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욕망의 비하인드로 공개합니다 -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글 입력 2020.01.1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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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연극을 논할 때 안톤 체홉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한다.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로 이어지는 ‘러시아 장편소설의 황금시대(1846~1881)’의 사실주의적 문학 전통을 계승하여 단편소설의 새 시대를 연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은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그려내는 삶의 예술가이다. 특히 그의 작품은 인간의 본연을 인정하기 위한 인간성 해방에 관한 것이 많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귀여운 여인>은 주인공 올렌카의 사랑과 실패에 대한 소설로,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이해되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 표현한다. 올렌카는 남편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할 때마다 모든 생각과 의견의 주인은 남편이 된다. 남편이 하는 말이 곧 자기 생각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주체성을 상실한 노예와 같은 모습의 주인공은 현대인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힘들다. 어쩌면 이는 19세기 러시아의 여성이 지녀야 했던 고충과 덕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체홉의 소설에서 여성의 욕망은 사회에 영향을 받으면서 가장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듯 한 인물의 복잡 미묘한 심리상태를 잘 캐치하고 표현했던 그였다.

 

여성의 심리에 대해 옳고 그름을 평가하기보다는 그저 감정에 대해 묘사하는 소설을 썼던 그가 에로티시즘과 연관한 것을 극으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는 안톤 체홉의 미발표 단편 소설을 재창작한 옴니버스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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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약사의 아내 - 모두 잠든 시간. 약사의 아내는 오늘도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그녀에게 이 약국에서의 생활이 지겹기 때문이다. 약국 이층에 위치한 집에 창문을 열고 기대선 그녀. 우연히 지나가던 장교들의 말을 엿듣게 된다. 약사의 부인이 미인이니 늦었더라도 약을 사면서 얼굴이라도 보자고 떠드는 말이다. 그녀 이상하게 이 상황이 흥분이 된다.
 
아가피아 - 나, 사프카, 아가피아는 지금 낚시터에 있다. 나와 아가피아는 아는 사이이며, 아가피아와 사프카는 불륜관계이다. 아가피아는 기차소리가 들리면 남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나의 아내들 - 라울 시냐 보로다, 즉 푸른수염은 자신을 7명의 아내를 살해한 기괴한 연쇄 살인마의 모습으로 묘사한 오페라를 인정할 수 없다. 그래서 그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의중을 전달하고자 편지를 쓰는데...
 
소피아(불행) - 변호사 일리인은 친구인 안드레이의 부인 소피아에게 긴 시간 구애를 해왔다. 미친 짓인 것을 잘 알지만 제어하지 못하게 된 지도 오래다. 소피아는 그런 일리인의 구애를 항상 거절해 왔다. 그러나 그 거절이란 게 말뿐인 모습이다. 다시 말해서, 거절은 거절이지만 확실하지 않고 모호한, 그래서 듣는 사람은 오히려 더 오기가 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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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욕망에 대한 고전 소설을 읽으면 그것이 부정적이고 잘못된 것이라 이야기한다. 소설 <안나 카레니나> 속에서 안나의 오빠의 바람은 묻혔지만 안나의 불륜은 안나를 죽음으로 몰아가게 했다. <주홍 글씨>의 주인공은 평생 낙인찍히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여성의 욕망은 숨겨져 왔고 남성과는 다르게 평가되어왔다. 즉 여성의 욕망은 언제나 비밀이었다.

 

그러한 시대상에도 불구하고 체홉의 여자들은 끊임없이 욕망하며 일탈과 자유를 꿈꾼다. 도덕과 윤리의 잣대로 재단하려 하지 말고 그들의 권태와 욕망, 우수와 눈물에 공감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여자와 남자가 진정한 소통과 행복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여자들의 사랑, 행복과 불행, 육체적 욕망과 정신적 결핍으로 인한 일탈과 부정을 다룬 수십여 편의 에로티시즘 단편들은 체홉의 예술 세계 속 독특함을 보여준다. 그동안 그의 여성 캐릭터들의 부정과 도덕적 덕목에 얽매이기보다는 그들의 욕망 그 자체를 표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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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배우가 20가지 배역을 연기하면서 각기 다른 캐릭터의 매력을 뽐낸다. 특히 박준규의 정극 도전, 개그맨 고명환과 아이돌 서은교 등 기존에 보여온 이미지와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간의 욕망에 대해 각기 다른 모습의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지 기대가 된다.

 





체홉, 여자를 읽다
- 희극과 드라마 그리고 코미디 -


일자 : 2020.01.07 ~ 2020.02.02

시간

화~금 20시

주말, 공휴일 15시

월 공연없음

 

*

01.24(금), 01.26(일), 01.27(월) 15시 공연

01.25(토), 01.28(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자유극장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주최/기획

씨어터오컴퍼니


관람연령
만 14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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