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이탈리아 디자인의 살아있는 전설 - "알렉산드로 멘디니展"

DDP에서 진행되는 동아시아 최초의 알렉산드로 멘디니展
글 입력 2015.12.2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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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이란 시와 같고 미소와 로맨스를 건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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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대문이 핫하다. 패션의 메카였던 과거에서 현재는 문화복합공간으로 DDP가 나타난 이후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전시는 매번 히트를 치고 있고, 현재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전시가 또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하고 있다.
 
이 글의 첫 문장은 알렉산드로 멘디니 전에서 볼수 있는 문구이다. ‘디자인’이라는 것에 대한 작가의 예술관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 두었다.

알렉산드로 멘디니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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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머러스한 와인오프너. 온라인에서든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자 상품은 큰 매출을 거두었고, 그의 베스트셀러 작품이 되었다.

Anna G
멘디니와 알레시의 누구라도 한 번은 봤을 사람 얼굴의 와인 오프너 안나 G(1994년).
멘디니의 작품 중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디자인이자 알레시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아이템이다. 원래는 필립스의 기자회견 기념품으로 500개 한정 개발했다고 하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대량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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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독특한 점은 팔순이 넘은 산업디자이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은퇴를 생각하는 나이인 50대에 그는 동생 프란체스코 멘니디와 함께 ‘아틀리에 멘디니’를 창업해 건축가이자 신참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독창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하며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기존의 디자인에 장식을 하는 것인 ‘리디자인’일 뿐이라며 디자인 운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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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변신, 협업, 색채 배합의 마술사’

멘디니를 가리키는 키워드이다. 그의 실험 정신과 디자인관은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로, 디자인보다는 스타일로 분류되며 쉽고 유머러스한 ‘멘디니적 디자인’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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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최초. 작가가 직접 전시 기획.
멘디니 디자인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초대형 전시.


그런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전시가 지금 DDP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의 이름을 걸고 이루어지는 대규모 단독 전시로는 국내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최초이다.
지나친 소비지상주의로 흐르던 모더니즘 디자인을 비판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을 촉발시켰던 그의 과거 업적, 그리고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의 거장으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다는 점 등, 그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모든 것을 보여 주는 이번 전시에는 총 600여 점의 작품이 총 1,300제곱미터에 달하는 디자인전시관에서 진행된다. 5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이 전시는 디자인 전시 중에서는 여러모로 역대 최대라 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의 전시이다.
 
무엇보다 이 전시에 가야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작가가 직접 전시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작품 선정에서 전시장 디자인까지 전시에 관련된 모든 부분을 담당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멘디니가 했다는 것이다. 건축가이기도 한 멘디니의 센스가 전시장 곳곳에 담겨져 있을 것이라고 하니 더더욱 전시가 기대가 된다.
 
멘디니는 전시의 주제 ‘디자인으로 쓴 시(The Poetry of Design)’는 한국 사회에서 주류적인 경향을 보인 ‘상품’이나 ‘산업’으로서의 디자인과는 상당히 다른 패러다임의 디자인을 보여주며 그의 방대한 디자인 세계와 디자인 철학, 그의 드라마틱한 삶을 통해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디자인 철학과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다.
 
또한 그는 전시를 관람하는 대상을 크게 어린이, 어른 그리고 디자인에 대해 특별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 구분하고, 각 부류의 사람들이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특히 디자인이 뭔지 모르는 아이들도 즐겁게 디자인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양한 관객층들은 여러 전시 구성을 통해 멘디니의 마술적이고 열정적인 세계로 자연스럽게 빠져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전시 내용은 디자인 결과물뿐 아니라,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살아온 인생과 그의 생각들도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령 1931년 출생에서부터 그의 가족들, 어린 시절의 관심, 전쟁에 대한 공포, 건축과 졸업 직후 혁신적인 디자인 운동 참여, 디자인 비평가로서의 활동, 영향력 있는 여러 건축 잡지의 편집장으로서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독특한 인생의 행로를 중심으로 작품 이외에도 그림, 사진들을 함께 전시해서 관람객들이 그의 인생행로와 디자인 세계를 당시 유럽 디자인계의 흐름 속에서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멘디니가 직접 전시를 기획하였다고 하니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를 관람할 때 이를 염두해 두고 전시를 관람하면 더욱 공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시 구성
 
전시는 초대형 전시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무려 12가지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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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 The Hall
화사한 색과 동심이 가득한 모양으로 디자인된 전시장 입구는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환상적인 디자인 세계를 흠뻑 맛보게 해준다. 이 문을 들어 들어서면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디자인된 거대한 조각이 관람객들을 정답게 맞이 해준다. 옛날에 디자인 운동을 같이 했던 동료의 얼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작품인데, 마치 멘디니의 멘디니의 디자인 세계가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안내해 주는 사람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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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2] Childhood 어린이 눈으로 본 세상
멘디니의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반항적이고, 고정관념을 깨는 힘이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천진난만함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어린 시절의 동심을 한껏 북돋우기 때문에 아무리 실험적이어도 그의 디자인은 남녀노소 모두를 공감하게 만든다. 그런 멘디니의 디자인 세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천진난만한 동심이 가장 잘 표현되어있는 디자인들을 모아 놓았다. 마음을 크게 열고 감상하다 보면 동심으로 가득 찬 멘디니의 환상적인 디자인 세계에서 노니는 어린 아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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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3] Radical Design / Redesign 기능주의를 부정하다
멘디니는 기능주의 디자인을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새로운 디자인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장본인이다. 디자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살아있는 전설의 역사적 행보들을 당시에 만들어졌던 작품들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혁신적인 디자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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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4] Roots 전통에 대한 사랑
멘디니의 디자인 세계가 어떤 근거로 이루어졌는지 더듬을 수 있는 작품들을 따로 모았다. 가장 중요한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디자인에서부터, 순수미술의 창조적 에너지가 있는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그의 디자인 세계를 이루는 다양한 근원들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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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5] My Mind 내면 세계 들여다보기
멘디니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과 깊은 대화를 시도한다. 그의 생각이 자유롭게 표현된 드로잉들과 소품의 디자인들, 그리고 기념비적인 성격을 가진 작품들을 통해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이나 산업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아날로그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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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6] Lots of colors / Lots of dots 점과 색으로 디자인하다
멘디니는 강렬한 개성으로 지금까지 세계 디자인을 이끌어왔다. 그의 디자인에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개성은 화사한 색과 점묘적 표현이다. 이는 순수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도입한 기법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알레산드로 멘디니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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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7] Too Big / Too Small 크기로 상식을 뛰어넘다
멘디니는 자신의 디자인을 아주 크거나 아주 작게 만들어 생소한 느낌의 오브제로 재탄생시키기도 했고, 때로는 일상적인 사물들을 크게 확대해서 기념비적인 조각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는 기존의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개념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그의 풍부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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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8] Bel Design 디자인 예술의 영역을 넘보다
직역하면 ‘아름다운 디자인’이라는 뜻이다. 기능주의 디자인을 비판하면서 멘디니를 비롯한 이탈리아의 산업 디자이너들은 인간의 정서를 중요시하는 디자인을 새로운 대안으로 내놓았다. 이와 같은 디자인을 지칭하는 개념이 바로 ‘벨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기쁘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지 느끼게 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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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9] Objects as Persons 인간의 형상을 한 디자인
멘디니는 일찍부터 자신의 디자인에 인격성을 부여해서 디자인을 무생물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표현해 사람들에게 다가가게 했다. 그래서 멘디니의 디자인에는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거나 실존하는 사람의 이름을 붙인 작품들이 많다. 멘디니의 디자인들 중에서도 생명체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직접 감상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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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0] Architecture 건축디자인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원래 전공이 건축이었다. 네덜란드의 그로닝겐 미술관은 미술관 건축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걸작이며, 알레시 본사의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와 독일 하노버의 버스정류장 등 그간 건축분야에서의 결과물들을 다양한 건축 모형들로 구성되었다.이 공간은 미술관 건축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걸작 네덜란드의 그로닝겐 미술관, 알레시 본사의 이노베이션 프로젝트, 독일 하노버의 버스정류장 등 건축 분야에서의 그의 공간 디자인 결과물들을 다양한 건축 모형들로 구성해놓았다. 대형 영상과 함께 보여
질 건축 섹션 전체의 디자인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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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1] Religion 디자인 영적인 세계를 만나다
멘디니는 전시의 마지막을 숭고한 오브제적 디자인들로 마무리 짓는다. 역사 또는 정신과 관련된 작품들로 초월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한다. 삶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나아가 영혼의 평온함을 느끼도록 만든다. 멘디니의 연륜 깊은 솜씨가 가장 은은하게 빛나는 섹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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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2] shop
세계 디자인 거장이 전시에 대해 얼마나 많은 기대와 노력을 했는지 진열된 상품들을 살펴보면 알게 된다. 전시 매장에서 판매될 상품도 직접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상품들은 멘디니가 전시 기획을 하면서 동시에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이외에도 멘디니가 전시를 위해 따로 디자인한 상품들이 많기 때문에 샵은 또 다른 전시 공간이다.
 
  팔순이 넘은 디자이너 답게 그의 이야기는 거대한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의 디자인 역사를 한데 모아놓았으니 당연하다고 볼 수있다. 따라서 높은 구두는 신고 가지 않을 것을 적극 권유한다. 높은 구두를 신고 불편한 다리로는 그의 작품을 끝까지 보지 못할 것 같다.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진행되는 알렉산드로 멘디니 전. 그리고 초대형 전시, 이 두가지만으로도 충분히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전시이다. 또한 작가가 직접 전시를 기획하는 정성까지 들였으니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만한 전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알렉산드로 멘디니전 홈페이지 http://www.mendini.co.kr/html/main/index.php
 
문화예술에 관한 알찬 정보가 알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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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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