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키라라의 음악은 예쁘고 강합니다 Part 1

글 입력 2019.12.1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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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러분은 춤을 춥니다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꽤 떠들썩한 시상식이었다. 최우수 포크 노래 부분을 수상한 이랑이 트로피를 경매에 붙이며 여러 매체에서 이슈로 다루는 동안 같은 날 또 하나의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긴 아티스트가 있었다. "마우스로 쿵하면 쿵이 찍히고 짝하면 짝이 찍히길래..."라며 음악을 만들었다는 그녀는 친구들이 자살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마무리를 하며 수상소감을 마쳤다. 이상하게 그 마지막 한 마디가 잊히지 않는 수상소감이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녀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스무 번째 주인공인 키라라(KIRARA)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처음 보고 반한 그녀의 무대!
키라라의 [Wish]
@EBS공감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키라라 : 저는 전자음악가 키라라입니다. 예쁘고 강한 음악이라는 모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새로운 소품집 [cts6]가 발표되고 단독 공연을 마친 걸로 알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아니 어떻게 이렇게]도 최근 시즌1을 마쳤는데 이후의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A. 키라라 : 그 이후의 근황은, 이사를 했어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서 월세가 굉장히 비싼데 제가 이 월세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기쁘더라고요. 기쁜 마음으로 월세를 낼 수 있는 좋은 집에 들어갔고, 요즘은 겨울이 되어서 레슨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이에요. 레슨생을 모집하고 강의를 기획하는 일들을 하고 있었네요.
 
 
Q. 키라라님의 삶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지금까지의 일생을 짧게 들려주세요.
 
A. 키라라 : 모든 것은 13살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13살 때 클래지콰이 1집이 나왔어요. 그 앨범을 듣고 반했죠. 그 시기에 일어났던 다른 일은, 저보다 3살이 많은 시스터가 있는데 그 사람이 기타를 치겠다고 ‘기타 프로(Guitar Pro)’라는 프로그램을 집에 있는 컴퓨터에 설치한 거예요. 기타 프로를 보니까 음표를 찍으면 소리가 나고 그러더라고요. 그때 미디라는 걸 처음 알게 되고 나도 미디를 이용해서 클래지콰이 같은 것들을 만들래,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케이크워크(Cakewalk pro)도 설치하게 되었고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외장하드에는 어렸을 때 만든 말도 안 되는 클래지콰이 커버도 있어요. 1집 전곡을 GM 음원으로 커버한 이상한 흔적들도 있고요. 그것이 제 인생의 첫 컴퓨터 음악의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1.jpg

 
 
그리고 그 이후에 그런 음악들이 ‘시부야케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사실 시부야케이가 아니죠. (웃음) 근데 그 당시에는 뭔가 일본 냄새가 나는 전자음악을 다 시부야케이라고 부르고 있던 시대였잖아요. 그래서 m-flo, 프리템포(FreeTEMPO), FPM(Fantastic Plastic Machine), 몬도 그로소(Mondo Grosso) 같은 음악들을 중학생 때부터 소리바다 같은 곳에서 듣고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도 계속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음악을 만드는 것을 계속했었고, 그때의 저를 생각해보면 그냥 ‘오타쿠’였던 것 같아요. 컴퓨터 앞에서 계속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도 없었고 사회화도 안 되고 그런 정신없는 청소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20살 때 캐스커의 이준오 선생님이 강의하시는 강의를 듣고 난 이후에 제가 하고 사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죠. 제가 하고 사는 게 이게 믹스였고 시퀀싱이고 하는 것들을 그때야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때부터 에이블톤을 쓰게 되었고요. 계속 음악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혼자 앨범도 내보고 활동도 해보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다 보니까 어느 날 첫 공연을 하게 되고, 어느 날 공연도 많이 하게 되고, 어느 날 앨범을 또 내게 되고, 어느 날 상을 타게 되고, 어느 날 온스테이지에 나갔더니 그것이 대박이 나서 지금까지 온스테이지로 먹고살고 있습니다.
 
Dike : 온스테이지 영상이 정말 멋있게 나왔어요. 저도 엄청 많이 봤거든요.
 
키라라 : 역대급이죠. 아직까지 그걸로 먹고살고 있습니다.
 
Dike : 좀 구체적으로 더 물어볼게요. 캐스커의 이준오님을 만나서 처음 강의를 듣고 미디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의 경험들이 구체적으로 어땠을지 궁금해요.
 
키라라 : 사실 생각해보면 선생님에게 배웠던 것은 에이블톤의 사용방법이었던 것 같고요. 거기서 배웠다는 것보다도 그 장소에 앉아있었던 저의 경험 그 자체가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왜냐하면 그게 홍대로 처음 나온 경험이기도 했고, 그전까지는 컴퓨터 속에서만 봤던 캐스커라는 위대한 음악가를, 눈으로 직접 봤던 그 경험을 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언젠가 첫 강의가 끝나고 선생님과 저의 집 방향이 같아서 뒤풀이까지 끝나고 저를 차로 태워다 주신 적이 있어요. 제가 조수석에 앉았는데 정말 그때 저는 문에 붙어서 갔어요. 아우라가 뿜어져 나와서... (웃음) 그 차 안이 생각나요. 선생님은 과속을 하셨어요. (장난) 너무 멋있었어요. (웃음)
 
그리고 상상마당에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 건 거기서 음악을 하는 동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에요. 저와 같은 제자 출신의 음악가들이 있으니까요. 음악을 하는 사람이 무엇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에 중요한 것은 누군가 옆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 옆에 있게 된 경험이 그 강의가 처음이기도 해서, 그때 만난 친구들과 음악 얘기하면서 친해지고 그랬던 소중한 계기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것 같아요.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키라라의 [전자음악]
@그냥하는 단독공연12
 
 
Dike : 좀 더 어릴 때의 얘기로 돌아가서 13살에 클래지콰이 음악을 듣고 미디를 시작하게 되었잖아요. 뭔가 한 가지 일을 지속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고 그런 일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20살에 동료들을 만나기 전까지 7년의 세월을 혼자서 했다는 게 놀라워요. 그 시간들의 경험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혼자서도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요.
 
키라라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미쳤었나 싶은 그런 말로밖에 설명이 안돼요. 컴퓨터가 있었고 시간이 있었고, 그랬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밥 먹듯이 하게 되었네요, 그때는. 인생의 낙이 이것 밖에 없었어요.
 
Dike : 앨범을 내고 커리어를 시작하고 나서 동료들과 있었던 재밌는 기억이 있을까요?
 
키라라 :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 자체가 저와 뭔가 성격이 아다리가 맞는 그런 친구들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같이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공식적으로 키라라식 빅 비트가
완성되었다는 [ct14074]
@온스테이지
 
 
Q. 이제 본격적으로 음악 얘기를 시작해보죠. 인디 View에서 소개해드리는 첫 댄스 뮤직 아티스트예요.(웃음)
 
키라라 : 그럴 것입니다.(웃음)
 
Dike : 2014년 5월 28일에 소품집 [cts1]을 발표하면서 데뷔했어요. 그리고 금방 다시 두 번째 소품집인 [cts2]를 발표했고요. 이 두 장의 소품집이 나왔던 시기엔 있었던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그리고 수록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곡을 소개해주세요.
 
A. 키라라 : 생각을 해보면 그냥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완전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키라라’라는 이름을 쓰기 전부터(STQ Project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었다) 혼자 유통사에 연락을 해서 음원을 내고 했던 게 17살 때부터였거든요. 생각해보면 되게 용한 게 어린 나이에 유통사를 통해서 굴러가는 과정을 어떻게 알아서 혼자 전화해서 그랬는지. 그때 [cts1]을 내기 위해 미러볼뮤직에 전화를 했어요. 홍대 인디라고 하면 무조건 미러볼뮤직이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를 담당하셨던 분과 지금까지 오래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이야기를 그동안 했었는데, 그때의 제가 굉장히 귀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완전 어린애가 음원을 내겠다고 찾아오고 했던 게 귀여웠대요. 저도 생각을 해보니까 그랬을만하겠더라고요. 저도 그때의 제가 귀엽더라고요.
 
많이 모아놓은 것들을 계속 내고 싶었어요. 앨범으로서 어떻게 제대로 기획을 한 건 아니었어요. 쉽죠, 뭐.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로 클릭하면 음악이 만들어지잖아요. 믹스와 마스터링도 제가 하고 레코딩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음악 만드는데 돈을 쓰는 것도 아니니까. [cts1]과 [cts2]를 지금 아무 곳에서도 들을 수 없게 막아 놓은 이유는 그때 만든 음악이 자신이 없기 때문이거든요. 엉망진창으로 많이 냈던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질보다 양이였던 것 같아요. 그런 흑역사를 많이 만든 게 지금 후회가 되진 않아요. 많이 세상에 내놓은 덕분에 또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기도 했어요. 저는 간단했어요.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로 음악을 만들고 대여섯 곡이 모이면 앨범이라고 멋지게 이름 붙여서 한번 내보고, 그렇게 했죠.
 
그때 생각나는 곡들은 [cts1]에서는 [Astro]라는 곡이 있고 [cts2]에서는 [Sleeping]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두 곡을 좋아해요. [Sleeping] 같은 경우는 최근에 다시 복구시키는 데 성공해서 저번 달의 공연에서 오랜만에 연주를 해봤는데 사람들이 반가워하더라고요. 이 두 곡이 왜 좋은가를 생각해보면, [Astro]는 키라라 초기의 빅 비트 장르의 음악이라서 그래요. 물론 공식적으로 어딘가에 가서는 키라라식 빅 비트는 [rcts] 앨범에 수록된 [ct14074]라는 음악에서 완성되었다고 얘기하지만 그 이전에 키라라식 빅 비트의 프로토 타입과 같은 곡이 [Astro]라고 생각을 해서 작업방식의 연대기가 있다면 분명히 지표가 될 음악이라서 좋아해요. [Sleeping] 같은 경우는 거기서 만들었던 신디사이저의 톤을 지금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때는 기타 릭(Guitar Rig)을 많이 사용했는데 그걸로 뭔가 찌릿찌릿한 톤을 만들었습니다. 그 적절한 톤이 지금까지 맘에 드는 것 같아요.
  
Dike : 그때의 곡들을 지금 들을 수 있다면 재밌을 것 같아요.
 
키라라 : 키라라의 공연에 오시면 볼 수 있습니다.(웃음)
 
 

키라라의 [꽝]
 
 
Q. 같은 해의 말인 2014년 12월 22일에 첫 정규앨범인 [rcts]가 발표됐어요. 12곡이 수록된 굉장히 알차게 꽉 찬 앨범이에요. 타이틀곡인 [꽝]은 듣고 키라라님의 캐치프레이즈인 “예쁘고 강하다”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나요. 이 곡은 어떻게 작업되고 탄생한 곡인가요?
 
A. 키라라 : 제가 전자음악가라서 그런지 어떻게 음악이 탄생하고 제작되었는지를 설명하면 방법론적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 같은데, 일본에 캡슐(Capsule)이라는 전자음악 듀오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캡슐이 아니라 캅셀이라고 읽더라고요. 그분들의 앨범들 중에서, 아마 제 기억엔 앨범의 제목이 [World of Fantasy]이었을 거예요. 그 앨범의 인트로 트랙을 들어보시면 감이 오실 텐데요, 귀를 까랑까랑하게 찔러주는 배음이 꽉 차있는 스퀘어 파를 4분 음표로만 작곡한 형태의 리프가 나와요. 저도 그런 걸 만들어보고 싶어서... [꽝]도 처음부터 나오는 리프가 그런 리프잖아요. 그런 멜로디를 만들게 되었고, 그 이후에 그 밑에 적절한 코드를 깔아보고, 그 코드는 사실 키라라가 평소에 좋아하는 코드였던 것 같아요. 그 뒤의 작곡된 형태는 제가 알고 있는 댄스음악의 문법을 많이 가져온 것 같아요. 소리의 질감 같은 경우엔 제가 리얼 드럼을 좋아해서 리얼 드럼을 사용했어요. 이런저런 것들이 많이 섞여서 음악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음악의 3분의 2 정도의 지점에 덥스텝 브레이크가 나오는데 지금이라면 절대 만들지 않았겠지만, 당시에는 모든 전자음악 프로듀서들이 덥스텝을 넣던 시기였어요.
 
Dike : 맞아요. 유행했었잖아요.
 
키라라 : 저도 비슷한 걸 했었네?라는 생각을 하면 웃기기도 하더라고요. 굳이 그걸 해낸 것이.
 
 
Q. 사실 [rcts] 앨범이 나왔을 당시에도 전 충분히 ‘예쁘다’라는 부분이 느껴지는 음악이었는데 다음 앨범인 [cts3]를 들어보니까 여기가 ‘예쁘다’인 것 같더라고요.(웃음) 시부야 계의 느낌과 함께 정말 아름다운 전자음악 트랙들이 수록되어 있어요. 이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A. 키라라 : 개인적으로 [cts3] 앨범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때 만든 음악들이 한번 거창한 것들을 하고 난 뒤에 힘을 뺀 작업이었어요. 시퀀싱 된 형태 자체가 많은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게 된 것 같아요. 제 딴에는 쉽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심플하고 과하지 않은 소리들이 잘 들어가 있어서 [cts3]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키라라가 연주하는 마이클 잭슨의 [Beat it]
 
 
Q. 키라라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마이클 잭슨의 [Beat it]을 리믹스한 영상을 보면서 리믹스의 쾌감이란 이런 거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리믹스(Remix)라는 단어는 많이 들었지만 정확히 어떤 작업인지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독자 분들 중에서는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텐데 리믹스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A. 키라라 : 우선 제가 리믹스를 하는 이유는 너무 간단한데 좋아하고 영향을 받았던 전자음악가들이 모두 리믹스를 하고 살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들처럼 되고 싶기 때문에 리믹스를 하는 거예요. 심지어 그중에서 전자음악가가 그나마 아니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코넬리우스(CORNELIUS)까지도 리믹스를 많이 하는 음악가더라고요. ‘키라라’라고 하는 음악가가 가진 사운드 스케이프 소리, 텍스처가 특수하다고 평가를 많이 받잖아요. 그 톤으로 다른 음악가들의 음악을 해석하는 것이 재밌고 편했어요. 솔직히 리믹스는 저에겐 편하거든요. 제가 좋아하고 자주 쓰는 텍스처를 얹으면 리믹스 같은 것들이 만들어지니까요. 재미있게 했어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 다른 분들이 리믹스의 개념을 생소하게 생각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좋아하는 리믹스를 자주 하는 뮤지션들의 입지가 많이 작아진 요즘이잖아요. 리믹스라는 것을 내놓는 것이 옛날엔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Dike : 맞아요. 요즘엔 드문 일이 됐어요.
 
키라라 : 그것은 2011~2012년을 기점으로 전자음악이 EDM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 시점부터 전자음악을 소비하는 층의 양상이 바뀌었잖아요. 그것과 결을 같이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사람들이 리믹스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한다면 리믹스(Remix)와 리메이크(Remake)와 샘플링(Sampling)의 차이를 설명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모두 이것을 헷갈려해서 어려워하는 것 같거든요.
 
리믹스는 어떤 음원이 있으면 그 음원 자체를 재료로 다른 버전을 만드는 것이 리믹스 같아요. 음악의 어느 부분을 활용해서 그것으로 재창조를 하는 것이죠.
 
리메이크는 방법론보다는 그 음악을 다시 만든 사람이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가가 중요한 것이 리메이크 같아요. 트리뷰트, 또는 재해석이라고 생각해요. 방식은 어떻게 하든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리믹스처럼 소스를 활용하는 방식이든 음악의 리듬과 화성과 멜로디를 차용해서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방식이든요.
 
샘플링은 원곡이 있으면 그 원곡을 잘라다가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샘플링 같아요. 이렇게 차이점이 생각나네요. 샘플링은 잘라다 쓰는 것, 리믹스는 음원 자체를 자르기도 하고 스템을 자르기도 하는 방식으로 그것을 재활용하여서 무언가 다시 새로운 버전을 만드는 것, 리메이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원곡을 재해석하는 작업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키라라의 [Earthquake]
 
 
Q. 키라라님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된 [그냥하는 단독공연]은 나름 저에게 새로운 충격이었어요. 공연의 제목도 재밌고 예전의 닌텐도 게임보이 같은 8비트 게임 콘솔을 생각하게 하는 그래픽의 포스터도 잊을 수가 없었어요. 아티스트 본인이 스스로의 공연 기획자가 된 좋은 예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무료입장 자율기부 퇴장’이라는 게 대박이었다고 생각해요. 공연문화에 대한 고민들은 예전부터 수없이 이루어진 부분이었잖아요. 이런 방식의 공연을 진행하면서 어떤 고민과 경험들이 있었을지 궁금해요.
 
A. 키라라 : 우선 제가 제일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씬의 생리와 기획자로서의 역할과 공익을 생각했을 때 ‘무료입장 자율기부 퇴장’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디 공연의 입장료는 10년이 지나도 오르지 않고 있잖아요. 더 올려도 모자란 마당에 무료입장으로 공연을 꿋꿋이 하고 있는 제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무료입장을 하는 이유는 [그냥하는 단독공연]을 제가 길게 재밌게 최대한 가져가고 싶어서 일을 줄이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예매를 받기 싫어서 무료입장으로 했던 것입니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와서 재밌고 싶었어요. 이거를 저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재밌기 위해서, 그래야 제가 음악을 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일이라서, 이걸 업이라고 하기는 좀 그런 것 같아요.
 
이름도 [그냥하는]이라고 지은 이유는 제가 최대한 힘을 빼기 위해서예요. 그냥 하는 것을 그냥 하지 않게 되고 더 본격적이 되는 순간 이걸 접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찾아가는 공연장도 사장님이 저를 좋아하는 곳을 기준으로 찾았고, 무조건 공연의 카피 문구도 키라라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키라라가 좋아하는 음악가와 키라라의 사심을 채우기 위한 공연이라는 것을 전면에 깔고 간 것도 정말 그렇게 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전면에 걸어야 사람들이 정말 이건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았어요. [그냥하는 단독공연]은 저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한 것이었고, 음악을 그냥 할 수 없게 될 뻔한 여러 상황들 속에서 이것을 너무 그냥 하고 싶었었고 어떻게 하면 그냥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만들게 된 공연이에요.
 
지금 이 단독 공연을 1년 넘게 했단 말이죠? 사실 얻을 걸 다 얻은 것 같아요. 친구들도 거의 다 한 번씩 도와줬고 찾아가고 싶은 곳도 다 찾아간 지금이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곧 접힐지도 몰라요. 어차피 제가 돈을 버는 목적도 아니고 오히려 대관을 하기 위해 돈을 더 쓰죠. 지출을 내면서도 재밌고, 저의 영혼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혼자만의 테라피 같은 것으로 한 것이었고, 그 목적은 성공적으로 달성했기 때문에 [그냥하는 단독공연]은 곧 접힐 것 같아요. 그래서 크게 한번 하고 접어야 할 것 같은데 그 ‘크게 한 번’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Q. 아무래도 전자음악가기 때문에 음악의 ‘들리는’ 부분을 신경 쓰는 것도 당연하지만 ‘보이는’ 것에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과일이 그려진 앨범 커버의 일러스트나 키라라의 상징인 눈꽃무늬도 꽤 임팩트가 강해요. 사실 분명히 의도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지만 또 엄청난 의도와 고민보다는 훅 정했을 것 같은 느낌도 있으면서 센스가 확실히 있는 그런 느낌? 실제로는 어떤가요?
 
A. 키라라 : 모든 것은 코넬리우스의 [Ponit] 앨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앨범은 아트 디렉팅이 기가 막히게 잘 된 앨범인데, 전곡이 뮤직비디오가 있는 앨범이고, 컨셉추얼 하고 이미지적인 음악들이 담긴 앨범이에요. 아트 디렉팅이 어떻게 되었냐면, 하나의 그림을 두고 그 그림이 모든 영상에서 나오며 컨셉이 유지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 앨범의 컨셉은 흰 배경에 파란 점이거든요. 계속 흰 배경에 파란 점이 나오는 통일성, 일관성이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을 통해 이게 코넬리우스다!라는 인식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넣어 줄 수 있는 거죠. 사람들은 이걸 브랜딩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는 브랜딩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통일성을 주는 과정 자체가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케미컬 브라더스나 코넬리우스나, 제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공연을 할 때 모두 그렇게 해요, 실제로. 케미컬 브라더스의 공연을 보면 LED가 장난 아니잖아요. 저는 그들을 보면서 음악을 만드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는 꿈이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에서의 비주얼이나 아트 디렉팅이 그렇게 필수이고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음악 하는 사람이니까 그냥 음악 하면 되겠죠. 근데 이게 재밌어요. 사람들 머릿속에 뭔가를 넣어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제 아트 디렉팅은 어떤 오브제 하나로 얘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단색의 바탕에 뭔가의 물건이 덩그러니, 이런 식으로 하는 결 같은 것은 분명 [Point] 앨범에서 나왔어요. 과일 같은 경우에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자꾸 생각을 안 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저는 생각을 안 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어떤 물건을 나열하고 싶었어요. 탈 것으로 할까, 뭘 할까 고민하다가 과일이 귀여울 것 같아서 과일로 시작을 했고 하다 보니 쭉쭉 가게 되었어요.
 
 

키라라의 [이 지구에서 어떻게 살까요]
 
 
Q. [cts4] 앨범은 키라라의 유일한 보컬 곡인 [이 지구에서 어떻게 살까요]가 수록된 앨범이에요.
 
키라라 : (풋-)
 
Dike : (웃음) 짧지만 가사와 목소리가 들어간 트랙이라는 건 명확하게 얘기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곡을 만들면서 했던 생각들이 궁금해요.
 
A. 키라라 : 이곡을 만든 계기라면... 저는 가사를 평소에 쓰지도 않고, 쓰고 싶어는 하는 것 같은데 잘 써지지 않고, 작사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콤플렉스가 있거든요. 그거를 연습을 해보겠다고 SNS에 친구들에게 당신들을 위해 노래를 만들어줄 테니 댓글을 달라고 어느 날 밤에 즉흥적으로 일을 저질렀어요. 어떤 한 친구가 댓글을 달아서 그 친구를 위한 곡을 만든 게 [이 지구에서 어떻게 살까요]에요.
 
이런 곡인 나온 이유는 그 친구가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친구였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이구나, 환경단체... 지구, 지구가 아프네? 지구에서 어떻게 살지? 이런 식으로 환경에서 사회문제로 주제가 확장되었고 (웃음), 가끔 맥락이 좀 부족하게 그냥 ‘세상이 망했다, 지구가 망했다’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어떻게 살지, 망했네? 슬퍼서 만들었다기보다는 ‘아이고, 망했네-’ 같은 웃긴 작업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초연한, 해탈한 블랙코미디 같은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만들고 나니 블랙코미디가 아닌 곡이 된 것 같고 그 가운데 어딘가 있는 이상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그 음악 웃기려고 만들었어요.
 
Dike : 접근방법과 나오게 된 과정이 웃긴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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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라의 음악은

예쁘고 강합니다 Part 2

  

그리고 키라라는 춤을 춥니다






오상훈


  

사진.jpg



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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