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 속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이목구비가 어떤 인상을 가졌는지에 따라 많은 것을 추측해보게 된다.


대게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감상은 "미술하게 생긴 얼굴이네." 이 한마디를 늘, 빠짐없이 듣고 살아왔다. 미술이 아니더라도 혹시 예체능을 하는지, 아무튼 대부분의 감상들은 공통적으로 예술분야를 하고 있을 것 같다는 감상과 추측들이었다.

 

물론, 틀리진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대다수가 저런 감상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얼굴에 나는 예술을 합니다, 라고 적혀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나의 얼굴을 보고 그러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얼굴 생김새에 대해 묘사하자면 짧은 숏컷, 쌍커풀이 제법 짙은 눈, 눈매가 아래로 내려가있고 시력이 나쁘지 않음에도 늘 얇고 둥근 안경테를, 그리고 종종 머리 색이 하얗거나 노랗거나 붉거나 다양하게 변하는 편이다.


내가 생각하는 객관적인 내 모습은 이렇다. 수많은 사람들의 말처럼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밥을 먹게 해주는 게 그림은 아니지만 디자인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그림으로 생계가 유지되면 좋을텐데,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아 부업이 되어버려 아쉽고 슬플 때가 많다.)  나는 그림으로 내 인생을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오랜 시간 그런 삶을 살아왔다. 그런 삶이 나도 모르게 얼굴에 스며들었기 때문일까? 타인이 나를 보고서 그러한 것을 추측할 수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 얼굴에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있는 것이다.


책의 시작 지점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통해 얼굴이 가지는 중요점을 얘기해준다. 다른 개념서들과 달리 문체가 마치 대화를 하는 듯한 어조여서 술술 읽히는 부분이 두드러졌다. 대학교 교수님이 앞에서 설명해주는 듯한 문체와 적당한 길이의 문장 덕에 조금은 어려울 듯한 내용인 것들도 쉽게 이해가 됐다.




#2. 어려울 수도 있을 만한



책은 얼굴을 기본으로 하며, 여러가지 얼굴 분석에 대한 개념을 제시한다. 처음엔 수학 공식과도 같은 문자들에 아찔해졌지만 관상학을 기초로 재창조된 개념들이라 아마, 관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술술 읽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타로, 사주, 관상 같은 걸 흥미있어 하는 편이라 흥미가 붙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공부를 하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어 수학공식과 같은 문자열에 학을 떼는 사람이라면 조금 참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예술적 얼굴책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예술적인 부분에서 어떤 식으로 해석할 것이냐 하는 방향성을 잡아주기 위해 굉장히 다양한 개념과 사례에 대한 설명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표로 정리되어 있어 쉽게 전체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해두어 전체적으로 읽고 이후에 다시 표를 통해 정리를 할 수 있었다. 후반부에서는 실제 작가가 촬영한 예술 작품들의 사례를 통한 설명으로 이루어져있다. 주로 같은 구도의 작품이나, 얼굴을 자세히 보면 그 표정과 구조가 각기 달라 같아보여도 그 얼굴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상이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전반~중반부를 잘 읽었다면 후반부에서 보여주는 예시를 보며 스스로 그 개념을 적용해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이라는 단어 자체는 사람들에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 예술작품 등등. 실상은 우리 삶의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는 것이 예술 작품들이다. 사용하는 전자제품의 디자인, 길거리나 가게의 포스터, 읽고 있는 책의 표지와 같이 늘상 우리 삶에는 자연스럽게 예술이 스며들어있다. 그리고 그 예술 작품을 인지하고 자신만의 느낌이나 해석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예술적인 삶을 실천하는 방향이다.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 혹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예술적으로 바라보거나 혹은 예술 작품 속에 녹아있는 얼굴들을 통해 새로운 해석이나 느낌을 깨닫게 해주는 하나의 지침이 될 것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개념을 설명하다보니 수학공식처럼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아 어느정도 입문에 있어 문턱이 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의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해둔 부분을 읽으며 예술작품을 얼굴을 통해 어떤 식으로 새롭게 해석하였는지를 읽고 전반~중반부의 설명을 읽어보는 게 이해가 더욱 쉽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학공식도 달달 외우는 건 무척이나 지루하지만, 공식을 응용한 문제의 풀이를 읽고 난 이후에 그 공식에 접근하는 것처럼.


초반부와 중간중간 이 개념들을 통해 다양한 담론이 오가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개개인별로 살아가며 경험하는 것들이 달라 같은 얼굴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같은 감상이 나올 수가 없기에. 예술적 얼굴책은 그런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담론이 성립할 수 있도록 방법들과 개념들을 친절하게 사례를 보여주며 설명하고있다. 예술작품을 보며 단순히 색이, 선이 어떻다는 등의 단순한 감상을 넘어 그 그림이 담긴 얼굴을 통해 깊은 이해와 감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김세옥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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