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문화초대로 연극 "대한민국 난투극"을 보기 위해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 다녀왔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긴장했었는데,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양 옆으로 서있던 빨간색 두 건물이
왠지는 모르겠지만 정감 가고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
공연은 배우들의 화려한 액션과 함께 시작되었다. 극장 안에서 실제로 하는 액션이라 조금은 정신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무대가 생각보다 크고 공간이 넉넉해서 그런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마치 배우들이 전문적인 액션을 하는 사람처럼 동작도 절도 있고 생동감 있게 액션을 보여주어 내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역시 액션은 이런 맛에 보는거지'란 생각과 함께 극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공연은 극의 처음을 이렇게 액션으로 관객들의 주의를 끌어준 후, 본격적으로 두 주인공인 몇 년째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30세의 '이대한'과 교내에서 '홍콩액션배우 견자단'의 오타쿠로 유명한 고등학생 '한민국,' 그리고 그 밖에 인물들 소개로 이어졌다.
내가 연극을 볼 때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연극의 내용, 스토리이지만 그 외에도 연극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연극은 정말 내 마음에 쏙 드는 공연이었다. 어쩜 창작집단 LAS의 배우들 모두가 한 명도 빠짐없이 그렇게 연기를 잘하시던지.... 발성, 딕션, 목소리도 정말 내 마음에 쏙 들었고, 특히나 다양한 역을 맡은 배우들의 감칠맛 나고 찰진 연기가 아주 기가 막혔다. 게다가 재공연이라 그런가 배우들의 대사 합이 척척 들어맞는 것을 보는 것 또한 매우 즐거웠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작품소개와 시놉시스를 봤을 때, 극 전개가 다소 유치해진다거나 엉뚱한 전개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도대체 무슨 일로 30세의 어른이 고등학생에게 칼을 휘두르는 난투극으로 이어지나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데 차근차근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니 그런 일을 벌일 수 밖에 없었던 두 주인공의 심정이 이해도 가고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 둘이 참 짠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정말 '웃픈(웃기고 슬픈)'상황의 연속이었다.
극이 절정으로 치닫기 전, 30세 청년 '이대한'과 고등학생 '한민국'의 대화를 보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치열하게 산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그 절박하고 답답한 기분, 감정 이런 것들이 '윤성원' 배우님(이대한 役)의 눈을 통해, 그 분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어 순간적으로 뭉클해지기도 했다. 나는 스무살이 되고난후에 어떤 괴로움이나 고뇌를 가졌던가, 나의 그 동안의 삶의 애환은 뭐였지? 되돌아 보기도 했다.
삶을 산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정답이 없으니까. 당연히 계획한대로 안 되니 절망하기도 하는 것이겠지만, 또 그러다가도 사소한 즐거움에, 기쁨에 행복해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굳게 믿고있는 건 슬픔이나 괴로움이 한동안 계속해서 이어지더라도, 결국은 그 또한 지나간다라는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절망하고 좌절하더라도 희망의 끈은 끝까지 놓치 말아야 하지 않을까? 사실 내가 아무리 머리로는 그런 생각을 가진다 해도 막상 힘든 상황이 찾아온다면 긍정적인 마음을 되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난투극"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그런 공연이었다. 이런 연극 한 편이 힘든 삶을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에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잠깐이나마 쉬어가는 시간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연극 덕분에 활기차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고 올 수 있었기에, 이 기분 좋은 연극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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