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00분. 죽을 자들을 위한 목소리. 안토닌 드보르작 - 레퀴엠

글 입력 2015.07.1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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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간의 숨 막히는 웅장함
웅장함이 선사하는 황홀경
안토닌 드보르작 [레퀴엠 Requiem Op.89]

박민규 (ART insight 문화초대 운영팀)

레퀴엠 포스터.jpg



한국-체코 수교 25주년을 맞이하여 진행됐으며,
서울오라토리오 위대한 유산의 일곱 번째 시리즈로 진행된 안토닌 드보르작의 레퀴엠.
레퀴엠은 ‘죽은이를 위한 미사’, 혹은 ‘위령미사’라고도 불린다.
이 곡은 1890년 영국으로부터 위촉받아 작곡, 이듬해인 1891년 10월 작곡가 본인의 지휘로 초연됐다.

곡이 연주되고 합창과 독창이 진행되는 100분 동안.. 뭐랄까?
어딘가 어딘가 계속 불편한 느낌.
불편함을 주는 화음 속에서 합창을 통해 맘이 가라앉고 독창을 통해 다시 불안감이 스며오는 100분이었다.

지난 2월 베토벤 장엄미사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베토벤 장엄미사의 100분은 그 동안 맘에 담아두었던 것들을 싹 씻겨내면서 새로이 출발하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었다면,
이번 안토닌 드보르작의 100분은 죽은 자들을 위로하며 절로 숙연해지는 시간이었다.



레퀴엠 인증.jpg
 
가사를 많이 알아들을 순 없었다.
중간 중간 예수, 아브라함, 호산나 등 ‘고유명사’ 몇 단어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레퀴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부 다 수용했다고 얘기할 순 없겠으나,
100분의 긴 여정동안 곡 전반에 걸쳐 흘러나오는 분위기에 심취하기엔 무리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장엄미사 때와 마찬가지로 팜플렛엔 친절한 해석이 붙어있었으나 되도록 보지 않으려고 했다.
해석을 보며 곡을 듣고 있으면 꼭 공연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찝찝함을 많이 받아왔다.
물론 곡이 품고 있는 가사를 다 볼 순 있겠으나 팜플렛을 가만히 보면서 공연을 보고 있으면,
곡의 분위기에 집중하지 못해 꼭 공연 후에 어딘가 허한 기분을 가진 채 공연장을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오라토리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산함과 애잔함 그리고 웅장함을 갖춘 멜로디.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이 전해주는 합창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전율이 흐르는 성스러움.
독창으로부터 나오는, 죽은 자를 위해 울려퍼지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

3박자가 고루 갖춰진 매력적인 안토닌 드보르작 [Requiem O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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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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