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로맨틱 크리스마스:음악으로만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

글 입력 2017.12.0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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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의
로맨틱 크리스마스


음악으로만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일시: 2017년 12월 22일(금) 오후 8시

장소: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

티켓: 전석 40,000원  
- 11/20까지 조기예매 2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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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 맴버스 할인 20% 할인

주최:티엘아이 아트센터

공연시간: 약 100분

예매:인터파크 1544-1555 
예스24티켓 1544-6399


나는 비교적 클래식과 가깝게 살아왔다. 엄마는 옛날에 작곡가를 꿈꿨을 정도로 음악에 큰 취미를 갖고 계셨다. 아직 서재 두 개를 꽉 채우는 클래식 테이프들은 그 열정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그 음악을 골라 듣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었다. 하여튼 엄마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고, 덕분에 어릴 때부터 여러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 어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와 금난새 지휘자의 EQ 음악동화 였다. 당시 나는 그것들이 수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해서 좋았다. 아직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 모습이 생생하니, 그때 큰 감동을 하였구나 싶다. 내가 어렸을 때 들었던 클래식은 잠들 때 듣는 동화 이상이었다. 음률 속 존재하는 이야기는 색감과 다른 상상과 자극을 주었다. 사자의 여유로움과 거북이의 거대함, 그리고 새를 쫓아 빠른 걸음을 하는 치르치르와 미치르, 그 손에 닿을 듯 말듯한 파랗고 작은 새!음악은 단순한 음표의 집합이 아닌 수많은 서사와 이미지가 존재하는 용광로와 같다. 저 지루하고 복잡한 악기와 악보들이 이런 놀라운 이야기와 감정을 자아낼 수 있다니 신비롭게 느껴진다.

보통 사람들보다는 많은 문화 콘텐츠를 감상했다고 자부하는 지금도 항상 음악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돈과 시간이 될 때마다 여러 연주회를 가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뛰어난 귀나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연주자의 세밀한 음정변화나 그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음악이 선사하는 또 다른 경험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음악은 언제 들어도 다채로운 감성을 자극하지만, 실제로 들으면 정말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감동적이다. 그것이 작은 펍에서 연주되는 음악인지, 정말 제대로된 공연장에 올려진 음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자주 무대에 선 음악가들이 인간의 실존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우주에서 작은 그들이, 수많은 연습량과 열정으로 조화되고 충돌하는 음율은, 역시 이 우주에서 이 공간에만 울려 퍼지는 것이지만 인간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다. 작지만 큰 힘을 가진 인간의 실존이 아름다운 것처럼, 그것을 닮은 클래식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단순한 오디오가 아닌 현장에서 듣는 클래식이 그토록 뜨거운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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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에게 이번 공연은 특별하다. 힘든 한해였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안정에 접어들고 즐거운 한 해였지만,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많은 해였다. 하지만 그만큼 해낸 것도 많은 해였고, 그래서 더 달콤하게 마무리 짓고 싶은 해였다. 그런 해의 크리스마스에 바이올린 연주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일반적인 경험으로) 피아노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거대한 카멜레온 같고, 첼로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 같고, 바이올린의 현은 심장에 문지르는 것 같다. 이번에 어떤 음악을 들을지 너무 기대가 돼서 무슨 말을 더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바이올린 공연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데, 바이올린의 연주자가 유명한 사람이다. 문외한인 나지만,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의 이름을 한번 쯤 들어본 적이 있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2015년 해외유학경험이 없는 임지영으로, 세계 최고권위의 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면서 세계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임지영의 연주는 다채로운 색깔과, 민첩한 기교, 그리고 정확성을 갖춘 최고의 연주를 보여주었다” 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공연 프로그램도 기대할만하다. 사라사테의 바스크 기상곡과 비탈리의 샤콘느는 내가 즐겨듣던 노래 중 하난데, 개인적으로 두 노래의 이미지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굳이 이미지화시키자면, 바스크 기상곡은 기교 좋은 무희 같은 느낌(애당초 스페인 무곡아닌가!)이고 샤콘느는 꾹꾹 눌러 참다가 찢기는 사랑을 상상하게 한다. '로맨틱'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을 달고, 부제목을 '20대의 순수함으로 표현한 사랑의 기쁨과 슬픔'이라 달았으니 직접 현장에서 그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양말 속에 큰 선물이 있는 것이 느껴진다. 양말을 열어볼 그날, 클래식 공연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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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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