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 누가 봐요?

탈춤은 내게 익숙하지만 낯선 전통 예술이다. 어렸을 때 과외활동으로 국악을 해서 전통 악기엔 익숙하지만, 탈춤을 본적은 거의 없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본 게 거의 다일 정도. 탈춤은 내게 너무 먼 옛날의 예술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가장무도>를 접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옛날 옷에 구식 가면을 쓰고 나와 올드해보일 수 있지만, 요새 유행하는 스트리트 댄스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체의 속성이 강하다는 정도. 이번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준비한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가장무도>는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전국의 탈춤을 한 자리에 선보인다.

탈꾼 개인의 해석이 더해져 새로운 시선으로 전통 탈춤의 매력을 보일 예정이다. 북청사자놀이의 사자와 꼽추, 봉산탈춤의 목중, 양주병산대놀이의 연잎,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의 백정, 고성오광대의 문둥북춤, 가산오광대의 할미춤 등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강렬한 탈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을 담당하는 천하제일탈공작소는 젊은 탈춤꾼의 예술 단체로 전통 탈춤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여러 지역의 탈과 움직임, 음악, 그리고 언어를 확장하여 현시대의 이야기로 풀어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천하제일탈공작소에 속한 탈꾼들은 모두 국가무형문화재를 이수하거나 전수한 사람들이다. 천하제일탈공작소 대표는 허창열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 이수자로 전통 예술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가장무도>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와 전수자를 만날 수 있어 더 뜻깊은 관람이 될 것 같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탈춤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마치 국악 연주자들이 서양 곡을 우리 가락에 맞추어 편곡한 느낌이 들까? 탈춤을 처음 접하는 나로썬 <가장무도>에 기대가 크다. 탈춤은 미디어에서 올드하게 다뤄졌다.

게다가 탈춤의 공연 시간이 긴 걸로 알고 있다. 지난 번 관람했던 '2019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처럼 잘 알려진 탈춤의 핵심만을 쏙쏙 뽑아 보여주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잘 알지 못하는 공연을 억지로 보는 것보다 현대적 감성으로 해석된 탈춤들을 먼저 접하고, 탈춤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