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5필리어

글 입력 2018.03.0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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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오필리어는
누구인가!
생각하고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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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의 중심에 선 미투(me too)에 대한 주제로 무대를 이끌어가는 '5필리어'

산울림 고전극장은 ‘셰익스피어를 만나다’라는 시리즈의 부제를 가지고 있는 다섯작품들을 이어오고 있고, 모두가 셰익스피어 원작을 공동 재창작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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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산울림 고전극장'의 첫번째 시리즈인 '오셀로의 식탁'에 감흥을 안고 다시 '5필리어'를 만나기위해 소극장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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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이야기인 '5필리어'는 셰익스피어 대표작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특히 젊은 여성으로서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고통을 겪게 되는 다섯가지 상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최근 SNS와 뉴스 상으로 고발되고 있는 문제들도 포함하괴 있었고, 과잉보호로 인한 파랑새증후군, 데이트 폭력, 세월호 참사, 문단계 성폭력, 연예계 성상납의 피해를 빠르고 몰입도있는 심리적 구성으로 전개하여 장면에 따라 눈물을 닦아내는 관객들도 많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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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고, 이 시대에 너무 만연해 있어서 사고하기를 거부한듯이 무감각해진 우리들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이어갔습니다.

물론, 셰익스피어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어는 연인 때문에 미치광이가 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운의 여인이지만, 우리 시대의 오필리어를 찾겠다는 의도가 작품과 밀접하게 연결된 연출력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어디선가 이미 고발되어진 반복된 폭력과 고통의 장면으로 채워져가며 다음 플롯들이 그려지며 다섯배우들의 역량에 비해 물속에서 깨어난 이 시대의 오필리어의 목소리는 어딘가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배우 윤이나, 최영신, 신진경, 고다윤, 최배영의 다섯 오필리어는 상실과 아픔을 말하고 마지막에 햄릿의 미친 오필리어가 꽃을 주는 것처럼 관객들에게 각자의 꽃을 전하는데요, 대본없이 배우가 직접 써내려 갔다는 다섯 오필리아의 이야기는 과장되지 않게 이 사회가 연극이 말하는 그 이상의 불행을 안고있다는 것과 그것이 우리들이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메세지를 전하는 듯했습니다.

남자들의 목소리는 햄릿의 대사들과 실제 혐오, 차별, 희롱, 폭력의 말들로 구성하고, 박진원 배우가 스크린 뒤의 높은 좌석에서, 또 한 배우가 객석에서 목소리로써 등장하여 가해자의 권력을 시각화하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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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때 무대인사로 객석의 그 배우 분이 연출자로 소개되면서 어쩌면 객석의 우리도 피해자이며 가해자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치밀함에 박수가 더해졌습니다.

'바닥모를 깊은수렁에 빠졌습니다.
심연에 빠진 나를 큰 물결이 집어삼킵니다.
나는 외쳐 부르고 부르다 지쳐 떨어졌고
내 목은 바싹 말랐습니다.
나의 눈은 하나님을 기다리느라 짓물렀습니다.
이유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들은
내 머리에 난 머리카락보다 많습니다.'

'헤이 난나니 나니 헤이 나니'

연출가는 이 연극을 관통하는 주제곡과 원작 오필리어의 가사 후렴구가 서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응원의 소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는데요, 차가운 경쟁의 사회속에서 어쩌면 서로 알고도 알지 못한듯이, 보고도 보지 못한듯이, 듣고도 듣지 못한듯이 지나갔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기억하고', '바르게 자리잡기'를 바라며 극단 산울림의 차기행보를 기대합니다!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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