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태어난 ‘빅토리아 여왕’을 만나다 [영화]

글 입력 2018.01.1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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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언젠가부터 영국 왕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입헌군주제’라는 낯선 제도와 한국에는 없는 왕실의 존재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종종 유튜브에서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곤 했다. 그래서 작년 겨울, 영국 런던에 방문했을 때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어 빼놓지 않고 방문했던 곳이 버킹엄 궁전이었다. 그 동안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같은 영상 속에서만 보던 곳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와 같은 관광객에게 궁전은 이렇게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는 곳이지만 이번 글의 주인공은 그 궁전에 실제로 살던 ‘빅토리아 여왕’이다.

 빅토리아 여왕은 1891년부터 1901년까지 재임하였으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던 대영제국의 최전성기를 함께한 왕이다. 흔치 않은 ‘여왕’이라는 특성과 영국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는 배경 때문인지 빅토리아 여왕은 그 동안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 다양하게 다루어졌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영화 ‘영 빅토리아’와 드라마 ‘빅토리아’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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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 빅토리아'


 두 작품 모두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내용은 빅토리아의 즉위과정과 알버트 공과의 결혼이다. 특히 빅토리아 여왕과 알버트 공의 로맨스는 실제로도 매우 유명하다. 보통 왕가의 결혼은 정략결혼인 경우가 많아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내는 왕족들도 많았지만 빅토리아 여왕과 알버트 공은 서로를 진심으로 깊이 사랑하였다. 특히 그들은 금슬이 좋아 20년의 결혼생활 동안 무려 9명의 자녀를 얻게 된다. 따라서 실제의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이기에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이러한 로맨스를 중심으로 보기에는 영화 ‘영 빅토리아’를 추천한다. 알버트 공의 성격이 좀 더 다정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두 사람이 첫 만남 이후 호감을 쌓는 과정이 더욱 자세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반면, 드라마 ‘빅토리아’에서는 알버트 공의 성격이 훨씬 무뚝뚝하고 과묵한 것으로 묘사되어 로맨스적인 재미가 조금은 떨어지는데 사실 이 쪽이 좀 더 사실에 가까울지 모른다. 알버트 공은 독일 출신으로서 매우 진지하고 도덕적이었다고 한다. 한편, 두 사람이 결혼에 이를 만큼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 역시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영화보다 긴 시간을 그려낼 수 있는 드라마의 장점을 살려 결혼 이후의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부족하던 두 사람의 연대감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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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빅토리아'


 달콤한 로맨스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시대의 모습과 화려한 의상도 두 작품의 감상 포인트이다. 먼저 우리가 알지 못하던 궁전에서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수 많은 양초’이다. 궁전에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대이기에 밤에 행사를 열기 위해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양초가 쓰여야만 했는데 이를 시종들이 모두 관리하고 새로 갈아 끼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특히 드라마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을 보필하는 시종들과 궁전의 하녀들, 부엌의 모습까지 꽤나 비중 있게 다루고 있어 각종 생활 모습들을 더욱 자세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한편, 빅토리아 여왕이 입는 드레스, 머리장식, 액세서리 등을 관찰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뿐만 아니라 무도회 장면이 나올 때면 귀족 여성들의 한껏 차려 입은 다양한 차림을 구경할 수 있다. 따라서 극을 보는 내내 눈이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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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처럼 영국 왕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로맨스 영화를 찾고 있거나 아름다운 의복을 좋아한다면 빅토리아 여왕을 다룬 두 작품을 꼭 추천하고 싶다. 그렇지만 두 작품을 보다가 나처럼 영국 시대극의 매력에 빠져버려 내내 영화만 보다가 휴일을 날릴 수도 있으니 그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차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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