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냉치냉! 호러로 이겨내는 추위 [영화]

글 입력 2023.11.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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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일, <톡 투 미(Talk to me)>라는 영화가 스크린에 올랐다. 포털사이트에 기록된 관람객 평점은 7.89로, 이 영화의 장르가 공포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급사는 듣자마자 유명한 작품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A24였다. 오늘은 A24의 공포영화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극장에서 즐기고 싶다면? - <톡 투 미> 


 

[크기변환]톡 투 미.jpg

 

 

실시간트렌드 #90초빙의챌린지 #넘사벽스릴 #주작아님

STEP 1. 촛불을 켜고 저승의 문을 연다.

STEP 2. 몸을 묶고 ‘죽은 자의 손’을 잡는다.

STEP 3. “내게 말해”라고 속삭인다.

STEP 4. 나타난 귀신에게 “널 들여보낸다”라고 말하면 빙의 완료.

 

※ 경고 ※

단, 90초 안에 깨울 것.

반드시 촛불을 꺼 문을 닫을 것.

SNS에서 핫한 빙의 챌린지에 중독된 '미아'와 친구들.

위험한 게임을 이어가던 중 친구 '라일리'가 '미아'의 죽은 엄마에게 빙의되자

'미아'는 이성을 잃고 마의 90초를 넘기고 마는데!

죽음보다 끔찍하게, 당신을 무자비하게 뒤흔들 공포가 시작된다! #ㅌㅌㅁ #ㄷㄷㄷ

 

 

해시태그가 잔뜩 쓰인 시놉시스만 보면 설정이 다소 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이렇게 영화를 소개하고 있는지 이해가 된다.

 

영화는 SNS에서 유행하는 ‘90초 빙의 챌린지’를 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영화 포스터의 상단에 있는 ‘손 조각상(죽은 자의 손)’이 주요 소품으로 등장한다. 그 손을 잡은 채 “Talk to me.”라고 말하면 눈앞에 죽은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고, “I let you in.”라고 말하면 그 귀신에 빙의될 수 있다.


사실 ‘강령술’은 공포영화에 정말 자주 등장해 왔다. 한국의 <분신사바>, 미국의 <위자>처럼 강령술을 주요 소재로 활용한 영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전>이나 <컨저링>처럼 갈등을 발생케 하기 위한 과정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타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위해 <톡 투 미>가 선택한 것은 ‘청소년 문화’‘빙의’였다.

 

 

[크기변환]톡 투 미 1.jpg

 

 

영화의 도입부부터 강렬하게 시작되는 힙합 배경음악은 등장인물들이 즐기는 유흥 문화의 분위기를 보여주었고, 중간마다 등장하는 스마트폰 화면 속 영상은 요즈음의 청소년들이 즐기는 SNS 챌린지 문화를 연상케 했다. 무엇보다 단순히 귀신을 불러내 이것저것 질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빙의까지 강행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이점이었다.


등장인물들이 빙의될 때마다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는 카메라 앵글이 인상적이고, 큰 점프스케어 없이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와 후반부로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가 펼쳐지는 점이 흥미로운 영화 <톡 투 미>였다.

 

 


안방에서 즐기고 싶다면? - <펄>


 

[크기변환]펄.JPG


 

1918년, 어느 텍사스 농장.

간절하게 스타가 되고 싶은 외로운 여성이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믿는 순간을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벌이기 시작한다.

점점 더 그 수위를 높여가며.

 

 

안방 1열에서 시청할 수 있는 A24표 공포영화도 있다. 영화 <펄(Pearl)>이다. 2022년에 개봉했으나 국내 개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2023년 10월에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된 영화이다.

 

얼핏 보면 영화 <미저리>가 생각나는 포스터인데, 광기 가득한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두 영화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간략한 시놉시스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스타를 꿈꾸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춤’을 추고 싶어 한다.

 

이 영화는 (의외로) ‘슬래셔물’이다. 영화에 나오는 몇몇 장면이 꽤 잔인한 편이라 이미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어물’이라고도 알려져 있었는데, 필자는 이 영화에서 잔인함보다 기괴함과 불편함을 더욱 크게 느꼈다.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는 주인공 ‘펄’의 몇몇 행위와 춤에 대한 집착적인 면모,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감정선까지, 모든 것이 보는 사람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영화에서는 펄의 정신이상적 행동을 부추긴 요소로 ‘가정 환경’을 제시한다. 전염병으로 인해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아버지, 펄의 자유를 억압하고 그녀가 아무것도 꿈꾸지 못하게 가두려는 어머니 사이에서 꼼짝없이 버텨야 하는 펄이 잠시나마 안타까워 보이긴 한다.

 

그러나 펄의 살인 행위가 죄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향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펄을 진정한 ‘악인’으로 바라보게 된다. (물론 펄이 아무렇지 않게 동물을 죽이는 초반에서도 싸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긴 하다.)

 

 

[크기변환]펄 2.jpg

 

 

우리가 공포영화를 볼 때 가장 긴장하게 되는 시간대는 영화 속 하늘이 어두워진 ‘밤’이다. 이 영화는 대부분 환한 낮을 보여주고 있으며, 배경이나 색감이 공포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고 아름답다는 점에서 그 내용과 더욱 큰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


필자는 두 영화 모두 이번 달 초에 감상했다.

 

<톡 투 미>는 배경으로 사용되는 힙합 음악과 다양한 효과음, 그리고 화려한 카메라 무빙이 인상적인 영화였던 만큼 극장에서 관람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펄>은 결말부에 드러나는 주인공의 표정 연기가 압권이어서 여운이 길었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였기에 집에서 감상한 것이 오히려 괜찮게 느껴졌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친구들과 함께 감상하며 소소한 감상평을 나누고, 평점을 매겨보기도 했다.)


두 작품은 배경으로 삼고 있는 시공간에서부터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같은 장르지만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A24표 공포영화 2편을 올겨울 첫 영화로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지현.jpg

 

 

[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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