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할 수밖에 없는 프랑스 영화감독, 장 피에르 주네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2.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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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주네
(Jean-Pierre Je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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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영화를 몇 편 봤다 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이 감독의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을 잘 모른다 하더라도 한 편쯤은 '꼭 봐야할 프랑스 영화' 따위의 리스트에 꼭 올라있는 감독이니 말이다. 장 피에르 주네는 1953년생의 프랑스 영화 감독으로 애니메이션을 연출하며 데뷔하였다. 이러한 그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영화감독으로 유명해진 이유 또한 애니메이션같은 톡톡 튀는 상상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많은 작품 중 사뭇 분위기가 다른 두 작품,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과 '아멜리에(2001)'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 델리카트슨 사람들


  2001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기괴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들이 먹을 고기가 다 사라진 어느 날, 오래된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1층에 있는 정육점에 인간 고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 희생양이 될 사람을 직원을 채용한다는 가짜 공고를 통해 들여오게 되는데, 그 인물이 바로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도미니크 삐농이다. 

  그를 잡아먹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과, 그러한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몰래 작전을 세우는 정육점 주인의 딸 줄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 영화는 델리카트슨(불어로 '정육점')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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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예술적 면모와 센스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역시 음악이다. 이 영화에서 줄리는 첼로를, 뤼종은 톱이라는 흔치 않은 악기를 다루며 서로 가까워진다. 특히 정육점 주인이 내는 소음에 맞춰 온 층의 사람들이 바느질을 하고, 첼로를 켜고, 먼지를 터는 장면이 중첩되어 편집된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기도 한다. 감독은 이처럼 소리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미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며 영화를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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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또 다른 강점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능력일 것이다. 한 건물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만큼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살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감독은 모든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의 살아있는 일상을 엿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매번 자살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여자, 어머니를 사람들이 먹을 고기로 내어놓기로 결심한 남자, 놀 거리가 없어 뤼종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아이들까지 모두 '정상적'인 인물은 없지만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이것이 바로 감독이 가장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지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을 잡아먹으려 하는 정육점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영화가 아름답다거나 보기 쉽지만은 않다. 잔인하고 기괴한 장면들, 심장을 졸이게 만드는 장면도 존재하지만 감독은 그 기괴함마저도 사랑스러움과 맞닿게 하는 재주가 있다.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등장인물들과 두 시간 내내 함께 한 뒤에는, 그들의 마음을 이미 이해해버린 것 이상으로 그들과 친구가 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 아멜리에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영화로 더 유명한 것이 '아멜리에'일 것이다. 아멜리에는 델리카트슨 사람들과 달리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가 모든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충분히 이루었다는 생각이 영화를 몇 번이고 볼때마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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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아멜리에가 어느 날 한 남자를 찾아 헤메고 사랑에 빠지는 '별 거 아닌' 줄거리에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특별한 고난과 역경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영화다.

  모든 장면이 백퍼센트 파리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캐릭터들의 생동감 뿐만 아니라 살아 숨쉬는 파리의 면면을 담아냈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또한 원색적인 색감을 사용하여 보는 눈이 즐겁다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이다. 프랑스 여행을 떠나기 전에 파리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주는 영화로 유명한 만큼,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은 영상 속에 담아내는 모든 것들을 사람스럽게 만드는 재주가 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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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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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가 잘못 만들어낸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한 소년이 부모 몰래 화물칸에 숨어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 '스피벳' 등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영화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만화적인 상상력에서 시작하여 그 상상력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능력을 가진, 이 감독을 '천재적'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영화의 기능 중 하나인 새로운 공간과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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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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