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얼굴로 세상 바라보기 - 예술적 얼굴책 [도서]

얘술적 얼굴에 대한 철학적 접근
글 입력 2020.06.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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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안면 근육 개수는 약 80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은 약 7,000개에 달한다. 하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일 것이다. 얼굴은 뇌에서 보낸 감정 신호를 섬세한 근육들의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생리적 행위를 통해 내면의 자신을 외부로 드러낸다.

 

작가는 얼굴을 읽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색안경’을 쓴 채 조형적 언어로 얼굴을 이야기한다. 필자는 작가의 색안경을 지지해 줄 철학적 접근을 통해 ‘안경테’로 이 책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철학적 접근을 통한 조형적으로 언어화된 얼굴은 곧 미학적 관점에서 ‘얼굴’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美)의 이항대립



아름다움.jpg

 

 

동쪽의 공자는 ‘얼굴보다 몸이, 그리고 몸보다 마음이 좋은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쪽의 헤겔은 정신이 아닌 육체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뭐, 그들의 말들이 한편으론 이해가 되지만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작가는 우리의 얼굴을 미술작품에 비유한다.

 

자, 우리는 지금 미술관에 와있으며 작품을 관람한다고 가정해 보자. 미술작품을 보며 그 앞에서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작가는 어떤 작업 의도를 갖고 작품을 만들었을까. 왜 저런 색감과 질감을 사용했을까. 반면에 의미상으로 해석하지 않더라도 강한 인상을 주어 가슴속에 오래 남아있는 작품들도 있다. 다양한 작가들의 생각에서 나온 각기 다른 작품들은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가 작품을 볼 때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재적인 질문들에 대하여 고민하는 행위를 즐기는 것처럼 얼굴 역시 비슷하다.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얼굴 언어들을 통하여 우리 스스로 작가가 될 수 있다. 얼굴은 자신을 표출하는 미술작품이며 그 각각의 작품들은 다양성이 존중되므로 가치를 인정받고 그 자체로서 아름다워질 수 있다. 애초에 아름다움이란 것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기에 아름다움을 특정 기준에 맞추려고 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그 의미는 비록 이중적이고 모순되어 미를 추구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그저 보기 나름일 뿐이니 연연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이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인지, 그 의미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 스스로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지 않는다면 영원한 딜레마의 한 가운데에 서있게 될지 모른다. 이 딜레마의 한 가운데에 있는 우리는 각자 나름대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서 서쪽의 헤겔 이야기를 조금 이어나가보려 한다. 헤겔의 형이상학적 관점은 사유의 형식과 실제의 형식이 같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외적 부분은 보이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겉과 속, 미와 추처럼 이들을 구분 짓고 차등의 관계로 만드는 수직적 이분법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것들은 상호보완적이며 결국 상호의존적인 형태로 서로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하이데거나 야스퍼스처럼 객체적인 것이 아닌 주체적 자각존재의 의미로서 얼굴을 바라본다면 어떨까? 물론 현대철학 관점에서 그들이 이야기했던 ‘실존’의 의미는 다소 합당치 못할지언정 인간의 일반적 본질보다도 개개인 간의 실존, 특히 타자와 대치할 수 없는 자기 독자의 실존을 강조하는 부분이 이 책에서 작가가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원하는 이상향일지도 모르겠다.

 

 

이데아.jpg


 

더 나아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 보려 한다. 실존과 허구의 논쟁은 미학사의 시작부터 있던 논제다. 먼저 플라톤은 ‘이데아’를 주장했다. 진정한 실재(idea)만이 있는 이데아계가 있고, 이 세계(현상계)의 만물은 그것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 즉 인간의 신체나 정신이나 다이 이데아의 복사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가론에서 플라톤이 동굴을 비유로 들었듯 이데아 - 현상계 - 예술은 수직적인 상하관계 속에서 서로의 위계질서를 유지한 채로 말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얼굴은 거짓이며, 핸드폰을 통해 찍은 셀카 또한 거짓의 거짓, 참된 얼굴은 이데아에만 존재하게 된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적인’(causa finalis)으로 스승의 주장에 반하는 의견을 주장했다. 현상계의 씨앗은 시간이 흐른 뒤 형태가 다른 나무가 된다. 플라톤이 근원과 기원에 몰두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씨앗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나무가 되려는 목적이 내재하고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얼굴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이 추구하는 목적성을 대표하며 그 속성을 띄고 변화해간다는 점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얼굴 보고 이야기해.


 

대화.png


 

우리는 대화할 때, ‘눈’을 맞추고 대화한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지금도 눈은 항상 서로 향해있으며, 상대방의 눈동자에 비친 나 자신의 얼굴을 다시금 마주한다. 나, 그리고 너, 우리의 얼굴은 곧 소통의 창구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문틈 사이로 보이는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우리는 눈을 맞췄고 동시에 미소를 지었다.


  

예술적 얼굴책(임상빈)_앞.jpg

 

 

예술적 얼굴책
- 얼굴로 세상을 바라보기 -


지은이 : 임상빈

출판사 : 박영사

분야
예술일반/예술사

규격
153*225

쪽 수 : 468쪽

발행일
2020년 05월 30일

정가 : 22,000원

ISBN
979-11-30309-79-8

 




[김혜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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