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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쇼하키모프 씨, 성이 움직여요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는 선 위에서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리뷰
핀란드가 하늘에서 내려와 머리 위에 닿았다. 처음 겪는 방향이었다. 소리가 진작에 천장 아래까지 올라가 '우르릉 쾅쾅' 무언가를 끼얹고 있었다. 나는 온갖 빛 번짐에 뒤늦게 고개를 번뜩 들었다. 고작 내 손안에서만 붙잡히던 선은 어느새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물었다. 교향곡이 왜 좋으냐고. 그때부터 오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12
리뷰
공연
[Review] 악에 초연한 삶 - 파가니니 [공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악의 잔치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악의 불확실성 선과 악은 정의가 어떻건 간에 모두 ‘보통은 아니다’라는 맥락에서 쓰인다. 그중 악은 기존 권력이 신흥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기준이 되어 ‘보통이 아닌’ 사람들을 지우는 명분이 되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근거는 없지만 악하다는 이유(주로 소문)로 악마, 마녀라는 낙인이 찍혀 잔인한 형벌을 받
by
안태준 에디터
2026.07.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외계인들의 만담을 듣는 법 - 김응수&카메라타 솔 '겹의 미학 III'
2025년의 바람이 2026년의 겹으로 돌아왔을 때 - 김응수, 카메라타 솔〈겹의 미학 III〉리뷰
내가 앉은 좌석은 2층 A블록으로 왼쪽 사이드였는데, 콘서트홀이라 1층 좌석과의 거리가 더욱 넓게 느껴지고, 위로는 층고 높은 천장과 벽들이 광활하게 펼쳐지는 시야였다. 아래로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한눈에 들어오며, 시선을 들면 희기도 노랗기도 한 그 조명들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다. 노을이 드리워질 무렵, 호수면에 일렁이는 반짝이는 포말 조각을 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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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누가 꽝꽝 얼어붙은 호수를 깨뜨리나 봐!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드보르자크의 노래와 시벨리우스의 눈보라 앞에서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프리뷰
곡 속에 누가 보여야 눈이 번쩍 뜨이던가? 사람이다. 협주곡에서는 한 사람의 표정과 호흡을 따라가면 되었는데, 교향곡 앞에서는 어디를 보아야 할지 자꾸 망설이게 된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한 세계 전체가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 있어서다.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Dvořák, Violin Concerto in A minor, Op. 53 드보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2
리뷰
공연
[Review] 신념과 열정의 결전 - 파가니니 [공연]
파가니니, 이름 뒤에 있는 한 명의 외로운 예술가
ᅠ 니콜로 파가니니가 살아온 19세기 이탈리아는 강력한 가톨릭 전통 아래 새로운 근대성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탈리아는 교황령이 중심으로 남아 있었고, 결국 종교는 단순 신앙을 넘어 정치와도 연결돼 있었다. 그런 분열적이고 혼란스러운 배경 속에서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개인의 감정 표현과 극적 전개를 표방한, 낭만주의적 예술성을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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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6.07.02
리뷰
공연
[Review] 천재는 어떻게 악마가 되었나 - 뮤지컬 '파가니니'
바이올린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던 사람의 이야기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친구에게 파가니니 곡을 연주해 달라고 했다가 욕을 먹은 적이 있다. 그때는 공교롭게도 블랙핑크의 'Shut Down'이 나와 안 그래도 유명한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가 더 유명해졌을 때였는데, 친구는 유튜브에 검색하면 실력자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데 왜 자기에게 시키냐고 했었다. 친구는 몰랐을 것이다. 내가 그 실력자들만 봐와서
by
박수진 에디터
2026.06.3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그런데 어쩌나, 기쁨은 바깥에 있어서 - 2026 서울시향 마르쿠스 슈텐츠와 바딤 글루즈만 [공연]
익숙한 세계 밖에서, 덜 준비된 채로 자라나는 마음 - '2026 서울시향 마르쿠스 슈텐츠와 바딤 글루즈만' 프리뷰
서울시향의 5월 정기공연, 그러니까 브람스와 월턴을 생각하다 보니 기쁨은 자주 내가 익숙한 자리 바깥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 알고 있어서,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서, 자신 있게 걸어간 자리보다 오히려 잘 모르겠고 조금은 겁이 나는 곳에서 더 오래 남는 마음이 자라났다. 어쩌면 브람스와 월턴의 음악을 통해 익숙한 세계 밖으로 나아가는 일과 덜 완성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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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5.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파가니니 스민 재즈클럽 -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포항시립교향악단(4.8) [공연]
심장이 저 활보다 먼저 가 있던 저녁 :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 포항시립교향악단(4.8) 관람 에세이
오전 11시 나와 어떤 향수가 가장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고개를 움직일 때 좋아하는 이름의 향이 맡아지면 나도 모르게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기 마련이겠다. 그러니 좋아하는 연주가의 공연이 있는 날이면 내 주위로 ‘비누’가 동동- 떠다녀야 했을 텐데, 8일은 ‘재즈클럽’이 함께였다. 재즈클럽은 얄쌍한 공병 안에 담겨 있었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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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4.1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낭만적 자유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 ① [공연]
세상이 소리가 되어 나를 만나러 오던 밤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 감상 에세이
들어가며 언제까지나 낭만을 쫓을 수만은 없다. 그걸 알고 있기에, 괴로움을 멈출 수가 없다. 누구에게나 현실에 매이게 두고 싶지 않은 영원한 아이 하나가 있다. 우리는 그 아이의 영원한 부모이자 악연이다. 아이가 바라는 것을 누가 이루어주고 싶지 않겠냐마는, 비틀거리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팔랑거리던 때의 일마저 잘 풀리지 않고, 잘 가던 길도 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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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4.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당신의 몸이 꿈을 흘리는 때에 - 2026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을 기다리며 [공연]
공연이 시작되기 전, 소리에게 먼저 건네보는 질문들
“어쩌면 오케스트라가 몸이고, 바이올린이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번 서울시향 4월 정기공연을 앞두고, 바이올리니스트 시모네 람스마는 존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을 이렇게 설명했다. 다시 읽어보자. 오케스트라가 몸이 되고, 바이올린이 꿈이 된다. 몸과 꿈이다. 4월의 서울시향은 존 애덤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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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3.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이 곳은 시간을 헤아릴 수 없는 — 2025년, 나의 클래식
2025와의 이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의 끝자락엔 무엇을 해야 할까.
프롤로그 — 내게 묻는 시간 2025와의 이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의 끝자락엔 무엇을 해야 할까. SNS를 살짝만 스크롤해 봐도 연말 문답 10선 같은 게시글이 유난히 눈에 띈다. 2024년 이맘때의 나는 그 문답에 스스로 답을 달아보며, 어떤 한 해였는지 핸드폰 화면을 두드리고 있었다. 2025년의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 한 해를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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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5.12.3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초점 조정
다가설까, 아니면 상상이 남아 있는 거리에서 관망해야 할까
12월 26일 글을 쓰기 시작하고 카메라를 샀다. 이게 무슨 연관이 있겠냐 싶겠지만, 순간을 붙잡는 욕심이라는 게 말 한마디로 그렇게 잘 끝나지 않더라. 24년 11월, 오랜 친구 두 명과 함께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관람했다. 그중 친구 한 명은 예쁜 사진을 갖고 싶어 하는 나를 위해 본인의 카메라를 들고 공연장 맨 앞자리에 앉아 사진을 찰칵찰칵 몇 장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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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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