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을 시카고로 초대합니다 [영화]

글 입력 2020.03.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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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술, 사랑, 그리고 배신…유혹의 도시 시카고를 뒤흔든 한 발의 총성!


화려한 무대 위 스타가 되길 꿈꾸는 ‘록시’는우발적인 살인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곳에서 만난 매혹적인 시카고 최고의 디바 ‘벨마’는승률 100%의 변호사 ‘빌리’와 무죄 석방을 위한 계획을 짜고 있다.


‘빌리’는 법정을 하나의 무대로 탈바꿈시키는쇼 비즈니스의 대가로, 자극적인 사건에 불나방처럼모여드는 언론의 속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록시’ 또한 ‘빌리’의 흥미를 끌어 자신의 변호를 맡기게 되고, 평범한 가수 지망생에 불과했던 ‘록시’는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데…

  

“그건 살인이었지만, 범죄는 아니야” 

 

그들의 쇼는 이미 시작됐다!


 

시카고라는 작품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유튜브 알고리즘 덕이었다. 나는 종종 아카펠라, 성대모사, 팝송 커버 영상 같은 걸 보곤 했는데, 그날도 별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리다 썸네일 이미지 하나가 눈에 들어와 영상을 클릭했다.


 

Cell Block Tango

 

 

무슨 이런 멋진 노래와 영상이 있지? 구미가 확 당겼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까지도 이 영상을 여러 번 봤다.


보고 나면 무의식적으로 'Pop, Six, Squish, Uh-uh, Cicero, Lipshiptz!'를 따라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엔 영상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인물이 시카고의 주인공인 줄 알았다. 각자의 살인에 사연이 있어 그 사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려나 추측했지만 아쉽게도 영화 초반 잠시 등장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시카고 넘버 중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 시카고라는 작품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특징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Cell Block Tango를 부르는 여섯 명의 인물도 그랬다. 추는 춤도 말투도 표정도 그들의 사연처럼 조금씩 다르다. 그 뚜렷한 특징들과 함께 빨간 천 하나로 보여주는 살인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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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며 말을 한다는 사실이 내게는 작품을 보는 와중에도 약간의 이질감을 주어서 몰입을 방해할 때가 많았다.


비현실적인 느낌이다. (물론 뮤지컬의 특성상 공간적 제약 또한 이질감을 더하기도 한다.) 영화 '시카고'는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때문에 작품에 몰입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영화를 볼지 말지 망설였다.

 

걱정과 달리 꽤 몰입도가 높았다. 시카고를 가본 적도 없는 내가 영화를 보는 내내 시카고에 있는 기분이었다. 화려한 무대, 의상, 춤 등 그 어느 하나 부족하다고 느낀 것 없는 완벽에 가까운 연출이었다. 또 하나 눈 여겨본 것이 영화 '시카고'에는 교차 편집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덕분에 대사와 노래 사이의 이질감은 사라지고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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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화의 주제가 뭔데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Razzle Dazzle'이라고 답하고 싶다. Razzle Dazzle의 사전적 의미는 소동, 혼란, 겉치레의 현란함, 화려한 연기.

 

작품의 배경은 1920년대 시카고.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걷잡을 수없이 빠르게 이동한다. 더 자극적이고 더 신선한 것을 찾는다. 록시는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 위해 못 할 것이 없다. 교도소 안에 있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돈이 전부인 세상. 돈만 있으면 교도소장과 친구가 되어 편안한 교도소 생활을 하고 아주 유능한 (혹은 간사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그렇게 만난 변호사 빌리의 인생은 쇼 비즈니스 그 자체이다. 그가 처음으로 등장하며 부르는 노래 'All I Care About'의 가사는 '내 관심은 오직 사랑'이다. 우습게도 그의 관심은 오직 돈이다. 빌리에게 거짓말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록시에게 멍청한 남편은 '식권' 정도이다. 변호사 빌리와 스타를 꿈꾸는 록시가 벌이는 쇼 비즈니스 그리고 재즈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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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s Chicago!"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를 함께 소화해야 하는 작품 안에서 그들은 각자의 캐릭터 그 자체였다. 다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들이 등장해서 조금 불편할 때도 있었지만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또 잔잔한 분위기의 영화를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재즈를 좋아하는 덕분인지 지루함 없이 볼 수 있었다.

 

재즈로 시작해서 재즈로 끝나는 영화 '시카고'. 뮤지컬보다는 서커스에 가까울 만큼 화려한 장면들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벨마와 록시가 함께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 이들을 색으로 표현하자면 검정과 흰색이다. 빛과 어둠처럼 공존할 수 없는 듯하지만 결코 어울리지 않을 수 없는 색을 가진 둘은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고 노래한다.


바로 여기 시카고에서, 그들의 얼굴은 환희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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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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